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노에 재입사하고 등떠밀리듯 골프를 배웠다. 연차로는 5년차가 되지만 아직도 PGA 룰로는 110타가 넘는다. 한국 룰로는 백돌이가 될 것이다.

제한된 시간에서 좋아하는 운동 중 골프는 항상 마지막 순위다. 그래서 연습도 안한다. 그렇다고 그만두기에는 딱 하나 있는 월례회 때문에 그러지도 못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한번 출동할 때마다 20만원씩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골프를 손에 놓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남자들끼리 모여서 4~6시간 뭉쳐 다닐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은 친구들도 그렇고 남자들끼리 만나면 30분만에 할 얘기들은 대부분 끝난다. 그 이후 이어지는 얘기는 결국 돈이나 여자 얘기들이다.

그나마 골프를 치면서는 이런 저런 얘기들을 계속 풀어나가는 것 같다.

사실 등산이나 다른 스포츠를 하면서도 얘기를 할 수도 있지만 게으른 아저씨들이 뽐새는 엄청 찾아대서 골프만한게 없기는 하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로스트볼을 매번 80개씩 주문하며 열심히 80대 아조씨들을 따라다니며 공 찾으러 뛰어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