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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상해 출장

작성자
큰일꾼큰두부
작성일
2018-01-03 22:12
조회
471

1박 2일간 상해 출장을 갔다왔다. 2007년, 2013년에 이은 3번째 방문이었다. 상해는 중국이라는 틀안에 있는 다른 나라다. 어느 주석 때 결정했는지 들었는데 까먹었으나 상해를 보고 외국 투자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게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철저하게 국제도시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거지들도 다 쫒아내고, 상해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는 10억 정도의 자산이 있어야되는 등 몇십년을 내다보고 착착 진행하는 똑똑한 중국 공산당이 무섭기까지 했다.


그런 상해를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출국 전 편안하게 쉬기에 딱 좋은 라운지. 100번 이상 게이트 이용시 좋은 점은 그나마 용한 라운지이다. 여기는 특히 샤워시 설이 죽여준다. 먹을 것은 다 부실해졌다. 2000년 초반만해도 먹고 쉴 수 있는 최상급이었는데 요즘은 돗대기 시장같아졌다. 그나마 해외에서는 여전히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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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이라쓰고 내돈으로 가는... 더 이상 회사원이 아니라 외롭다. 모든 것을 혼자 알아서 해야되니. 그래도 좋은 건 내 하고 싶은대로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같다. 무한책임, 무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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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항공이 제일 저렴했다.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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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자리를 받았다. 이쁜 승무원 언니랑 마주보며 가긴 개뿔, 안자마자 잠들어서 도착할때까지 잤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술마시는 연말 회식 즐거운 자리가 있었고, 집에와서 이것저것 챙기고, 생각을 좀 하다보니 거의 밤을 세웠다. 은근 신경을 많이 썼었나보다. 나중에는 좋은 추억이 되겠지. 그리고 이렇게 노력하는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 아니면 뭐 운이 없었던 것이고. 사업은 운!!! 비트코인도 운!!! 주식도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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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고 제일 멀리 가본 곳이 케냐인데 거긴 트랜짓 포함 26시간 걸렸다. 하와이는 10시간, 뉴욕은 12시간 정도? 2시간은 뭐 장난도 아니다. 한때는 장거리를 엄청다녀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모두 모닝캄에 골드 등급이었는데 다녔던 회사들의 본사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바뀌니 확 줄어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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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귀찮다. 그냥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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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동 공항에 도착, 예전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관리하지 않은 풀밭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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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상해. 많이 바뀌었네?? 예전엔 진짜 시끄럽고 냄새나서 끔찍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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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는 것도 겁났었는데 중국에 있는 태용이가 행선지를 미리 녹음해서 위챗으로 보내줬다. 덕분에 파트너 사무실까지 불안한 마음없이 갔다. 네비 확인 중인 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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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걸려 180원 내고 도착했다. 파트너사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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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인줄 알았으나 공장의 상해 지사 사무실이었다. 그리고 매니저와는 유선 상으로만 통화했지 처음으로 만났는데 14년간 이 분야에서 일한 베테랑이었다. 엑스테라 웻슈트 대표인 Glynn도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야마모토사랑도 관계가 깊은 거래처였다. 이래저래 도움 받을 일이 많으리라 생각했으나.....


매니저인 샤니아는 말수가 아~~~~~~~~~~~주 적었다. 수줍어서 그러는 것 같지는 않았고, 우리 팀을 평가하는 것 같기도 했고, 원래 성격이 조용한 것 같기도 했고. 하지만 나도 주로 얘기를 듣는 청자인데 상대팀도 그러하니 적막이 자주 흘러 난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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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면서도 자주 끊어지는 대화. 한국에서도 여자들과는 말을 잘 못하는데 중국에서 영어로 하니 더 힘들었다. 소소한 얘기거리들을 끊임없이 꺼내서 쭉 대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는 연습을 밤사에서라도 더 열심히 연습해야 겠다.




이번 상해에서는 점심 저녁 모두 일식으로만 갔으나 다른 식당인데도 나오는 메뉴가 어쩜 그리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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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걸릴 줄 알았던 회의는 4시간이나 걸렸고, 매우 지쳤다.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었으나 5시에 태용이랑 만나기로 해서 대충 마무리 한다. 원단과 패턴라인에 대해 좀 배웠고, 다음 버전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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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나고 태용이를 만났다. 뉴발에서 사수 부사수로 만나 짧게 일하고 중국 이랜드로와서 벌써 4년째가 되었다고 한다. 같이 일했던 시기가 한창 브랜드가 성장할 때라 일은 많고 힘들었지만 너무 재미나게 일했고, 같이 추억도 많이 만들어 공유하는 것이 많았다. 특히, 상현이랑은 셋이서 엘에이랑 샌프란시스코를 헤집고다니며 골때리는 짓들도 많이해서 늘 미소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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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고 이동한다, 중국어가 되지 정말 든든한 가이드다. 들은 얘기로는 북경은 공산당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권위적이고 위신이 중요하며 남성 중심이라고 한다. 상해는 그와는 반대로 '돈'에 의해 돌아가는 철저한 자본주의이고,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곳이라고 한다. 중국과 상해에 대한 배경 얘기를 들으니 이해가 쏙쏙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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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명주가 있는 곳. 우리로 치면 송도 같은 곳이다. 처음엔 동방명주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하나씩 생기기 시작해서 지금은 엄청나게 비싼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 되었다. 병따개 같이 생긴 건물이 일본 자본에 의해 지어졌는데 원래 디자인은 동그란 원으로 일장기 의미도 있고, 건물 모양이 칼 모양이라 정기를 끊는다는 소근거림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옆에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건물을 세워버린 중국인들.에 대한 얘기를 태용이에게 들으며 걸어 다녔다.


