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삼천리자전거, `메이드인 코리아` 헛바퀴

삼천리자전거, `메이드인 코리아` 헛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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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자전거, `메이드인 코리아` 헛바퀴

내년부터 10만대 국내생산한다지만 90%이상 수입부품
R&D비용 고작 615만원…車수입업체 설립엔 30억

삼천리자전거의 `메이드 인 코리아 프로젝트`는 그림의 떡입니다.”

국내 대표 자전거 브랜드인 삼천리자전거가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연산 10만대 규모 공장을 12월 말 완공할 예정인 가운데 국산 자전거 부활 프로젝트가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은 국내에 완성 자전거를 만들 부품 기반이 전혀 안 돼 있는 데다 삼천리자전거 역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자전거는 원가 경쟁력 상실로 2005년부터 충북 옥천공장 문을 닫은 뒤 중국에서 전량 생산해 왔다.

이후 정부의 녹색정책에 힘입어 4년 만에 유턴했지만 부품을 공급해 줄 협력업체들은 이미 도산하고 없어 의왕에서 생산할 자전거는 상당 기간 수입 부품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자전거 업계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자전거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던 대구 인근 부품공장들은 90% 이상 문을 닫았고, 살아남은 업체들은 이미 업종을 자동차 부품으로 변경했다. 지난 10월 지식경제부가 임동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부품업체 수 또한 2003년 14개에서 2007년 3개로 급감해 부품산업 존재가 없어지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삼천리자전거 국산화 프로젝트에 대해 기존 협력업체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5년 전 삼천리자전거 협력업체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로 갈아탄 A사 임원은 “현재 기술로 변속기 등 자전거 핵심 부품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삼천리자전거 측에서 `같이 자전거를 국산화하자`는 요청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정부 정책이 다시 바뀌면 삼천리자전거가 또다시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제안이 오더라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다시 설비를 갖추고 부품을 생산하려면 꾸준한 주문량이 전제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 회사는 자전거 부품업계 1위인 일본 시마노보다 변속기 제작 기술이 앞섰지만 국내 자전거 생산시설 공동화로 사업을 접은 바 있다.

김환욱 삼천리자전거 팀장은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자전거 산업이 국내에서 버틸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며 “현재 부품 경쟁력이 맞지 않아 의왕공장에서도 당분간 프레임(자전거 몸체)을 제외한 부품은 대부분 수입해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삼천리자전거가 국산화를 이끌려면 우선 연구개발(R&D)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삼천리자전거 매출액은 709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이지만 실험연구비로 지출한 돈은 고작 615만원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0.01%도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천리자전거는 2008년 10월 자본금 3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수입업체 프랑스모터스를 설립해 “자전거보다 다른 사업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성철 한국자전거연구조합 책임연구원은 “삼천리자전거가 중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도산 위기를 맞았던 협력업체가 많기 때문에 국산화를 위해서는 이들을 달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의왕공장 건립은 의미가 있지만 부품 국산화 없이는 단순 조립과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200만여 대(업계 추정)로 중국과 타이완에서 99% 수입됐으며, 인피자(옛 코렉스) 등 일부 업체가 약 1%인 2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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