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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렛과 사업

작성자
큰일꾼큰두부
작성일
2017-08-23 00:21
조회
191

사주에 도박만 하지 않으면 인생이 대박난다고 했다. 그래서 화투조차 할줄 모른다. 그러다 2002년 12월,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에 구경을 갔다. 룰렛 테이블에 갔고, 거기서 한국인 딜러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며 테이블에 앉으라고 한다. 돈을 천천히 잃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신뢰가 갔다. 그런 후 아웃사이드에서 1/2와 1/3의 가능성이 있는 영역에 효율적 분배로 돈을 잃지 않는 룰렛 요령을 배우게 되었다. 이 방법을 쓰면 웬만해서는 돈을 잃지 않는다. 적당한 운이 있으면 치킨 값은 벌 수 있다. 얼마전 세부에서도, 정선에서도 큰 돈은 아니지만 각각 10만원, 15만원을 한시간 이내에 따고 나왔다. 그러나 이 규칙을 어기면 늘 돈을 크게 잃었다.


14년간 스포츠 브랜드 유통 업계에 있으면서 배운 것도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인가였다. 개인 회사와 주주 회사에 있으면 다양한 공식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벨라지오에서 배운 경영의 스킬 같은 것이었다. 전략기획실에 있으면서도 그런 공식을 가지고 관리를 했고, 지금 개인사업자로 일을 하면서도 동일한 관리 툴로 운영을 하고 있다. 아직도 이전 동료들이 문제에 부딛힐때마다 찾아와 커피마시며 같이 토론하며 방법을 찾아본다.


룰렛에서 돈을 버는 것은 운 때문이다. 두세번 연속으로 걸리기만 하면 초기 투자금의 두세배는 금방 벌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또 돈을 잃지 않는 방법으로 버티는 것이다. 일에서 돈을 버는 것도 비슷하다 생각한다. 운이 90%인 것 같다. 가만히 앉아 운이 올때까지 잘 버텨야 된다. 버티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필요하고, 그 자본금은 현금회전이 될 수 있도록 월단위 또는 연단위로 계속 회전시켜 생활비 정도의 수익은 날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 그러나 첫해부터 그렇게 하려면 힘들어진다. 최소한 1년은 꾸준히 성장해서 1~2년 후쯤 기존 생활비 정도의 수익이 날 수 있을 정도로 자본금을 계속 넣어야 된다 생각한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는 돈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지금도 지인들에게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투자를 받고 있다.


4월에 회사를 그만뒀다. 매달 최소 400만원의 생활비는 필요하다. 금리로 따져보면 월 40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5% 기준으로 9.6억원이 있어야 한다. 평균 재고나 투자금애이 9억원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400만원을 뽑기 위해 9.6억원을 투자할 수도 있지만 좋은 수익을 내주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요즘은 어렵다. 그래서 목표 수익으로 계획을 잡는 것 보다 충분히 검증된 아이템을 자꾸 더해나가는 쪽으로 접근 방향을 잡았다.


시작한 사업은 '체육사'이다. 스포츠 브랜드의 의류나 신발을 오픈마켓이나 자사몰에서 유통하는 것이다. 막상 해보니 '스포츠 브랜드 제품 큐레이터'에 가깝다. 숨겨져 있는 괜찮은 제품을 발굴해내서 좋은 길목에 내놓고 판매하는 것이다. 상품 기획자 업무와 동일하다. 이전 회사에서의 업무가 실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7월말 1차 상품을 결정해서 제법 큰 금액으로 발주를 하여 창고에 적재했다. 목표한 발주 원금 회수 기간은 4개월로 잡았다. 목표 수익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13%로 잡았다. 매기는 9월부터 10월까지다. 엊그제 운이 좋아 하루 매출이 960만원이 나왔다. 4주간 누판율은 6.7% 나왔다. 매출은 높지만 매출의 12%는 오픈마켓이나 소셜마켓이 가져간다. 그리고 약 5,000원 정도를 네이버가 가져간다. 온라인 유통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뼈저리게 체험한다. 앞으로는 돈을 버는 것 같지만 영업이익으로 들여다보면 정말 힘들다. 그래서 정작 9.6억원 투자할 돈이 있으면 아파트를 사놓고 먹고 노는 것이 몇년 후 기대수익은 더 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유통의 강력함은 현금 회전과 안정적인 거래선이 만들어졌을때이다. 대략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재미있는 것은 나는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이었다. 유통과 브랜드 비즈니스는 사업 접근 방법이 다르다. 중국의 글로벌 공장화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접근성 편이로 브랜드 비즈니스는 이제 거의 끝났다고 본다. 유통도 계속 무너져 내리겠지만 생존할 수 있는 몇가지 인사이트를 실무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체육사가 계속 성장해서 그 발자취를 즐거운 마음으로 남길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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