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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가 직접 경영한 회사는 왜 망했을까?

작성자
큰일꾼큰두부
작성일
2017-01-12 11:06
조회
397

맥킨지(McKensey)는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다. 역향력 있는 회사나 정부조차도 도움이 필요하면 맥킨지에 컨설팅을 의뢰하곤 한다. 그만큼 맥킨지 직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분석 능력이 뛰어난 인재로 인정받으며, 그들 스스로도 자부심이 대단하다. 


1990년대 후반 맥킨지는 더 영리해지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사업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처럼 컨설팅을 해주고 엄청난 수수료 폭탄을 징수하는 대신에 스타트업 시작 단계부터 기업과 함께 일하면서 수익의 일부를 나누어 갖기로 한 것이다. 그들은 이 결정이 수익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경영 수완도 증명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소식을 들은 세계 유수기업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그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 계획은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내고 3년 만에 철회되었다. 

 

2이미지 소스: www.linkedin.com

 

기업은 물론 국가의 발전 전략까지 쉽게 설계하던 맥킨지가 대체 무슨 실수를 저질렀단 말인가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바로 그 넘치는 자신감과 고정관념이었다. 맥킨지는 너무 자신만만했고 자신들의 분석이 절대적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누가 성공할지 어떤 사업이 유망할지 확실히 점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자신들의 경험과 시스템, 인재들을 이용해 수백 개가 넘는 사업계획서를 앉아서 꿰뚫어 보고 그중 어떤 사업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지 가려낼 수 있다고 장담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신규 사업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그들의 눈은 일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어떤 사업이 성공하고 실패할지 알지 못했고 잠재력이 있는 산업 분야도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은 휴대전화가 틈새시장용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맥킨지가 갑자기 어리석어지고 아둔해진 걸까? 아니다. 다만 그들은 스타트업이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수십 번씩 실패하는 실험 조직이라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업에는 예측할 수 없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미래를 예견하려는 노력 자체가 헛수고일 뿐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기가 막힌 전략도 현장에서는 쓸모없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씁쓸한 교훈만 얻은 채 획기적인 신사업을 접어야 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전략 컨설팅 업체는 물론 컴퓨터 업계의 역사를 새로 쓴 가장 성공한 경영자도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하나뿐이다. 끊임없이 시도해 보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로도 빛을 발하는지, 나에게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지 최대한 많이 실험해 보고 이것저것 도전해 봐야 한다. 가능한 한 많이 말이다.  

 

MBA에서 배운 그럴듯한 이론으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훈수를 두기는 쉽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들어서면 상황이 다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수시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가 이론 대로 된다면 MBA 출신 경영자들이 운영하는 기업은 모두 성공해야 한다. 실제로 그런가? 천만에!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력이 높고 이론에 밝은 경영자일수록 오히려 경영 성과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들이 제시하는 현란한 이론에 현혹되지 마라. 훈수는 훈수로 받아들여라. 경영은 '과학(science)'이 아니라 '실천(practic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