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 대익리포트 기한' 지영준 "내년 봄 마라톤 한국기록 깨겠다"

기한’ 지영준 “내년 봄 마라톤 한국기록 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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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로 했던 2시간 7분대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악천후를 뚫고 2시간 9분대 기록을 낸 것에 만족합니다.”

‘한국 마라톤의 희망’ 지영준(29, 코오롱)은 지난 11일 대구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9분 31초로 2위를 차지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 8분 30초)으로 우승한 그는 “2연패를 못해 아쉽다”면서도 초속 6m의 바람에 맞서 ‘재기의 레이스’를 펼친 덕분에 표정이 밝았다.

‘포스트 이봉주’로 첫손 꼽히는 지영준에게 2009년은 시련의 나날이었다. 2001년부터 풀코스 14번을 뛰어 13번을 완주한 그는 작년 8월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난생 처음 기권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20km 정도 뛰고 포기했는데 좌절감이 컸죠.”

특히 지영준은 소속팀 코오롱과의 갈등으로 은퇴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작년 10월 5일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쳤지만 소속팀 복귀를 거부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것. 2004년 6년간 계약금 2억5천만원에 재계약한 그는 계약기간(군 복무기간 제외)이 3년 더 남았다. 그러나 이 문제도 원만히 해결됐다. “2012년까지 소속은 코오롱으로 유지하되 운동은 정만화(원주 상지여고) 감독님 밑에서 배우기로 의견 조율을 마쳤어요.”

 
작년 6월 5년 열애 끝에 결혼한 그의 아내(이미해)는 원주 상지여고 육상부 코치. 그런 인연으로 2008년 말부터 정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지영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3개월간 함께 훈련했다. (정 감독은) 선수 컨디션에 따라 스케줄을 조정해주고, 심리파악도 잘해서 편하다. 나랑 궁합이 잘맞는 지도자”라고 했다.

마음고생을 훌훌 털고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지영준은 중요한 대회가 줄줄이 이어지는 만큼 이젠 앞만 보고 내달릴 생각이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국내선수 1위 박영민(26, 코오롱)과 함께 국가대표 선발이 유력한 그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최우선 목표”다. 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7위에 그쳤던 아쉬움이 있다. 90년 베이징대회 김원탁의 우승을 시작으로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상을 지킨 한국 마라톤은 5연패가 좌절되는 아픔을 맛봤다.

다음 타깃은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마라톤은, 경기력이 취약한 한국육상의 전략종목. 세계수준과 격차가 크지만 재기에 성공한 지영준은 자신감이 넘친다. “대구국제마라톤은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난코스인데 반해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는 대구 시내 중심부를 두 바퀴 반 달리는데, 고도가 평탄한 순환 코스라서 더 좋은 기록을 기대하고 있어요. 개인전 3위, 단체전 3위가 목표예요.”

 
지영준의 가장 큰 바람은 10년째 답보상태인 한국기록을 깨는 것이다. 한국기록은 이봉주(은퇴)가 2000년 도쿄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 현역선수 중 김이용(36, 대우자판)과 함께 유이하게 2시간 10분 내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선수층이 엷은 게 흠이지만 김민(21, 건국대), 박영민 등 좋은 후배들이 많아서 자극이 된다. 기록은 6분대가 목표다.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내년 봄쯤 한국기록을 갈아치우겠다”고 했다.

아울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땐 17위에 머물렀지만 평생의 꿈인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그는 “신체적으로 타고난 아프리카 철각들과 경쟁하려면 훈련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각오를 다지면서 후배들에게도 ‘좀 더 열정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올해 8월 출산 예정인 그의 아내도 중장거리 육상선수 출신이다. 곧 태아날 아기가 ‘달리기 유전자’를 타고났을 법하지만 지영준은 “운동은 시키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루에 30~40km씩 달려야 하는 훈련, 지옥의 식이요법이 얼마나 힘든지 자신이 겪어봐서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풀코스를 몇 번 더 뛸 지 모르겠다.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의 짜릿함과 희열을 계속 느끼고 싶다”며 그는 활짝 웃었다.

‘아픔만큼 성숙해진’ 지영준의 두 다리에 침체에 빠진 한국 마라톤의 부활 여부가 달려있다.

[지영준 프로필]
생년월일 : 1981년 10월 6일
가족관계 : 아내 이미해(28)
신체조건 : 173cm 58kg
학력 : 충남체고-용인대
입단일 : 코오롱(1999년 11월)
취미 : 독서, 음악, 게임
혈액형 : O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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