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 뒤에는 명 코치 봅 바우먼이 있다. 펠프스는 바우먼 코치를 만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6개)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8개)에서 총 1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펠프스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수영 선수.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그중 펠프스를 가장 엄격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바우먼 코치다.
송홍선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펠프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면 바우먼 코치가 얼마나 지독하게 시키는지 알 수 있다”면서 “박태환도 세계를 다시 제패하기 위해선 엄격한 지도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펠프스에게 바우먼 코치가 있다면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에겐 노민상 한국 수영대표팀 감독이 있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이 수영을 처음 시작한 유소년 시절부터 성장의 전 과정을 지켜봤다. 얼굴빛만 봐도 대충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그런 노 감독이 다시 박태환의 ’50일 금 프로젝트’를 짜고 있다. 지난 15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노 감독은 “아침에 미국에서 전훈 중인 태환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스승의 날이라고 전화를 해왔는데 돌아와서 열심히 하겠다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미국 LA의 USC(남가주대)에서 훈련 중인 박태환은 오는 29일 귀국, 태릉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박태환은 7월 이탈리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2연패와 자유형 1500m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 감독은 박태환을 강하게 다룰 것을 예고했다. 그는 “한마디로 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도 죽고 태환이도 태릉선수촌에서 죽을 것”이라며 “일단 들어오면 자동차 키부터 50일 동안 빼앗겠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개인훈련을 하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온 박태환을 받아 주었다. 그때가 2월, 베이징올림픽까지 6개월을 지독하게 몰아쳤다. 그 결과로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이 나왔다.
그는 “50일은 지난해에 비하면 정말 적은 시간이다. 하지만 나는 박태환이 지닌 세계 최고의 탄력을 믿는다”면서 “그동안 두 차례 미국 전훈과 개인 훈련으로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진 것 같다. 그동안의 훈련 일지를 들고 오면 몸상태를 체크한 후 강도높은 훈련 프로그램을 짤 것”이라고 했다.
노 감독은 로마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수영장이 야외인 것을 감안, 높은 온도와 습도에 대비한 특별 식단까지 구상하고 있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