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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때 전국체전 제패… 사이클·달리기 열세딛고 日 선수들과 메달 다퉈

작성자
시마대리
작성일
2010-10-30 21:57
조회
4920

16세 때 전국체전 제패… 사이클·달리기 열세딛고 日 선수들과 메달 다퉈

"괜히 '철인'이라 부르겠어요? 훈련 땐 힘들어 욕이 절로 나옵니다. 목표가 있으니 견디는 거죠."

훈련을 마친 허민호(20·SC제일은행)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사이클만 120㎞ 이상을 탄 직후였다. 인간 한계를 테스트하기 위한 스포츠,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을 그는 하고 있다.




허민호는 철인 3종의 불모지 한국에서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희망을 이어간다. 그는“철인 3종 종목의 개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트라이애슬론은 올림픽 등에서 수영 1.5㎞·사이클 40㎞·달리기 10㎞의 단축 코스로 치러진다. 그간 한국과 별 인연이 없었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까지 바라볼 만하다. 간판 허민호 때문이다.

다섯 살 때 엄마 손 잡고 나간 동네 스포츠센터에서 철인3종을 시작한 허민호는 16살 때 성인 대표를 제치고 전국체전을 제패하며 '괴물'로 불렸다. 2007년부터 3년 연속 아시아선수권 주니어(19세 이하) 정상에 섰다.

하지만 세계무대에선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작년 세계선수권 주니어 7위가 최고 성적이다. "빨리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에 시달렸어요. 작년만 해도 허벅지가 아파 쉬어야 했는데 무리하다 부상만 키웠죠."

철인3종의 세계 톱 랭커들은 대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허민호는 겨우 스무 살이다. 제일은행 팀에서 개별 지도를 받던 허민호는 작년 12월부터 얀 레훌라(37) 감독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며 슬럼프를 벗어났다.

체코 출신의 레훌라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아이언 맨 코스(수영 3.8㎞·사이클 180.2㎞·마라톤 42.195㎞)의 현역이다. "'아이언 맨'과 훈련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예전보다 훈련량이 두 배는 되는 것 같아요."

허민호는 지난달 헝가리 세계선수권 U-23에서 21위를 기록했다. 1~20위의 실력 차가 종이 한 장인 종목 특성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었다. 11일 체전 우승 닷새 후 열린 통영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인 6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 중 최고였다.

아시안게임에서 허민호와 금메달을 다툴 '철인'은 일본 야마모토 료스케(31)와 호소다 유이치(26)다. 야마모토는 2008년 광저우 아시아선수권 엘리트 부문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허민호는 주니어 정상에 올랐다.
"수영에선 제가 앞서요. 사이클과 달리기에선 약간 열세죠." 달리기에서 32분대 초반이 나와야 이긴다. 허민호는 통영 월드컵에서 32분에 진입했다. "대청중 1년 선배 박태환 형처럼 종목의 개척자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