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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혁의 스포츠 스토리]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D-24일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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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세계신기록(남자 100m·200m) 보유자이자 화려한 번개 세리머니로 유명한 자메이카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것.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대회로 꼽히며 전 세계 212개국 이상이 참가하고 65억명 이상이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 중계를 시청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오는 8월 27일에 바로 우리나라 대구에서 개최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육상을 통해 전 세계인들의 우호를 증진하고 경기력 향상 기여를 목표로 지난 1983년 핀란드에서 첫 대회가 개최됐다. 4년마다 열리다 1991년 이후부터는 2년에 한 번씩 홀수 해에 개최되고 있으며 단일 대회로는 가장 많은 47종목(남자 24종목, 여자 23종목)이 치러지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우리나라로서는 2전 3기 끝에 이뤄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이어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자부심을 알릴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대회를 20여일 앞둔 현재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구 경기장의 관중 유치로 고민에 빠졌다. 세계 3대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도 전 대회부터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관중 동원에 실패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티켓 판매가 70% 이상 이뤄졌지만 대부분이 기업이나 관공서, 학교 등에서 구입했고, 개인이 구매한 입장권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회가 치러지는 기간은 학생들의 방학기간도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을 아무리 동원한다 해도 경기장 관중 유치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 문제는 역시 시민 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

 

이번 대구 육상선수권대회의 붐이 일어나지 않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나 수영의 박태환과 같은 스타 선수가 육상 종목에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스타 선수의 부재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부족하다. 아니, 아예 관심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셋째는 다른 아마추어 종목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육상 종목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미흡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과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김연아나 박태환이 없었다면 과연 피겨스케이팅이나 수영에 그토록 큰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을까를 생각한다면, 출중한 능력을 지닌 스타 선수의 등장이 비인기 종목을 단번에 인기 종목으로 바꿔놓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관심이 없는 것에 과연 발전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동시에 든다. 혜성처럼 등장할 육상 스타를 언제까지고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을 보자. 지난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은 오자키 요시미의 여자 마라톤 은메달과 남자 마라톤 단체전 동메달을 비롯해 트랙 필드에서 남자 100m 16강 진출, 여자 10,000m 10위권 진입, 남자 400m 계주 4위라는 의미 있는 기록들을 남겼다.

 

또한 중국은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기록하며 전체 11위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 수에 바이가 금메달을 따냈고 남자 20km 경보에서 하오 왕이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여자 20km 경보에서는 홍리우가 동메달을 추가했다. 두 나라 모두 체계적이고 꾸준한 투자로 세계 육상의 중심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우리도 아직 늦지 않았다. 무엇이든 빨리 이뤄내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마음만 먹는다면 육상 종목에서도 김연아와 박태환 같은 스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역자치단체, 학교, 기업 등이 각자의 역할을 감당해줘야 한다. 정부는 육상 유망주가 스타 선수로 육성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고, 각 지역자치단체는 해당 지역의 육상 꿈나무 발굴을 위해 지역 대회 개최 등의 장을 마련해줘야 하며 학교는 선수들의 훈련을 적극 지원하고 유망주를 발굴해 육상 선수의 저변을 확대해줘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각 시도의 체육회에서는 중고등학교 육상선수들이 성인 선수가 됐을 때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현재 성인 육상선수가 들어갈 수 있는 육상팀은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때문에 대부분의 성인 육상선수들은 체육선생님이나 코치로 전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에도 대회 개최 한 달 전까지 붐업이 이뤄지지 않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개막 30여일 전부터 서서히 고조된 분위기와 우리나라 대표팀의 기적 같은 승리들이 어우러져 우리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도 조직위원회는 물론 개최도시인 대구시와 정부, 언론이 모두 힘을 모아 대회의 붐을 조성하고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우리 국민들도 육상 종목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경기장을 한 번이라도 더 찾아줘야 할 것이다.

 

우사인 볼트를 비롯한 타이슨 게이, 아사파 파월, 저스틴 게이틀린, 드웨인 챔버스와 같은 인간 탄환들의 남자 100m 경기는 대회의 백미로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미녀새 이신바예바와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캐스터 세메냐, 아시아의 기대주인 중국의 류 시앙 등 세계적인 육상스타들의 플레이를 바로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니 정말 반갑고 신나지 않는가?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찾아온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우리 모두 한 번씩만 더 관심을 기울여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회를 마치고, 스포츠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홈페이지,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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