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아이언맨 월드챔피언쉽, TOP5 그들의 이야기

2025 IRONMAN 월드 챔피언십 니스 대회가 끝난 지 몇 시간의 휴식과 회복 후, 상위 5명의 남자 선수들이 공식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패널에는 노르웨이 삼총사 카스퍼 스토르네스, 구스타브 이덴, 크리스티안 블루멘펠트와 벨기에의 마르텐 반 리엘, 프랑스의 샘 레이들로우가 자리했다. 기복과 아쉬움, 그리고 꿈이 현실이 된 하루를 보낸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보자.


레이들로우의 “복잡한 감정”

경기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레이들로우는 이날 초반에 작은 위기를 겪었다. 평소라면 선두권에서 수영을 마쳐야 하지만, 그는 수영 도중 멈춰 서야 했고, 물에서 나온 뒤 자전거 전환 구간에서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양쪽 힙 플렉서 근육에 쥐가 났기 때문이었다.

“멈춰서 스트레칭을 해야 했어요.” 그가 말했다. “수영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얼른 물 밖으로 나가고 싶었어요.”

레이들로우는 이어 “경기를 포기할 뻔한 가장 가까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을 떠올리며 다시 집중할 수 있었고, 자전거에 올라타자 ‘레이들로우다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는 이날 가장 빠른 사이클 기록을 세웠다. 기록은 4시간 29분 29초. 수영에서 뒤처진 격차를 좁히고 선두까지 올라서는 데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는 그에게 “복잡한 감정”을 남겼다.

“내 상태를 잘 이겨낸 건 만족해요. 하지만 결과에 만족하냐고 하면, 아니에요.”

또한, 수영을 평소대로 잘했더라도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상위 네 명은] 오늘 정말 강했습니다. 아무리 수영을 잘했더라도 달라지진 않았을 것 같아요.”


반 리엘의 세계선수권 데뷔

반 리엘은 지난 3월, IRONMAN 남아프리카 대회에서 7시간 49분 27초로 2위를 기록하며 니스 티켓을 거머쥐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주목했지만, 7월에 발목 부상을 당해 여름 내내 달리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걸 뒤집을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그는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출전조차 못 할 거라고 의심했었거든요.”

출발선에 서긴 했지만, 달리기 컨디션이 정상 수준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첫 두 구간에 힘을 쏟기로 했다.

“몇 명과 함께 수영을 힘들게 가져가기로 계획했어요. 정말 강하게 밀어붙였죠.”

이 전략은 성공했다. 스위스의 안드레아 살비스버그가 세계선수권 신기록인 45분 11초로 물 밖으로 나오자, 반 리엘은 불과 6초 뒤에 이어붙었다. 그리고 사이클에서도 강하게 치고 나갔다.

이 작전은 꽤 오래 통했지만, 결국 상위권 선수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그는 2시간 40분 46초의 마라톤 기록을 세우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솔직히 별로 즐겁진 않았고, 지금 다리가 엄청 아픕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한마디 덧붙였다.

“그래도 ‘노르웨이인 아닌 선수 중 1위’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매운 페이스”

블루멘펠트는 환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자전거 종반, 레이들로우와 함께하며 이덴과 스토르네스를 따돌렸을 때만 해도 우승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했다.

“잠깐은, ‘이건 내 주머니에 넣은 거나 다름없다’는 기분이었죠.” 그가 말했다. “그런데 프로므나드를 다시 내려오니 갑자기 [이덴과 스토르네스가] 뒤에서 합류하더군요.”

동료들이 합류한 것이 반갑기도 했지만, 문제는 이덴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려 했다는 점이었다.

“구스타브가 시작부터 엄청 매운 페이스로 나갔어요.” 블루멘펠트가 말했다. 그는 이덴과 함께 달리며 반 리엘과 레이들로우를 추격했다. 거기에 스토르네스까지 합류하자 5명이 한 그룹을 이루었다.

이덴은 계속 그에게 물었다. “‘앞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라고요.” 하지만 블루멘펠트는 답했다. “‘굳이 앞에 나가고 싶은 건 없어.’”

결국 잠시 선두에 서기도 했지만, 승부의 향방은 스토르네스가 휩쓸고 가며 갈라졌다. 동료 둘에게 밀려 3위를 한 소감에 대해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그룹에서 가장 느려도 3위라는 건 나쁘지 않아요.”


이덴의 화려한 복귀

이덴은 2위를 했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만 본 사람이라면 마치 우승자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는 활짝 웃으며 스토르네스를 끌어안았다.

“카스퍼가 첫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따는 걸 보니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이덴이 말했다.

게다가 블루멘펠트까지 3위에 오르며 노르웨이가 포디움을 싹쓸이했다.

“우린 오래전부터 이런 걸 꿈꿔왔어요. 올해 1월부터 이곳 니스에 와서 준비한 것도 바로 이 경기 때문이었죠. 샘(레이들로우)과 함께 타고 패트릭 랑게와 함께 뛰려면 큰 준비가 필요하다고 알았으니까요.”

그는 올 시즌 내내 이 목표를 위해 달려왔다고 강조했다. “이 podium 스윕은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그들끼리는 친구이자 훈련 파트너이지만, 경기에서는 서로를 이기고 싶어 한다. 달리기 구간에서 셋이 나란히 달릴 때조차, 그는 여전히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오늘 카스퍼를 이길 전술은 없었을 겁니다. 그는 너무 강했어요.”


스토르네스의 첫 우승

스토르네스에게도 승부처는 달리기 초반에 있었다. 그는 레이들로우, 반 리엘, 이덴, 블루멘펠트를 따라잡았지만, 동료 노르웨이 두 명이 다시 치고 나갔다. 쫓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세운 페이스 전략을 지키기로 했다.

“이기고 싶다면 똑똑하게 가야 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구스타브가 엄청 빠르게 나갔는데, ‘이 사람 설마 2시간 25분 마라톤을 노리나?’ 싶더군요.”

그는 흔들리지 않고, 킬로미터당 3분 30초(마일당 5분 38초)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몸 상태가 꽤 좋았어요. 하지만 마라톤 초반에 기분이 좋은 건 누구나 그렇죠. 끝까지 이렇게 느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어요.”

결국 전략은 적중했다. 그는 곧 동료들을 따라잡았고, 이후에는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며 7시간 51분 39초(마라톤 2시간 29분 25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몇 주, 몇 달 동안 머릿속으로 ‘내가 제일 먼저 카펫을 밟는 장면’을 상상했거든요. 그게 현실이 되다니 너무 놀랍습니다.”

게다가 친구들과 함께, 가족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따낸 첫 세계 타이틀이기에 더 특별했다.

“정말 꿈이 이뤄진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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