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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신드롬 이어가는 I B스포츠

작성자
시마사원
작성일
2009-01-11 17:36
조회
6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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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줬던 이들은 박찬호, 박세리 등 스포츠 스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불황 조짐이 보이는 대외 환경은 비슷하다. 아니,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국민요정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덕분에 살맛난다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지난 12월 김연아 선수가 선보였던 성탄절 자선 아이스쇼는 단연 압권이었다. 40분 만에 매진된 것도 모자라 매스컴에서는 재방송이 연말까지 이어졌다. 선수만 달라졌을 뿐 이처럼 스포츠가 주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문제는 관련 산업의 성장세다. 스포츠 스타가 분명 10년 전보다 많아졌고 국민들의 관심도 많이 받고 있지만 스포츠마케팅 산업의 성장은 지지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IB스포츠의 존재는 그래서 더욱 두드러진다. 상장기업이기도 한 IB스포츠는 KBS미디어 출신 이희진 대표가 2004년 11월에 설립했다.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김연아로 대변되는 ‘스포츠매니지먼트 사업’과 미국 메이저리그, AFC(아시아축구연맹), UFC,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들의 ‘중계권 사업’ 그리고 김연아 아이스쇼, KBL(한국프로농구연맹), 한국빙상연맹 등의 ‘마케팅 대행을 포함한 이벤트·협찬광고 사업’이 그것이다.

김연아 선수 매니지먼트 이전에 이미 IB스포츠는 한번 사고(?)를 쳤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005년 초, IB스포츠는 MLB사무국과 직거래로 메이저리그 국내 중계권을 확보했다. 그전까지 지상파 3사가 나눠먹기식으로 확보해오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당시 지상파 3사는 정규뉴스를 통해 민간업체가 수익성만 추구해 국민들의 ‘볼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리를 폈지만 결국 상황은 중계권 재판매를 인정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이희진 대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DMB, IPTV까지 다매체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고 봤다. 자체 케이블 채널인 엑스포츠를 설립하고 콘텐츠 유통까지 함께 하는 사업구조가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 스포츠 사업부문만 39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07년에는 약 460억원, 2008년에는 540억원 내외의 매출을 바라본다. 시장 반응도 호의적이다. 2008년 10월 추진했던 유상증자에는 효성의 조현준 사장이 최대주주(80%)로 있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IB스포츠의 3자배정 유상증자(104억원 규모)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희진 대표는 “조현준 사장이 전부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가진 것이 사실”이라며 “IB스포츠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소개했다.

IB스포츠는 여세를 몰아 스포츠 스타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강석, 배구의 김요한,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 등 잠재가치가 큰 스포츠 스타들이 대상이다.

변수는 없을까. 한익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에는 국외 중계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했고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자회사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IB스포츠의 자회사인 스포츠채널 썬티브이(엑스포츠)는 자본잠식 상태인데다 KT, 스카이라이프를 대주주로 확보하고 본격적인 콘텐츠 유통회사를 표방한 에브리쇼나 중국법인인 아이비스포츠차이나가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희진 대표는 “엑스포츠의 경우 시청자가 1400만명에 달해 채널 구성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에브리쇼의 경우 우리나라 콘텐츠인 ‘부부클리닉’의 미국판이 나올 수 있도록 포맷만 판매하는 식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조만간 정착시킬 것이므로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에브리쇼의 3대 주주인 KT의 이치형 콘텐츠 사업담당 상무는 “IPTV가 본격 출범한 만큼 콘텐츠 유통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89호(09.01.14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