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마라톤 – 2006년 1월

이렇게 또 한해가 가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누구나 이맘때면 지난 해를 돌아보며 새해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아본다. 그간의 경험으로 본지 독자들의 새해 목표 리스트를 추측해본다면 몇 개의 항목 중 분명 풀코스 100회 완주나 울트라 코스 완주, 서브3 달성 또는 사랑하는 아내나 자녀들과의 동반주 등을 다이어리 한켠에 써 놓을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트라이애슬론 지면에 관심을 갖고 읽었던 독자라면 트라이애슬론 완주도 굵은 글씨로 써놓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짧은 기간 캐나다 벤쿠버에서 홈스테이를 할 기회가 있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3명의 자녀가 있는 집이었는데 하루는 등교하려는 자녀들에게 작은 가방을 나눠준다. 무슨 가방인지 궁금해 옆에서 봤는데 안에는 작은 라디오와 간단한 의약품, 렌턴과 파워바 같은 식사대용 식품들이 들어있었다. 지진이나 기타 재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벤쿠버지만 언제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부모들은 LIFE KIT를 집에 늘 준비해두고, 어디에 그것이 있는지 자녀들이 숙지하도록 교육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었다.

 

트라이애슬론 장비를 모아둔 제법 큰 부피의 가방을 열어보니 마치 나의 소중한 LIFE KIT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파워바나 젤등이 한통씩은 늘 준비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위한 기본 장비들도 다 들어가 있다. 여차하면 이놈하나 둘러메고 사이클이나 MTB에 올라탄 후 어디든 대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육지를 떠나야 한다면 가까운 한강이나 영종도로 이동한 후 웻슈트를 꺼내입고 헤엄쳐서 탈출하면 되지 않을까라며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트라이애슬론 장비 중 사이클 다음으로 부피가 큰 것이 바로 웻슈트(wetsuit). 모든 대회에서 웻슈트를 착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언맨 대회를 주최하는 WTC에서는 수온의 온도가 섭씨 25.6도 이하일 경우에만 웻슈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상일 경우에는 웻슈트를 착용할 수 없다. 그러나 대회본부에 의해 융통성 있게 적용될 수 있고 더군다나 국내에서는 선수보호 차원에서 대부분의 동호인 선수들에게 웻슈트 착용을 권장하거나 의무로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 대회 규정에 맞게 웻슈트 착용을 엄격하게 적용함.)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서 초보철인 뿐만 아니라 기존 철인들에게도 여러가지 도움이 된다.

 

1.     체온을 유지해준다.

웻슈트의 기본 기능이다. 바다나 저수지의 차가운 수온으로부터 체온을 유지해줘서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한다. 반대로 수온이 높을 경우 슈트를 착용하면 발열이 되지 않아 불편할 수 있다.

 

2.     기본 부력이 있다.

웻슈트는 고무로 만들어진 외피와 나일론 등으로 된 내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물에 가만히 있어도 슈트 자체 부력으로 몸이 떠 있게된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는 초보철인이라도 웻슈트를 착용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3.     기록을 단축시켜 준다.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는 잠수용 웻슈트와는 달리 기록 경기이기 때문에 보온이나 부력 기능 외에 표면 저항을 감소시키는 기능이 있는 제품들도 있다. 이런 기능들로 인해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를 착용하면 기록이 단축되는데 Trigearreview.com에서 실험한 자료에 따르면 500m의 경우 최대 16%까지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고 한다.

 

4.     손목까지 오는 것과 소매가 없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손목까지 오는 것(풀슈트)과 소매가 없는 것(쇼트슈트) 두 종류로 나뉜다. 보통 손목까지 오는 것을 사용하나 개인 선호도에 따라 팔동작에 지장이 없는 소매가 없는 슈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두 종류 모두 다리부분은 발목까지 온다.

 

트라이애슬론 웻슈트 대신 잠수용 웻슈트나 스킨스쿠버 용을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결론은 가능하면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잠수용이나 스킨스쿠버 용은 동작이 그리 크지 않지만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는 자유형 동작을 위해 팔과 어깨부분이 유연해야 된다. 그래서 팔을 돌리는 어깨와 가슴 부위가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이유는 어깨를 돌리더라도 나누어진 부분들만 늘어나면서 가슴 부위가 당겨지지 않도록 하여 답답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거기에다 각 부위별로 두께를 달리하여 제작되는데 큰 동작이 없는 허리와 복부, 허벅지 같은 곳은 보통 3mm, 큰 동작이 많은 어깨나 팔 부위는 1.5mm를 사용하여 웻슈트로 인한 쓸데없는 근력 낭비를 최소화 하도록 제작된다. 그리고 고가 제품의 경우 입고 벗는 것을 빨리 할 수 있도록 기능성 내피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기능이 특화된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는 공정이 많이 들어가기에 다른 분야의 웻슈트보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보통 손목까지 오는 풀슈트의 경우 30만원대에서 50만원대이고, 소매가 없는 쇼트슈트의 경우 20만원대에서 40만원대로 동일한 등급의 풀슈트보다 10만원 정도가 저렴하다. 이런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웻슈트를 만들 때 사용하는 원단과 내피의 차이라 보면 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Orca(올카) Ironmanwetsuit(아이언맨 웻슈트) 그리고 XTERRA(엑스테라) 순으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트라이애슬론 웻슈트는 지타스포츠(http://www.zitasports.com)와 아이언맨샵(http://www.ironmanshop.co.kr) 그리고 엑스테라웻슈트(http://www.xterrasuit.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웻슈트를 구입할때는 사이클을 구입할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되며 물밖에서 착용했을 때 다소 갑갑한 느낌이 들어야 되며 웻슈트와 몸 사이에 공간이 남아 주름이 생기는 곳이 없어야 된다. 가능하면 입어본 후 구입 결정을 해야 자신의 몸에 맞는 웻슈트를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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