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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9월 15일, ‘부활’ 목마른 마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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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목마른 마린보이 전담 코치 빈자리가 크다?
대한수영연맹, 박태환 특별강화위 구성…전담팀 꾸릴 때 파벌 떠나 신중 기해야
[1038호] 2009년 09월 09일 (수) 허재원 |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

   

ⓒ연합뉴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20ㆍ단국대)이 ‘로마의 참극’을 겪은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는 지난 8월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백m와 4백m 그리고 1천5백m까지 모든 출전 종목 결선 진출 실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태환의 이번 실패로 지난 2007년부터 박태환을 조련해 온 ‘박태환 전담팀’이 도마에 올랐다. 박태환의 화려한 등장과 몰락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한 박태환 전담팀의 실체를 낱낱이 살펴본다.

박태환 전담팀의 출발 시점은 지난 2007년 1월이었다. 수영 용품 전문 업체 스피도가 박태환을 비롯해 전담 코치, 체력 담당관, 전담 치료사, 매니저 및 훈련 파트너 등으로 이루어진 전담팀을 꾸리고 2년간 30억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전담팀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영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더구나 국가대표팀이 세계 무대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2류 수준인 한국에서 박태환이 세계 무대를 겨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야심찬 출발이었지만 이후 줄곧 문제가 된 수영연맹과의 갈등을 야기하는 시발점이기도 했다. 박태환의 전담 코치였던 박석기 감독은 현 수영연맹 집행부와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수영발전위원회 인사였다. 전담팀을 운영하는 스피도 역시 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사인 아레나와 경쟁 업체였다. 결국, 박태환과 전담팀은 수영연맹의 입장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다. 전담팀 구성 첫해인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4백m 우승을 차지하는 화려한 성과를 거두면서 이러한 갈등의 소지는 겉으로는 덮여갔다.

박태환은 승승장구했다.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우승이 작은 이변 정도로 받아들여졌다면,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백m 금메달과 2백m 은메달 획득은 박태환을 세계 수영계의 주요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박태환이 베이징에서 돌아온 직후, 박태환을 이용한 올림픽 광고로 톡톡히 재미를 본 SK텔레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스피도와의 2년 계약이 끝난 박태환과 2012년 8월31일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하고 전담팀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반응을 종합해보면 SK텔레콤 스포츠단 내부에서조차도 이런 계획에 대해 말이 많았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박태환에게 금전적인 지원만 해주면서 홍보 효과를 누리면 되는데 굳이 전담팀 운영에 손을 대 성적에 따른 책임을 떠안고 갈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2012년 런던올림픽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을 그룹 스포츠단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그룹 고위층의 강한 의지가 이러한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영계 일각에서는 전담팀을 끌어안은 뒤 로마에서 큰 낭패를 본 SK텔레콤에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참 성적을 내던 2007년과 2008년 스피도가 싼값에 단물을 모두 빨아먹고 나가고 SK텔레콤이 모든 멍에를 뒤집어썼다’’라는 동정이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주도한 박태환 전담팀의 문제점은 과연 무엇이었나.

SK텔레콤은 베이징올림픽 직후 전담팀을 출범시키면서 ‘전담팀은 박태환의 훈련 파트너 임남균과 배준모, 김기홍 체력담당관, 박철규 전담 치료사, 손석배 지원팀장 등 6명으로 꾸려졌다’라고 발표했다. 멜버른 세계선수권과 베이징올림픽까지 찬란한 성공을 빚어낸 멤버들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빈자리가 있었다. 바로 가장 중요한 ‘전담 코치’가 없었던 것이다. 전담 코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은 SK텔레콤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 전담 코치를 쓰려니 수영계의 고질적인 파벌 관계가 발목을 잡았고, 해외 코치 선임 역시 여의치 않았다.

결국, 국내 훈련시에는 태릉에서 노민상 대표팀 총감독의 지도를 받고,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세계 정상급 코치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는 시스템을 선택했다. 박태환은 1월과 4월 두 번의 미국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각각 6주씩,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며 남가주 대학(USC) 데이브 살로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그 사이에는 송파구 집에서 태릉선수촌을 출퇴근하며 훈련을 했고, 세계선수권을 두 달여 앞둔 6월에서야 태릉에 완전히 입촌했다.

수영연맹의 자정 노력 절실…코치 선임 후 전담팀 인원 구성 협의해야

   
▲ 박태환 선수가 성남시 수정구 경원전문대학교 스포츠건강관리센터에서 근관절 기능 검사를 비롯한 근력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환을 전담하는 코치가 없는 문제점은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다. 미국에서의 훈련 성과는 노민상 감독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전담팀은 1천5백m를, 노감독은 2백m와 4백m를 주력 종목으로 삼는 불협화음이 펼쳐졌다. 

지난 8월27일,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의 훈련 계획 및 방향, 경기력 향상 등 박태환의 총체적 관리를 위한 특별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들 강화위원회가 전담팀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지만, 로마의 참극을 빚어낸 기형적인 전담팀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이대로 흘러가는 분위기이다. 전담팀에게 어떠한 책임도 부과되지 않는 지금의 분위기는 결국 가장 큰 쟁점이 전담 코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전담팀 인원 구성 역시 전담 코치가 선임되고 나서 협의될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태환의 운명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전담 코치 선임은 과연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역시 현 심홍택 수영연맹회장에 동조하는 파와 그에 반대하는 파로 극명하게 갈려 있는 한국 수영계의 현실상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피겨 여왕’ 김연아의 경우처럼 박태환이 수영 선진국에 유학하면서 현지에서 훈련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박태환 측근의 말을 빌리자면 ‘(박)태환이는 6주 전지훈련도 힘들어 할 정도로 집을 떠나서는 안정을 찾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SK텔레콤은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외국에 보내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가슴만 치고 있는 형국이다.

박태환은 2007 세계대회에서 박석기 전담팀 코치,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표팀 노민상 감독의 지도를 받아 모두 성공했다. 집중적인 지도만 받으면 결국 해내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것이다. 결국, 박태환 부활의 키는 수영연맹의 자정 노력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태환 본인의 피나는 노력도, SK텔레콤의 아낌없는 투자도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지금 같은 수영계 상황에서는 결과물을 빚어내기 어렵다는 것이 박태환을 아끼는 이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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