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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MLB보다 두 배 이상 돈 버는 ‘NBA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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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에는 마이클 조던(아래)이 NBA 전체를 대표하는 수퍼스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구단별로 기량이 탁월한 여러 스타들이 나타나면서 NBA 경기력 자체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1990년대에는 마이클 조던(아래)이 NBA 전체를 대표하는 수퍼스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구단별로 기량이 탁월한 여러 스타들이 나타나면서 NBA 경기력 자체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 AP 뉴시스

최근 미국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미식축구(NFL), 야구(MLB)에 이어 시장규모 3위였던 미국 프로농구(NBA)가 MLB 이상의 TV 중계권료 계약을 체결하면서 2위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TV 중계권료 수입은 프로 스포츠 리그의 가장 큰 수입원이다. NBA는 지난해 말 새 중계권료 계약을 체결하면서 2015~2016년 시즌부터 연간 24억달러(약 2조6136억원)를 벌어들이게 됐는데, 이는 15억달러(약 1조6335억원)를 벌어들이는 MLB의 중계권료 수익을 훌쩍 넘어선다.

5년 전만 해도 NBA의 경기당 영업이익은 223만달러(약 24억원)였다. 같은 시기 MLB의 경기당 영업이익은 305만달러(약 33억원)였다.

그러나 2012년을 기점으로 경기당 영업이익 액수가 뒤바뀌면서, 지난해의 경우 NBA는 844만달러(약 92억원), MLB는 376만달러(약 41억원)를 기록했다. NBA가 MLB보다 한 경기당 두 배 이상 더 버는 셈이다.

NBA의 이런 순항은 다소 뜻밖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BA는 1995년 수퍼스타 마이클 조던이 은퇴하고 이를 대체할 다른 선수를 찾지 못하면서 일시 난항을 겪었다. 1998~1999년 시즌에는 선수 노조가 파업하면서 한 시즌 팀당 82경기 가운데 절반밖에 열리지 않기도 했다.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은 멀어졌고, 농구는 성장동력을 잃은 채 매출액 감소를 겪기도 했다.

스포츠 경기는 사소한 룰을 바꿀 수는 있어도, 경기 자체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한 번에 혁신적 변화를 이뤄내기 힘들다. 기업으로서의 NBA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성장을 이뤄낸 것일까.

지난 2월 NBA 올스타전이 열린 뉴욕에서 만난 마크 테이텀(Tatum·45세) 부총재는 “NBA는 최근 빅데이터를 이용해 경기를 분석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전략 전술을 도입해 더 나은 경기력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

핵심 상품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라

①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경기력 향상

NBA가 파는 핵심 상품은 농구 경기다. 경기가 재미있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NBA는 최근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이를 각 팀의 경기력 향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NBA는 지난해부터 경기장 구석구석 설치된 카메라를 이용해 개별 선수의 움직임, 반응 속도, 공의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1초에 25번씩 찍는다. 이 카메라 덕분에 선수의 가속도 및 최고 스피드, 측면 동작, 드라이브인 동작, 포스트플레이, 외곽슛, 드리블 횟수, 선수별 공 소유 시간 등 예전에는 측정할 수 없던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이 정보는 있는 그대로 대중에게 공개되기도 한다. 팬들은 눈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른 선수들의 모습까지 세세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스타일의 데이터 분석은 다른 경기에는 있었지만, 농구의 경우 좁은 구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선수들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았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분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NBA 구단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예컨대 경기 중 3점 슈터는 어떤 방법으로 슛을 쏠지, 어떤 선수가 주말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는지, 상대 선수는 어떻게 막아야 가장 효과적인지 등 다양한 전략 결정을 내린다. 과거 현장 전문가들의 직감에 의존한 전략보다 훨씬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나올 환경이 만들어졌다.

상대팀 자료도 함께 분석해서 상대 전략에 대응할 만한 가장 적합한 선수를 뽑아 선발로 내보내고, 중간 중간 실시간으로 전술을 바꾸기도 한다.

테이텀 부총재는 “최근 구단들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를 따로 고용하고, 매 경기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감독에게 전략 전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②오판을 막는 빠른 결정

NBA는 올 시즌부터 중요한 순간, 판정 실수로 경기 결과가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뉴저지주에 1500만달러(약 164억원)를 들여 리플레이 센터를 구축했다. 94개의 모니터와, 20개의 영상 편집시설을 갖춘 이 센터는 NBA 구장의 모든 카메라를 연결해, 심판이 요청할 경우 언제든 방금 있었던 경기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보통 판정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경기가 중단되는데, 제대로 리플레이를 볼 수 없을 경우 판정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판정 때문에 1만8000회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NBA는 리플레이 센터 구축을 통해 올시즌 경기의 판정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렸다.

