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길 누비고 봄 누리고

[중앙일보 김영주.김상선] 김대익(32)씨와 김수진(29)씨는 ‘주말 전차’ 커플이다. 주말이면 지하철에 미니벨로(소형자전거)를 싣고 여행을 떠난다. 서울의 남산부터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양평 유명산 등 서울 근교 어디라도 문제없다. 지난해 10월부터 일요일·공휴일에 한해 지하철 자전거 휴대승차가 허용된 덕분이다. 김씨는 “차 없이 집에서 나와 곧바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며 덕분에 “완전한 무동력 레저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자전거도로는 더 풍성해졌다. 한강의 지류인 중랑천·안양천·탄천·홍제천 등을 잘 이용하면 전용도로로만 하루 100㎞를 거뜬히 달릴 수 있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외국에도 이런 자전거 길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각 지자체나 전국 휴양림·수목원은 저마다 임도를 정비해 자전거 길을 만들고 있다. 봄을 맞아 자전거 주말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MTB아카데미 수석강사로 있는 전 국가대표 신봉철(30)씨가 추천한, 봄에 갈 만한 자전거 투어 코스를 소개한다.

글=김영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1 옹진 신도·시도·모도

인천 영종도 선착장에서 10분이면 닿는다. 신도·시도·모도는 섬을 잇는 2개의 연도교를 통해 10㎞ 정도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라이딩할 수 있는 곳이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신도 구봉산(178m)을 오르면 된다. 성지약수터를 지나 구봉산 정자까지 제법 가파른 길이다. 중급자 정도의 코스다. 정자에 오르면 갯냄새 물씬한 바다가 아득하다. 드라마 세트장이 여러 곳 있어 커플끼리 가면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왕복 30㎞/초급자·중급자/MTB·로드바이크·미니벨로 모두 가능 /032-884-4155(영종도 선착장)

2 철원 노동당사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이동할 수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역에서 3번 국도를 따라 연천 전곡리~신탄리~철원 노동당사까지 이어진다. 소요산역에서 신탄리까지는 4차선 국도 45㎞, 경원선 신탄리역에서 노동당사까지 편도 1차선 포장도로가 10㎞ 정도 이어진다. 신탄리~노동당사 구간이 라이딩하기 좋다. 철원평야 위로 난 길이라 무리가 없고, 경치도 좋다. 초급자에게 추천.

●왕복 90㎞/초급자/MTB·로드바이크·미니벨로 모두 가능

3 동두천 왕방산

1호선 동두천 중앙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라이딩이 시작된다. 최근에 MTB대회가 열렸던 코스로 동두천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해룡산·오지재·왕방산(737m)·예래원·어등산을 거쳐 다시 원점 회귀한다. 부처고개에서 임도로 들어서면, 싱글트렉(좁은 산길)이다. 칠봉산(506m) 능선을 거쳐 왕방산까지 이어진다. 싱글트렉은 중급자 이상이 돼야 도전해볼 만하다.

●35㎞ 순환/초급자·중급자/MTB

4 춘천 강촌

MTB대회가 치러지는 코스로 3개의 큰 고개를 넘나든다. 강원도 춘천 강촌역에서 출발해 경강역을 거쳐 문희골삼거리에서 산길로 진입, 새덕봉(488m) 한치고개를 넘는다. 슬허니고개로 우회하면 코스가 더 길어진다. 다시 가정리를 거쳐 봉화산(487m)을 넘으면 구곡폭포 주차장을 지나 강촌역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길은 험하지 않다. 도로에서만 타던 초급자가 산악자전거 입문용으로 도전할 만하다. 포장도로에서 2~3시간 정도 라이딩할 수 있는 체력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지하철·경춘선 연결 자전거 휴대승차 가능.

●45㎞(순환)/초급자·중급자/MTB

5 청원 미동산수목원

충북 청원 미동산수목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 중턱으로 산악자전거 길이 나 있다. 종종 MTB대회가 열리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코스다. 자전거 길이 2개 있는데 안쪽 코스는 초급, 바깥쪽으로 크게 휘감아 도는 코스는 중급자에게 적합하다. 미동산(587m) 정상에서 정문으로 내려오는 길은 다운힐을 즐길 수 있어 MTB 고수들이 즐겨 찾는다. 수목원은 습지원·자연교류원·고라니관찰원 등이 있어 가족여행지로도 좋다.

●코스별로 8~16㎞(순환)/초급자·중급자·고급자 모두 가능/MTB/043-220-5500(수목원)

6 거제 해안도로

1박2일 자전거 투어로 이만한 곳이 없다. 거제시청에서 출발해 14번 국도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라이딩, 몽돌해수욕장에서 1박한 뒤 다시 1014번 지방도를 타고 되돌아오는 코스다. 중급자 이상이라도 하루에 돌기는 무리다. 코스도 길고,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돼 힘겹다. 그러나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을 조망하며 라이딩하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업&다운’이 이어지는 길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180㎞ 순환/초급자·중급자/MTB·로드바이크·미니바이크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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