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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장환수의 數포츠]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 열기 위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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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위원장 허구연)는 지난해 2월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예측하는 장밋빛 관중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통계학적 시계열 분석을 활용하고 미국 일본 등 야구 선진국의 좌석 점유율과 국내 프로야구의 물리적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서 1000만 관중 달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크게 기사화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야구 인기가 급등하고 있긴 해도 8개 구단이 팀당 133경기씩 총 532경기를 치르는 현 제도에선 전 경기가 매진되는 기적이 일어나야 1050만6100명의 관중 동원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는 용도 폐기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반대다. 변화를 읽는 데 둔감했던 야구 기자들이 할 말이 없게 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이 보고서조차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작성된 것으로 판명이 났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6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지 680만9965명을 기록했다. 2010년보다 14.7%나 뛰었다. 보고서의 시계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예측 관중은 602만 명. 실제론 그보다 약 80만 명이나 더 많았다. 지난해 관중과 근접한 보고서의 예측 연도는 2020년이니 단숨에 9년이 단축됐다.

▶관중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좌석 점유율(입장 관중÷구장 수용 인원)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좌석 점유율은 2004년 22.1%로 2000년대 들어 맨 밑바닥을 찍은 뒤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2008년 52.7%로 처음 50%를 돌파했다. 2009년(56.3%)과 2010년(56.4%)에도 신기록 행진을 했지만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됐다. KBO 보고서의 시계열 분석이 2026년에야 738만 명을 가리키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야구의 좌석 점유율은 누구도 예상 못한 64.8%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69.0%, 일본의 69.8%에 사실상 근접한 수치다. 미국과 일본은 홈팀이 입장 수입을 방문팀과 나눠 갖는 한국과는 달라서 관중 부풀리기가 크게 문제될 게 없다. 따라서 실제 좌석 점유율은 이보다는 낮을 것이란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관중 동원의 일등공신은 역시 롯데다. ‘야구 도시’ 부산을 기반으로 한 롯데는 현존하는 8개 구단 중 가장 오랜 기간인 20년간이나 우승을 못했지만 가장 충성도 높은 관중을 보유하고 있다. 정규 시즌 2위를 한 지난해 사직구장에는 135만8322명이 입장했다. 홈경기 평균 관중은 2만273명. 이는 메이저리그 30개, 일본 12개, 한국 8개 구단을 합친 50팀 가운데서 3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팀 가운데는 마이애미로 팀명을 바꾼 플로리다와 탬파베이, 오클랜드를 제쳤다. 일본 팀 중에는 오릭스, 야쿠르트, 지바 롯데, 라쿠텐, 요코하마가 롯데보다 밑이었다. 두산(1만8712명)은 40위, LG(1만8056명)는 43위로 선전했다. SK(1만4904명)가 46위였고, 평균 관중 1만 명이 안 되는 KIA 삼성 한화 넥센이 최하위 그룹에 포진했다. 참고로 평균 관중 전체 1∼3위는 전 경기 매진을 기록한 필라델피아(4만5440명)에 이어 뉴욕 양키스(4만5107명), 샌프란시스코(4만1818명)가 차지했다. 일본 한신(4만256명)은 4위에 올라 라이벌 요미우리(3만7736명·9위)를 제쳤다.

▶야구장 규모가 미국 일본에 비해선 턱없이 작은 국내 사정상 롯데는 아무리 약진하긴 했어도 평균 관중에선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좌석 점유율에선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된다. 사직구장은 2만8500석이 만원으로 좌석 점유율은 71.1%에 이르렀다. 이는 메이저리그 13위에 해당한다. 인기 구단으로 분류되는 뉴욕 메츠(72.0%), 콜로라도(71.1%)와 비슷하다. 그러나 콜로라도는 홈경기 평균 관중이 3만5923명, 메츠는 3만108명으로 롯데를 압도한다. 구장이 큰 덕분이다. 미국에선 가장 수용 인원이 적은 오클랜드의 매카피 콜리시움이 3만5067명으로 국내 최대인 사직보다 크다. 특이한 것은 필라델피아의 좌석 점유율은 103.5%, 보스턴은 101.7%로 최대 수용 인원을 넘긴 관중이 입장했고 샌프란시스코(99.8%), 미네소타(99.0%), 밀워키(90.5%), 양키스(89.7%) 등 인기 구단들은 거의 매 경기 홈구장이 가득 찼다는 점이다.

▶KBO는 올해 관중 목표를 700만 명 돌파로 잡았다. 700만 명이면 66.6%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해야 한다. 박찬호 김태균(이상 한화)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이 한꺼번에 복귀하는 호재를 맞긴 했지만 미국 일본의 경우에 비춰볼 때 좌석 점유율은 사실상 포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있긴 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처럼 연일 만원사례를 하는 구단은 없다. 롯데나 두산 LG처럼 비교적 큰 구장과 인기를 겸비한 구단들이 그러지 못하란 법은 없다. 그리고 지금껏 언급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물리적 환경 변화인 구장 규모 증축과 9구단, 10구단 체제로의 전환이 있다.

▶다시 1년 전 KBO 보고서로 돌아가 보자. 이에 따르면 NC가 참가하는 9구단 체제가 되면 팀당 128경기씩 총 576경기를 하게 된다. 반면 짝수 팀인 10구단 체제가 되면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로 경기수가 급증한다. 10구단 체제에선 대구 광주 대전 목동구장의 좌석이 2만5000석으로 늘어나면 전체 좌석 점유율은 55%만 돼도 1000만 명을 넘길 수 있다. 구장 크기는 그대로라도 좌석 점유율이 미국 일본 수준인 70%가 되면 1000만 관중 돌파가 가능하다. 결국 1000만 관중 시대를 열기 위해선 10구단 창설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야구 인프라 확충과 좌석 점유율로 대변되는 야구 인기 유지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

장환수 스포츠 전문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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