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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스미스 <페덱스 회장>
“직원에 대한 애정과 투자가 기업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세계 3대 물류회사 중 하나인 페덱스의 프레드릭 스미스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방침이다. 그는 “창조성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은 직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직원 다음에는 서비스를, 그 다음으로는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회장은 유산으로 받은 4만달러로 페덱스를 창업해 39년 만에 DHL, UPS화 함께 세계 3대 물류회사로 키워냈다. 페덱스의 작년 매출은 593억달러였다. 전 세계 직원만도 약 30만명. 약 70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운송 물량은 650만개에 달한다.

페덱스는 2012년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6위에 올랐다. 2001년부터 12년째 20위권 안에 머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프레드릭 스미스 회장을 꼽을 정도다.

그래픽=허라미 기자rami@hankyung.com


◆1 : 10 : 100 이론

스미스 회장은 1973년 미국 멤피스에서 페덱스를 설립했다. 창업 아이디어는 예일대 재학시절부터 갖고 있었다. 그는 인구가 많은 곳에 물류허브를 만들어 화물을 모은 뒤 미국 전역으로 배송하는 아이디어를 담은 경제학 수업 레포트를 제출했다. 그 레포트에는 24시간 내에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화물을 보낼 수 있는 방법도 들어있었다. 버스회사를 하던 아버지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담당교수는 스미스 회장의 레포트에 C학점을 줬다.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허브를 만들어 화물을 모은다는 생각은 항공배송이 보편화 되지 않은 당시에는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스미스 회장은 아이디어의 약점을 보완했다. 그는 석사논문을 통해 새로운 항공운송시스템을 제안했다. 미국 내 모든 도시에서 4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공항(허브)을 거점으로 한 화물 배달 시스템이었다. 논문은 통과됐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스미스 회장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켰다. 4만달러를 들여 택배 회사를 설립한 것. 원칙은 정시, 익일 배달이었다. 사업초기 반응은 좋지 않았다. 첫날 받은 배송 주문은 18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스미스 회장은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추구했다. 야간 배송 시스템을 도입한 것. 경쟁자들보다 배송시간을 줄였다. 고객들은 페덱스를 찾기 시작했다. ‘특송은 페덱스’라는 유명한 광고문구를 개발한 것도 이때다.

스미스 회장은 다양한 기법을 도입했다. 모든 아이디어의 원칙은 배송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고객이 안심하고 화물을 맡길 수 있도록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1980년에는 고객 및 배송정보를 전산화해서 일괄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00년대 초에는 인터넷으로 화물이 어디있는지를 알수 있는 추적 시스템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스미스 회장이 완벽한 서비스를 고집하는 것은 서비스 품질이 높을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페덱스에는 1 : 10 : 100의 법칙이 있다. 불량이 발생할 때 이를 바로잡는 비용은 1이지만 이를 무시하면 시장에 나갔을 때 10의 비용이 발생하고 고객의 불만이 제기되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100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실수를 숨기면 비용이 10배, 100배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스미스 회장은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사소한 불편이나 요구사항도 사전에 점검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살펴봐야 한다”며 “1에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품질이 나빠질 가능성은 ‘0’이다”고 강조한다.

◆비행기에 직원이름 새겨

스미스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방침은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거나 높은 성과를 거뒀을 때는 화물 수송기에 본인이나 자녀의 이름을 새기도록 한다. 애사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페덱스의 이직률은 5% 미만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스미스 회장은 이 같은 철학을 ‘PSP’라고 요약했다. 내부 고객인 직원들(People)이 만족하면 이들의 고객 서비스(Service) 질이 향상되고 이를 통해 소비자가 만족하면 회사의 수익(Profit)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면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 회장은 직원교육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모든 페덱스 직원들은 연간 2500달러까지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연간 페덱스가 직원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약 2000만달러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면 추가로 학비를 지원한다. 스미스 회장은 “많은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더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혹독한 검증 뒤 누구에게나 열린 문

직원들을 가장 우선시하는 기업 문화는 말단 직원을 경영진으로 키워내는 페덱스 특유의 인사시스템으로 이어졌다. 임원의 약 60%가 말단직원부터 차근차근 승진한 사람들이다. 페덱스에는 외부에서 임원으로 영입된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회사를 더 잘 알고 애사심이 높다”는 게 스미스 회장의 지론이다.

페덱스 육송부문을 담당하는 페덱스그라운드의 CEO 데이비드 브론작은 1976년 페덱스 밀워키지점에서 차를 닦고 물건을 나르던 직원이었다. 마이클 더커 페덱스 인터내셔널 대표도 시간당 2달러81센트를 받는 화물처리요원으로 페덱스 생활을 시작해 CEO 자리에 올랐다.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있지만 아무나 임원이 될 수는 없다. 평직원에서 중간관리자급인 매니저로 승진하면 미국 멤피스 본사에 있는 리더십 연구소에서 혹독한 교육을 받는다.

관리자에 대한 평가도 냉혹하다. 직원들은 매니저, 경영진 및 회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한다. 서비스와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스미스 회장이 도입한 제도다. SFA(Survey, Feedback, Action)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일종의 직원만족도 평가시스템이다. 직원들이 간부의 리더십을 다각도로 평가하도록 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매년 1회씩 모든 직원은 SFA 시스템을 통해 회사와 임원, 간부들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 조사 결과 2년 연속 기준 점수 이하를 받은 사람은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간부들이 경영진들은 물론이고 부하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매니저 이상의 간부들은 법률지식부터 페덱스의 역사와 가치관, 직원의 관리 등에 대한 종합적 교육을 받는다. 승진 후에는 2년마다 정기적으로 간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다단계의 검증을 거쳐 리더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성도 스미스 회장이 중요시 하는 항목이다. 페덱스 미국 본사는 전 직원의 40% 이상, 임직원의 27% 이상이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스미스 회장은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인사카드에 아예 직원의 인종을 기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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