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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갭 실적부진은 인스타그램 때문이라는데

작성자
시마과장
작성일
2015-06-24 10:37
조회
934
01.10140367.1.jpg

출처:갭 홈페이지



01.10140367.1.jpg (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최근 미국의 글로벌 의류업체 갭(GAP)이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북미지역 675개 매장 중 175개를 닫고 본사 직원 250명을 해고했는데요. 지난 13개월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미국 대표 의류업체였던 갭이 휘청거리는 이유는 뭘까요. 재미있는 해석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인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패션잡지 에디토리얼리스트의 공동창립자 케이트 허드슨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갭의 전성기인 1980~90년대에는 사람들이 수준높은 패션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갭의 주력상품인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기본 옷가지가 잘 팔렸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블로그가 성행하면서 누구나 런웨이에 올라오는 최신 유행의 옷을 볼 수 있고 구입하고 싶어한다. 반면 갭은 오래된 느낌을 주는 브랜드다."

이처럼 소셜 네트워크 사용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민감해지면서 자라, H&M, 포에버21처럼 상품 교체 주기가 빠른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들 브랜드는 재고를 소량만 두고, 빠르면 2주에 한번 신상품을 들여옵니다. 1년에 두 번 상품을 회전시키던 프라다나 루이뷔통 같은 명품 브랜드도 자라의 영향을 받아 한 해에 4~6번 상품을 교체한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변화하는 유행을 빨리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매장에 자주 방문하게 할 수 있고, 지금 아니면 이 제품을 못 살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들게 해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갭, 애버크롬비, 아메리칸 이글 등은 여전히 한 시즌 단위로 라인업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트렌드 예측이 엇나가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갭 매출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인스타그램은 필수 앱이 됐습니다. 설문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국내 월간 실사용자 수는 지난 3월 기준 약 511만명에 이릅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위주이기 때문에 패션처럼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정보에 어울립니다. 유명 브랜드에서 패션쇼를 열면 당일 인스타그램은 행사장 사진으로 넘쳐납니다.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사람들은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꼭 팔로우해야 할 패션피플' 목록에 추가되어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들도 패션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류업체들이 소셜네트워크를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skyu@hankyung.com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