개인적으로는 강 따라 끊임없이 올라가는 배들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중국이 치수시설을 잘해왔고, 오랜 역사동안 수로로 물자를 실어날랐는데 지금도 끊임없이 흐르는 배들을 보며 앞으로 중국이 얼마나 더 커질 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중국은 그냥 단일화된 중국이라기 보다 상해의 중국, 북경의 중국, 홍콩의 중국, 또 다른 작은 도시의 중국 등 하나로만 대표할 수 없는 다양성이 있는 것 같았다. 마치 하나의 브랜드이지만 DNA상품(북경이나 만리장성?), 미끼상품(상해?) 등 목적에 따라 나누어 관리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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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배를 탔다. 벤쿠버에서 타던 씨버스 같았다. 조그만 플라스틱 코인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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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맨하튼의 아이언스테이트 빌딩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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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스스하게 추워서 스벅에 들어가 커피 한잔. 기온은 서울보다 10도 높은데 습도 때문에 으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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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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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숙소가 있는 한인타운으로 간다. 퇴근 시간때랑 겹쳐서 인파에 몸을 싣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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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따라 밑으로가는 걸 타면 한인타운 쪽으로 간다. 엄청난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한인타운도 계속 바깥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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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쪽으로 도착. 한글 간판들이 많다. 다 줄께라는 KTV, 뭘 다줄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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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에 새로 생긴 큰 쇼핑몰, 앞에 분수대가 인상적이었다. 쇼핑몰은 들어가보면 스타필드랑 다를 바 없다.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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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로비. 깨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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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방. 깨끗. 쓰러져 잠. 한번도 안깨고 아침까지 잠. 꿈속에 몇년간 만난적, 생각한 적도 없는 사람이 나와서 당황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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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늦게까지 자고나서 마이너스 이백이었던 주식 창을 오랜만에 열어보았다. 난 노동하지 않고 투자하는 건 다 마이나스다. 그러다 한방의 운으로 늘 복구하는데 이번에도 마이너스 이백이었던 주식창이 빨간불이다. 내게도 이런 날이? 매매를 하려니 중국이라 접속이 안된다. 귀찮아서 그냥 갈까 하다가 연말 마무리나 하자는 생각에 VPN 확인해서 깔고 좀 싸게 팔았더니 바로 팔렸다. 샤오미 드론 하나 살 돈 벌었다!!!!


그래서 호텔 바로 앞 쇼핑몰의 샤오미 매장을 털러간다. 난 샤오미 빠니까. 드론도 구입하고, 멀티탭도 구입하고, 보조배터리도 구입하고, 마스크도 구입했다. 같이 간 차장님은 핸드폰 구입. 미패드3랑 온도습도계도 사려고 했는데 그건 다음 버전이 곧 나오기 때문에 모든 샤오미 매장에서 다 철수되었다고 한다. 아쉽다. 도박으로 딴 돈은 바로 써야 된다.



지하철 타고 푸동 공항까지 갔다. 다음 번에는 공항에서부터 지하철타고 상해까지 잘 올 수 있겠다. 이번에 대략적인 지하철과 위치들에 대해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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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동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라운지에서 잠시 휴식을. 보이는 박스는 샤오미 드론 4K, 남자의 주식인 비트코인 대장주 만세!!!!


짧은 출장이라 짐이 없어서 그나마 편했다. 가방 하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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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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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2차 샘플 나오면 한번 더 나와야 겠다. 그때는 XX랑 OO랑 좀 더 싶도있게 상해-서울 돈벌 것들이 없나 얘기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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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착해서 공항에서 씐나게 밟아 집에오는데 신호 대기 중 본네트에서 흰 연기가 올라온다. '냉각수에 문제가 생겼군.' 직감이왔다. 또 돈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지만 피곤해서 일찍 자고 내일 정비소 들어가는 걸로.... 주식 한번 더 사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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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상해를 처음 갔을 때에는 길거리에 흰 난닝구를 찌찌까지 접어 올려 배뚜드리는 아저씨들과 역주행 하는 차량들, 길거리에서 오줌누는 사람들, 애기들은 그냥 궁뎅이 다 까고 똥오줌싸고, 사람들에게서 냄새는 얼마나 났는지, 거기다 호텔 식인데도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들 때문에 두번다시 중국은 오지 않는다며 짜이찌엔을 남겼으나 10년이 지난 상해는 서울이 너무 작게 보일 정도로 빠르고 크게 성장 했음을 직접 보게 해주었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태용 설명이 상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편, 이렇게 큰 시장은 개인이 건드릴 수 있는게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상해에서 돈 벌 기회가 더 많다고 누구나 얘기하지만 규모에서 밀릴테고, 현지인이 아니기때문에 거기서 또 밀릴텐데 쉬울까? 이제 중국인들도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데... 샤니아도 LA와 시애틀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고, 아이리스도 상해에서만 살았는데 이미 영어는 수준급이다.



상해와 서울 사이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새로운 숙제를 갖게 된 것이 이번 출장에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상해 친구들을 좀 많이 깊게 사귀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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