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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스포츠브랜드가 나오기 힘든 이유

작성자
에스제이브라더
작성일
2019-02-24 22:53
조회
725




르카프와 케이스위스, 머렐을 전개하던 화승이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그 이후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몰락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3/2019022300147.html












한국에서 만든 스포츠 브랜드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현업에 있으면서 정리해봤다.



1. 한국은 생각보다 스포츠 의류와 용품 시장이 작다.


생각보다 한국은 운동을 안하는 곳이다. 그나마 근래에 주 52회 법정근로 시간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운동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와 스포츠 스마트와치의 등장으로 즐겁고 가볍게 운동을 접근하는 젊은층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0년 나이키 러닝 대회 이후로 참여형 스포츠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 의류와 용품 시장은 아직도 작다.



2. 시장은 작은데 경쟁자는 많다.


알만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다 들어와있다. 거기다 국내에서 만든 스포츠 브랜드도 많다.



3. 무엇보다 스포츠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경영자와 상품기획자가 없다.


스포츠 시장에 대한 이해는 고객의 구매 과정과 유통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상품기획자는 해당 종목에 전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 브랜드에는 이런 경영자와 상품기획자가 없다고 본다.



4. 그 이유는 스포츠 브랜드 시장의 인력 구조에도 있다.


모든 업종의 인력 구조와 마찬가지로 1등 브랜드에 제일 똑똑한 인재들이 간다.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 대기업 스포츠 브랜드 - 일본/유럽 스포츠 브랜드 순으로 국내에서도 내려간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인력의 역량은 극복하기 어렵다. 똑똑한 인재들이 있는 곳일수록 의사결정, 상품기획, 마케팅, 유통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있고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있다.



5. 결국 브랜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없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스포츠 브랜드는 '브랜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채로 사업을 전개한다. 이는 경영진 또는 오너의 역량이 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하기에 부족하다고 본다. '스포츠'는 원초적인 자극을 건드리는 부분이다. 나는 스포츠 브랜드 사업이 '속옷' 사업과 비슷하다고 본다. 어떤 컨셉의 속옷을 만들 것인가? 어떤 스포츠 컨셉의 제품을 만들것인가가 같은 원리이다.



그러나 국내 브랜드는 이런 정의(Definition)가 내려져 있지 않다. 그냥 다른 브랜드가 잘 판매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와서 베낀다. 정체성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거나, 유통으로 밀어낸다. 그러면 영업이익이 잘 나올 수 없다. 재고는 쌓인다. 가격을 낮춰야 되기 때문에 제품은 많이 만들어낸다. 악순환이 되는 것이고, 브랜딩 따위는 개나줘버리고 만다.



시장은 더 치열해졌고, 사람들은 더 똑똑해졌고, 더 멋지고 매력적인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찾는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는 도태된 것이다.



6. 방법은 없는 것일가?


없다. 그냥 스포츠 브랜드는 쉽게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돈도 많이 들어간다. 유통은 더욱 빡시고 힘들다.



7. 그래도 만들고 싶다면???


10년 투자해야 한다. 3년은 브랜딩과 제품 시딩(Seeding), 3년은 유통확장, 3년은 라인 확장으로 가야할 것이다. 당장 돈벌기 위해 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하고싶다면 그냥 하지 않는게 낫다. 최소한 10년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



8.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우리나라 시장은 좁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전통적인 브랜드 전개 방식은 끝났다. 새로운 유통 시스템에 맞게 공략해야 한다. 생각보다 우리나라 스포츠 현장을 공략하는 것보다 어렵지 않다.



9. 그러는 너는 잘하고 있는가?


알고있는 것 실행 중이나 겁나 힘들어서 성공할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럭저럭 먹고 살 정도로만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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