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 ‘철인 3종’ 전국체전 1위 김지환, “4년 간 지구 6바퀴...

‘철인 3종’ 전국체전 1위 김지환, “4년 간 지구 6바퀴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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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전국체전 1위 김지환, “4년 간 지구 6바퀴 돌았어요”

[스포츠서울닷컴ㅣ배병철 정진이기자] 지난 10월 전국체전 ‘철인 3종’경기 결승점. 비 오듯 땀을 흘리며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한 소년이 1등으로 결승선을 밟았다. 그 주인공은 열아홉의 김지환 선수였다. 타고난 재능과 악바리 근성을 가진 그는 ‘철인 3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0개월 만에 대한민국 최고 선수가 됐다.


하지만 그의 최종 목표는 ‘한국 최고’가 아니다. 알리스테어 브라운리(영국)와 같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 김지환 선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철인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 뿐만 아니라 죽을 때까지 평생 ‘아이언 맨’으로 살고 싶다는 그를 만나 ‘철인 인생’을 들어봤다.

철인 3종과의 만남…“익사 직전의 형 때문에 운동 시작”

한국에서 철인 3종은 아무래도 낯선 종목이다. 종목 자체를 아는 사람도 드문데다, 철인 3종의 인프라도 다른 종목보다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지환 선수는 철인 3종 경기를 어떻게 접했을까. “제가 5살 때 형이 물에 빠져 죽을뻔한 사고가 있었어요. 그 일 이후 아버지가 저와 형을 수영장에 보내셨죠. 그게 철인 3종의 첫 시작이었어요.”

초등학교 시절 수영 선수였던 김지환은 우연한 기회에 육상 선수로 대회에 나가 첫 출전에서 3등을 기록했다. 아들의 육상 소질까지 발견한 아버지는 그때부터 수영과 육상을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아봤고 철인 3종 경기를 발견했다고 한다.“철인 3종을 알게 된 뒤 중학교 때는 사이클부, 고등학교는 육상부가 있는 곳으로 진학했어요.”

그는 잦은 종목 변경으로 학창시절 종목별 성적은 부진했지만 철인 3종에서는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다. 김지환은 16살 때 처음 참가한 국제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주니어 부문 1위를 했고 기량이 점차 좋아지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올해 초 철인 3종 아시아 최고기록 보유자인 박병훈 코치가 손을 내밀었다.“박병훈 코치님을 만난 건 큰 행운이에요. 훈련은 힘들지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훈련은 그야말로 ‘지옥훈련’이다. 대회가 없을 때는 하루 평균 5~6시간, 대회 준비에 돌입하면 하루 10시간은 기본이다. 혹독한 훈련 때문에 뭉친 근육을 풀어줄 때는 너무 아파서 입에 수건까지 물어야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김지환은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린 적이 없다고 한다. “아무리 훈련이 힘들더라도 제가 결정한 운동이니까 참고 견뎌내야죠. 그리고 언젠가 정상에 서 있을 저를 상상하면 이겨낼 수 있어요.”


훈련 비용 연간 수 천만원…“1초 향상 위해 아깝지 않아”

국내에서 ‘철인 3종’은 비인기 종목인데다 홍보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은 철인 3종은 ‘헝그리 스포츠’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보면 ‘철인 3종’은 승마나 골프 못지 않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다.

실제로 김지환의 자전거는 독일 펠트사에서 만든 모델로 12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 값 비싼 자전거 외에도 훈련과 경기를 위해 한 켤레에 최소 15만 원인 운동화를 1년에 수도 없이 버린다. “어쩔 수 없어요. 1초를 다투는 기록 싸움이니까요. 지난 전국체전에서도 2등과는 겨우 4초 차이였는걸요.”

또한 해외 전지 훈련 비용만 1회당 5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지난 전국체전을 대비해 올 초 호주로 전지 훈련을 다녀왔다는 김지환은 “보통 1년에 두 차례 다녀오는데 거의 1000만원 정도를 쓰고 온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해외 전지훈련 비용은 스스로가 부담하고 있다. “다행히 올해는 전북연맹과 계약하고 받은 연봉이 있어 그걸로 충당했어요.”

자신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큰 부모님을 생각하면 늘 미안하다는 김지환. “저도 힘들게 운동하고 있지만 더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내서 후배들에겐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김연아나 박태환 선수처럼요.” 조심스러운 듯 말했지만 자신감 넘치는 김지환이 눈빛이 유난히 빛났다.


‘아이언맨’ 예상 시나리오…”AG 이은 OG 입상이 목표”

한국 선수들에게 세계 ‘철인 3종’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호주, 독일, 영국 등이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세계 20위권으로 뒤를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은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가 세계랭킹 103위에 불과하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1년 밖에 안 된 김지환은 선수 미등록으로 랭킹에서 제외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랭킹 올리기’가 필수다. 이 때문에 김지환은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랭킹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아 상위 랭커는 쉽지 않을거에요. 그래도 국제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세계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기량을 쌓아야죠.”

김지환에게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물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선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 다음은 동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는게 최종 꿈이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목표대로 훈련하면 최종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니, 꼭 해낼거에요.”

최종적인 꿈을 달성하면 김지환은 후배 양성을 하고 싶다고 한다. 불혹을 넘어 지천명에 이르더라도 계속 ‘아이언맨’으로 남겠다는 의지다.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지환은 “평생 철인 3종 선수, 코치로 살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철인 3종 경기가 너무 재밌는데 굳이 다른 일이 하고 싶겠어요? 끝까지 선수로 남건, 아니면 코치가 되건 철인 3종만 하고 살래요.”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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