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여행기(2)

Dan Empfield는 유명한 트라이애슬론 전문가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장비전문가로 사이클 피팅에 있어서 강력한 내공을 갖고 있으며, 지금도 미국 전역을 다니며 피팅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Slowtwitch.com의 편집장이고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트라이애슬론 업계에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aggressive riding 스타일, 약 78도 이상의 싯포스트 앵글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한 사람이 바로 댄 엠필드입니다.

그는 콴타나루 바이크와 웻슈트를 창업한 장본인이며 지금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계에 다양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Triathlete.mag나 Inside Triathlon같은 잡지에서도 그의 글과 사진등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부분에서 그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저로써는 이번에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너무 신났습니다. ^^;


그는 작년까지만해도 산마르코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는데 요근래 LA에서 바스트로우라는 곳으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허허벌판(?)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덩그렇게 집두채만 있는 시골같은 곳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리 외롭지는 않다고 하네요. 방문한 날에도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로 매우 분주했습니다. 유명한 프로선수들도 그에게 어떤 장비가 자신들의 기록단축에 좋은지 끊임없이 상담을 받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기다리다가 그의 식탁위에 놓인 작품(?)을 발견, 한컷을 남겼습니다. 에어로바인데 그가 직접 제작을 한 것이며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게 고안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가운데 부분을 통해 길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의 특징이 일정수준 이상의 기능공들이라는 것인데 얘네들은 자기집도 직접 짓는 무서운 놈들입니다. -_-+ 댄도 만찬가지였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뒤쪽 들판에 세미나를 할 수 있는 야외공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댄의 집 거실에서 본 바깥풍경. 그냥 사막같은 곳입니다. -_-+ LA에서 차로 1시간 거리. 고도가 조금 높아 뒤쪽에는 눈덮힌 산이 보입니다. LA날씨와는 달리 추웠습니다.



드디어 통화가 끝나고 같이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갑자기 송아지와 산토끼 노래를 율동과 함께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깜짝놀라 어떻게 배웠냐고 물어봤더니 ZOOT사의 마케팅부서에 근무하는 친구가 어릴 때부터 한국에서 학교를 다녀 한국어를 잘하는데 그 친구(her)에게 배웠다고 합니다.


그의 작업장은 마치 미케닉실 같았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프레임과 포크, 기타 장비들이 있었는데 제조사들이 샘플로 보내준 것들이라고 합니다. 저것만 다 모아도 샵은 하나 차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바이크 피팅을 위해 사용되는 프로트타입. 우리가 방문한 그 바로 다음날도 시카고로 가서 피팅 교육을 하는데 새버전의 피팅 사이클 제작을 마무리하는 날이었습니다. 피팅 사이클은 위에 올린 사진과는 다른 사이클로써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는데 싯포스트 각도와 크랭크축 높이 그리고 안장 전후위치와 핸들높이 조정등이 모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곧 시제품화 할 계획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현재 Slowtwitch의 배너수익과 기사원고료, 제품설계 상담 그리고 피팅교육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었고, 피팅 교육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GURU라는 회사와 새로운 개념의 사이클을 디자인하고 있는데 실제 제품으로 나올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걸려있는 휠과 콴타나루 슈트 사진들입니다. 댄은 콴타나루를 소코니라는 회사에 매각을 하고 자신은 경영자로 근무를 하다가 이사진과 회사운영 방향을 놓고 갈등을 하다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때 콴타나루는 내부조직에 대량 물갈이가 있었고 그후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댄은 직접적으로 그에 대한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분이 그런 얘기를 들려줬는데 어찌나 흥분하면서 오너에게 분노를 토하는지…. -_-+

반나절 이상을 그와 함께 하면서 다양한 얘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아이언맨이 그렇게 많이 있다는 것에 놀랍다고 했고 기회가 되면 꼭 방문하고 싶다고 했습니다.(얘네들의 인사치레 말이겠지만…) 워낙 업계에 아는 사람이 많아 여기저기 소개해주며 만나보라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좋은 기회를 다 잡지 못하고 그냥 왔습니다.



저녁식사는 정말 전통적인 미국 식당으로 갔는데 산중턱(해발 20,000피트가 넘는 곳입니다. -_-+)에 위치한 정말 외진 산길에 통나무집이었습니다. 과연 이런곳이 장사나 될까 싶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서빙을 하던 주인 부부는 LA에 네트워크 회사를 소유한 백만장자라고 하네요. -0- 한적한 삶을 즐기고 싶어 산중턱 조용한 곳에다가 레스토랑을 열고 지내는데 정말 미국에서는 그 사람의 옷차림이나 외형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이렇게 반나절의 시간은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에게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트라이애슬론에 대한 열정과 실험정신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 아쉬웠던 것은 47의 나이(우리나라로치면 49살)인에 아직도 결혼을 안했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트라이애슬론에 너무 빠지면 결혼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ㅋㅋㅋ

평소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비록 처음 만남이었지만 트라이애슬론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금방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댄도 자신의 웹에 저의 방문기사를 올리겠다고 했는데 어디 올리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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