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익리포트스포츠이벤트류현진·김광현의 허상 ‘고졸 대박은 로또?’

류현진·김광현의 허상 ‘고졸 대박은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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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김광현처럼 고교 졸업 후 당장 프로에서 자리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
연합뉴스

한기주, 김진우, 유창식, 김명제, 유원상, 정상호의 공통점은? 바로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뛰어든 특급
유망주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거나 속도가 더뎠다는 불편한 교집합도 이룬다.

한국 야구는 2000년대 들어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성공과 함께 수많은 고교 유망주들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이에 KBO는 1999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국내 복귀를 원할 경우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일명 ‘해외파 유예제도’를
도입해 선수들의 보다 신중한 선택을 요구했다.

이 제도는 유망주들의 누수를 어느 정도 막는데 성공했지만 몸값 상승까지는 어쩌지 못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영입전쟁을 펼쳐야 했던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높은 계약금
제시가 불가피했고, 선수들 역시 자신의 가능성만을 믿고 대학 대신 당장 프로에 입단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쪽박 계약’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거액의 계약금과 함께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의 대부분은 잠재력
폭발은커녕 프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선수 입장에서도 어린 나이에 큰돈을 쥐게 되니 스스로 나태해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여기에 몸과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된 프로의 세계는 높고도 험난했다.

역대 최고액인 10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KIA에 입단한 한기주는 입단
초반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지만 베이징 올림픽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게다가 부상까지 겹쳐 2010년을 통째로 날렸고, 복귀 후에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02년 당시 최고액인 7억원을 기록하며 ‘제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KIA 김진우는
방황의 세월이 너무 길었다. 지난 9일 기록한 선발승은 무려 1791일 만에 맛본 감격이었다.

역대 신인몸값 5위(6억원)의 두산
김명제도 끝내 프로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케이스다. 김명제는 입단 후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쳤고, 급기야 2009년 허벅지 부상 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의 치명상으로 방출됐다. 또한 2001년 최고액인 삼성 이정호(5억 3000만원)를 기억하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입단한 고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11년 전체 1순위 유창식에게 한화가 내놓은 계약금은 무려 7억원으로 에이스 류현진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유창식의 공은 그저 고교 야구에서나 통할 수준이었고, 2군에서 전면 개조를 받아야 했다.

올 시즌 1순위 신인
한화 하주석 또한 실망만을 안겨주고 있다. 당초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한 그는 공-수-주 3박자를 갖춘 한화의 미래가 될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SK와의 경기서 데뷔 첫 홈런을 치긴 했지만 하주석의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며, 장점이라던 수비도 프로 선배들에 비하면 평균 수준이다.

◇ 역대 투수-야수 부문 계약금 TOP10. ⓒ 데일리안
스포츠

반면, 대졸 신인들의 경우 고졸 유망주에 비해 프로에서의 생존 가능성이 좀 더 높은 편이다. 다음 시즌 1군에 모습을 드러낼 NC
다이노스의 나성범이 대표적인 예. 연세대를 졸업하고 2라운드 1순위(전체 10위)로 NC에 입단한 나성범은 김경문 감독의 조언에 따라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현재 나성범은 1군에 비해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퓨처스리그에 몸담고 있지만 말 그대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공격 각 부문 최상위권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올린 나성범은 벌써부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각광받으며 내년 1군 무대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나성범의 경우 대학에서 기량이
급성장한 케이스다. 그는 광주진흥고 시절에도 투타 능력이 뛰어난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대학 진학 후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써 구속을 10km/h나 끌어올렸고, 아마야구 최고의 좌완투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SK의 특급 2루수 정근우도 대학을 가지 않았다면 빛을 못 볼 수 있었다. 정근우는 부산고 시절, 추신수와 함께 지역 내 유망주로 분류됐지만 작은 키로 인해 프로 구단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결국 고려대에 진학한 후 연습에
매진한 그는 당당히 프로에 입성, 3억 1000만원을 받는 고액연봉자가 됐다.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은 고교 시절 크게 주목받지
않는 선수였다. 게다가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 경력까지 안고 있어 그가 갈 곳은 대학 외엔 없었다. 하지만 단국대에서 돌직구를 손에
넣게 된 오승환은 삼성 입단 후 팀 내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지난해 최연소 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역대 계약금
순위에서도 높은 몸값의 대졸 선수들은 데뷔하자마자 당장 기량을 뽐냈다. 특히 타자의 경우 역대 야수 최고액인 두산 김동주(4억 5000만원)를
비롯해 LG 이병규, SK 박재홍 등은 각 팀의 스타를 넘어 프로야구의 전설로 불릴만한 선수들이다.

각 구단들은 고졸 유망주에게
거액을 안겨주며 제2의 류현진, 제2의 김광현이 될 것을 기대한다. 류현진은 2006년 입단 후 신인 첫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고, 5억원을 받은 김광현도 입단 2년 만에 리그 MVP에 올랐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류현진, 김광현처럼 될 순 없었다. 2000년대 들어 고졸 입단 첫해 신인왕은 김태균과 류현진, 임태훈 등 3명이 전부다. 현재
최고로 불리는 이대호와 윤석민도 프로에 적응하는데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갓 입단한 고졸유망주에게 프로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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