③한 명의 수퍼스타는 없지만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

경기력이 향상된 데는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 향상도 큰 역할을 했다. 어릴 때 매직 존슨, 마이클 조던 등 탁월한 수퍼스타를 보고, 이들의 플레이를 따라서 연습해 온 이른바 ‘조던 키즈’가 대거 NBA에 진출하면서 여러 스타가 탄생하고 전반적인 경기력이 향상됐다.

농구 선수를 기르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빈스 카터(댈러스 매버릭스) 등을 시작으로 최근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이르기까지 농구 경기력이 탁월한 선수들 숫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NBA 경기력 향상에 일조했다. 예컨대 스테판 커리의 경우, 최근 한 시즌 3점슛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그동안 유소년 농구선수들을 트레이닝시키고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NBA 선수들의 실력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NBA가 시행하는 ‘연봉상한제’가 이를 도왔다는 의견도 NBA내부에선 나온다. 연봉상한제는 한 팀이 구단 선수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연봉 총액이 정해져 있어, 궁극적으로 30개 구단의 선수들 역량이 엇비슷해지는 효과를 노린 NBA 제도다. 테이텀 부총재는 “한 명의 수퍼스타가 존재하는 유력 팀이 있는 게 아니라, 각 팀의 실력이 비슷하고 전술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 경기가 한층 더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은 성과로 돌아왔다. 경기가 열리면 관객들이 구장을 가득 채운다. 지난해 NBA 30개 팀의 평균 좌석 매진율은 93.2%로, 야구(70.4%)를 크게 앞섰다.

NBA MLB 수익비교

개선을 마쳤다면 효율적으로 팔아라

①적극적인 해외 진출

아무리 상품이 개선됐다고 해도 제대로 팔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테이텀 부총재는 “빠른 해외 진출과, 다양한 농구 관련 상품 개발 등이 NBA의 경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NBA는 1990년대 초반 미국 프로 스포츠 리그 가운데 최초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마이클 조던 등 수퍼 스타들이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이벤트 행사를 열었다.

NBA는 미국 스포츠지만, 정규 시즌 중 경기를 해외에서 열기도 한다. 올해 초 뉴욕 닉스와 밀워키 벅스는 정규 시즌 경기를 영국 런던에서 치렀다. 런던에 살고 있는 팬들을 위해서다.

NBA는 전 세계 13개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215개 국가 47개 언어로 경기 및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울러 6개의 대륙 100여개 국가에 걸쳐 12만5000여개 매장에서 NBA 기념품도 판매한다. NBA는 내년 올스타전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 예정이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를 처음으로 해외에서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NBA가 세계화에 힘쓰는 이유는 세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농구는 인기 스포츠다. 중국에만 농구 팬이 3억명을 넘어서며, 이미 은퇴한 전 휴스턴 로키츠 선수 야오밍도 여전히 인기 스타다.

이 덕분에 NBA는 해외 선수들이 가장 많이 뛰고 있는 미국 스포츠 리그가 됐다. 토니 파커(프랑스), 파우 가솔(스페인) 등 37개국 출신의 외국인 선수 101명이 NBA 경기를 뛰고 있는데, 이는 NBA에 등록된 선수(450명) 중 22% 수준이다.

②다양한 수익원 창출

NBA 매출 중 TV 중계권료와 광고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선수 라이선스를 활용한 상품 판매다. NBA는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공식 스토어를 운영하는데,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특히 은퇴한 지 20년이 지난 마이클 조던의 운동화와 유니폼은 전 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 상품이다.

각 국가별 상품 판매에 많은 자율권을 주는 것도 NBA 수익 창출에 이바지한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의류회사 엠케이트렌드가 NBA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선수의 캐릭터, 이미지를 기반으로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어 파는데,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16개 매장을 열었다.

③미래 소비자 확보

NBA의 인기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진다. 스포츠 매체인 ESPN의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NBA 팬의 평균 연령은 37세로 미식축구(47세)와 야구(53세)에 비해 아주 젊다. 야구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NBA는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익숙한 세대가 농구에 더 관심을 갖도록 적극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도 진출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최근에는 주요 스포츠 리그 가운데 최초로 스마트폰 메신저 앱인 ‘라인(LINE)’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NBA를 ‘친구’로 추가하면 지역 이벤트와 다양한 선수의 소식을 실시간 뉴스 속보로 접할 수 있다. 또 유명 NBA 선수의 이모티콘도 친구에게 메신저 대화를 통해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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