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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했던 강의 내용

작성자
큰일꾼큰두부
작성일
2017-04-22 22:00
조회
148

1월 초 개인사업자 분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강의가 아니라 현업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내 수준에서 갖고 있는 생각을 공유한 자리였다. 이해하기 쉽게 '밤과 음악사이'(이후 줄여서 '밤사')를 비유로 설명을 했었다.


'밤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비즈니스 생태계이다. 유통으로 볼 수 있다. 많은 남자('공급자' or '브랜드')들이 투입되고, 여자분('고객')들에게 선택받아야 비즈니스가 성공한다. 밤사를 처음가면 시장조사를 한다. 내 스타일의 여성분이 계신가 돌아다니며 확인한다. 누구를 대상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지 시장조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하는 스타일이 없다? 빨리 다른 업장을 찾아야 한다.


늘 그렇듯 매력적인 여성분(고객층)은 제한적이다. 운이 좋게 선호하는 스타일의 여성분이 있다. 시장 조사 통해 타켓 고객이 설정된 것이다. 문제는 그 소비자(여성분)는 나를 아직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수많은 경쟁자 속에 묻혀있다. 그리고 내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 고객은 전혀 모른다.


그녀 곁으로 다가간다. 성공율을 높이려면 세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1. 매력적인 외모, 쉽게 못바꾼다. 기본 상품이다. 상품기획 단게에서 이미 결정된다. 두번째는 2. 드레스 코드이다. 외모가 좋아도 낡은 옷, 홀애비 냄새까지 난다면 어렵다. 그래서 돈을 투자해서 좋은 옷을 입는다. 상품 패키지, 로고, 매장 등을 포함한 마케팅 활동이다. 세번째는 3. 경쾌한 댄스 실력이 필요하다. 이 유통상황에서 고객들이 기본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다. 댄스 실력을 키우기 위해 트렌드 조사도 하고, 유투브 보며 연습도 하고, 필요하면 김연수 댄스 교실 가서 과외도 받아야 된다. 나를 잘 팔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다.


이정도까지 준비되면 유통에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본다. "고객님, 저 여기 있어요. 매력적인 상품이에요. 마음에 드시면 같이 한잔해요."


여성분(고객들)도 시장 조사를 했다. 오늘 나보다 괜찮은 사람이 없다 싶으면 호감을 보일 것이다. 더 나은 사람이 있거나 여성분(고객)이 갖고 있는 기본 기준에 충족되지 못한다면 거절 당한다. 참 어렵다. 심지어 내 고객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지독한 경쟁자를 만나면 뺏기기도 한다.


몇번 밤사를 같은 곳에 계속 다니면 죽돌이가 된다. 알아보는 사람이 생긴다. '브랜딩'이 되는 것이다. 저 스타일의, 저런 타입의 제품이다라는 것이 그 시장에서 형성된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많이 헷갈려하는데 위처럼 구분하면 쉽다.


브랜딩은 매우 어렵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 전략과 운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 만들기보다는 유명 브랜드를 가져오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투자 유치한 젠틀몬스터도 브랜딩을 잘한 성공사례로 많이 언급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P&L(profit & loss)를 한번 보고 싶다. 성급한 추측일 수 있지만 몇년간 제대로 된 수익은 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수익이 제대로 났다면 굳이 투자를 받았어야 했나?라는 것이 내 수준에서의 의문이다.)


브랜드 비즈니스는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 내야한다.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과업이라 생각한다. 이는 정치인들의 선거전략과 동일하다. 이상적인 것은 긍정적인 이슈를 끊임없이 만드는 것이고, 여의치 않다면 부정적 이슈라도 만들어서 회자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열렬한 지지자 그룹이 있어야 한다. 나이키의 사례를 보면 새로운 시장 진입 시 빅 이슈들을 만들고, 지지자 그룹을 확실하게 만든다. 그러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이슈들이 지지자 그룹에 의해 더 빨리 확산되고, 어느 순간 일반인들까지 쉽게 확산되기 시작한다.


위 내용은 아주 그럴싸 해보인다. 하지만 위 내용을 알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본 조직이 세팅되어 있고, 의사 결정권자가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재무적인 계획까지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이런 강의를 하는 사람들에게 본인 돈으로 직접 작은 비즈니스라도 돌려보았냐고 속으로는 물어본다. 그러면 ''아~ 재무적인 관점에서 현실은 내가 얘기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구나.'를 알게 된다. 마케팅 업무만 꾸준히 해오다 2년간 전략기획 업무를 했던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업무들을 통해 오히려 내가 브랜딩을 포함해 마케팅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사업 규모에서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세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단순 R.O.I로 접근하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개인사업자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매달 내 사업자통장에 평균적으로 들어있는 잔고가 얼마인가다. 줄돈 주고, 받을 돈 받은 후 남는 돈을 말한다. 이것을 잘 관리하고 운영하면 발주액을 얼마로 할지, 마케팅에 얼마를 쓸지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그래서 은행도 대출에서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통장의 월평균잔고다. 이것만 놓치지 않으면 망하지 않고 꾸준히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러면서 효율적인 발주와 마케팅 비용 투입으로 단계적인 성장과 브랜딩을 끌고 나가면 사업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건 개인사업자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다.


말은 그럴싸하게 잘해도 이삼천 내돈 넣어 해보는 것도 아직 성공시켜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 자신도 부끄럽지만 최소한 방법을 알고라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일단 해보는 것이다. 해보고 실패하면 수정해서 다시 해보면 되지. 시간은 지나가겠지만 최소한 '아, 그때 한번 해볼껄.'이라는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실행 전략과 관리툴을 갖고 있으면 추후 투자를 받는데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 투자 유치 작업이 결국 회사에서는 결제 받는 것과 동일하다. 단, 외부 돈이냐, 회사 돈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나중에 사람을 뽑을 일이 있다면 이성을 잘 유혹하는 사람을 뽑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고객이 무엇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성을 잘 유혹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무상 상호보완이 필요하다.


작년부터 ecom 업무를 해왔다. 앞으로 중요한 채널이 될 것이라 생각들었고, sales를 해보고 싶었다. 이런 채널의 변화는 기존 영업팀의 과업 정의에도 변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몸담았던 회사들의 영업팀이 과업 재정의에 대한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사입이 아닌 위탁 비즈니스에서 매장주들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재 정책은 큰 변화가 있어야 된다 생각한다. 오히려 사입 매장주들이 온라인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며 더 큰 폭의 성장을 하게되는 것은 시사하는 바다 크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계속 공부해보고 있다.


백수라 놀고 있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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