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12분대 키프로노 치르치르, 제주도 훈련 합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8월 대구에서 열릴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마라톤이 아프리카 철각을 페이스메이커로 영입, 기록 단축에 나섰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17일 케냐 출신 앤더슨 키프로노 치르치르(22)를 페이스메이커로 영입했고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마라톤 대표팀 동계훈련에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입국한 키프로노 치르치르는 월봉 2천500달러를 받는다. 키 170㎝, 몸무게 54㎏인 키프로노 치르치르는 작년 조선일보 마라톤대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인 2시간12분01초를 찍고 6위를 차지한 선수다. 2009년 프랑스에서 열린 하프마라톤에서는 1시간1분50초로 3위로 골인하기도 했다.
주로 선두권 선수가 좋은 기록과 함께 순위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30~35㎞까지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다. 작년 조선, 동아 마라톤 대회에서는 1위 선수가 2시간6~7분대로 골인하도록 힘을 보탰다.
황영조 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은 “하프마라톤 성적이 1시간1분대로 좋은 편이다. 이 정도를 뛰는 선수는 한국에 없고 페이스메이커로는 적당하다. 또 작년에 한국에서 뛴 것을 보고 우리 땅에서 적응력도 괜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마라톤 대표팀 합숙훈련을 치른 데 이어 역시 대표팀 차원에서 최초로 외국인 페이스메이커를 데려왔다는 데 의미가 크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던 지영준은 물론 여러 선수가 훈련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쟁력 있는 선수가 훈련 파트너로 오면서 이봉주가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대회에서 세워 11년째 2시간7분20초에 묶인 한국기록도 깰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한국신기록 0순위 후보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지영준(30.코오롱). 2시간8분30초가 개인 최고 기록인 지영준은 국내 경쟁자들의 기록이 한참 못 미쳐 기록 단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문 페이스메이커가 오면서 신기록 수립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영준은 3월20일 광화문-잠실종합운동장 코스에서 열릴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6분대 진입을 목표로 현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영준의 훈련을 지도 중인 정만화 대표팀 코치는 “어제 영준이가 35㎞를 뛰었는데 5㎞ 랩타임이 14분대로 나쁘지 않았다.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지금 정도만 뛰어준다면 지영준이 좋은 기록을 써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맹은 사상 첫 케냐 출신 페이스메이커 도입 후 기록 추이를 유심히 지켜본 뒤 대표팀과 상의, 4월께 아프리카 마라토너를 한 명 더 데려온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국 마라톤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지영준을 앞세워 개인전과 단체전(상위 세 선수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번외 종목)에서 메달을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1/17 11: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