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제이라이프스쿨 대표이신 이민호 대표가 페이스북에 쓴 글

작성자
큰일꾼큰두부
작성일
2016-07-07 14:00
조회
797

아래 글은 근래에 읽은 글 중에서 제일 와닿은 글이다.

제이라이프스쿨 대표이신 이민호 대표가 페이스북에 쓴 글인데 너무 좋아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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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내가 운영하는 영어학원에 한 학생이 찾아왔다.
문제는 이 친구가 영어를 너무 너무 잘 한다는 거였다.
외국에서 10년 이상 살다 온 사람도 참여하는 수업이라 왠만한 사람들 다 겪어봤지만 이 친구는 정말 정말 잘했다.

...

그냥 발음 좋네.. 정도가 아니라 정말 '영어'로 '말'을 잘했다. 비정상회담에 나와서 외국애들이 한국말로 조목조목 말하는 느낌. 논리적이고, 위트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전달하려는 진심이 느껴졌다.

하루는 밤 11시쯤에 학원 문 닫으려고 하는데,
한 외국인이 복도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이게 누군가 했는데 외국인이 아니고 그 친구였다.
소리만 들어서는 외국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몇 개월 지나면서 이 친구가 천사처럼 선하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디즈니 만화에서 튀어나온 캐릭터같았다. 밝고 맑았다.

그 친구에게 제안했다.
우리학원의 선생님이 되어서 영어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함께 도와주자고. 제이라이프스쿨 선생님이 된 구지현 이야기이다.

이 친구 때문에 나는 불편해졌다.
나는 경남 창원에서 20년동안 살았다. 24살쯤에 본격적으로 영어에 몰입했다. 내가 좋아하는 팝송, 영화, 강연 등을 즐겁게 공부했다. 사람들 도와주면서 무료스터디를 3년 진행했다. 4년 뒤 영어강사 TV오디션 ‪#‎1억원의‬ 러브콜 E.T(English Teacher)에서 우승했다. 아리랑TV 아나운서와 같은 경쟁자들에게 이길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가 소통능력이었다. 못 해봤기 때문에 못하는 사람한테 잘 설명할 수 있는 소통능력. 그게 내 강점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엄청난 영어실력에 엄청난 소통능력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그 교집합이 나의 의미를 갉아냈다. 내 존재가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았다. 너무 불편했다.

힘들어지던 어느 날,
내 불편함의 진실을 알게되었다.

'내가 또 이기려고 하고 있구나.'

그거 안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했는데,
또 이기려고 하고 있구나.

또 이러고 있구나..

마음을 가다듬고 지현이에게 물었다.
지현아, 너는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잘 하니?
어렸을 때 오프라윈프리가 너무 좋아서 티비보면서 하루 종일 따라했어요.
얼마동안? 지금까지요..
아… 그렇지… 그렇지… 너도 좋아서 미친듯이.. 꾸준히 했구나..

그래.. 나도 그래야겠다.
내가 너보다 나이는 많지만
너는 20년 가까이 꾸준히 했구나.
나는 이제 10년 했네.
내가 나 혼자 착한 너를 적으로 만들었구나.

어렸을 때 “적을 만들지 마라”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
그게 남한테 해코지 하지말란 말로 들었었다.
살다보니 혼자 만드는 적도 있더라.

적을 만들지 말자

이기려고 하면, 사방이 적이다.
배우려고 하면, 사방이 스승이다.

이기려고 하지말고, 배우려고 해야겠다.

‪#‎학원을‬ 운영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영어를 잘 못해서 불편해하다가 그만두는 사람들을 봅니다.
배우러 와서도 앞사람보다 못한다는 이유로 불편해 합니다.
어느 덧 우리 몸속에 뿌리깊게 박힌 '못하면 안된다'라는 저주가 배움의 즐거움을 방해합니다.

못해도 괜찮습니다. 배우려고 마음먹고, 잘하는 사람들 박수쳐 주면서 함께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잘 안되요. 그래도 다들 용기 내시라고 부끄럽게 고백해봅니다. 도장에서든, 학원에서든, 학교에서든 못해도 됩니다. 져도 됩니다.

왠 줄 아세요?

잘 하거나, 자라거나 둘 다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