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공원서 조깅만 했던 日공무원 도쿄마라톤 2시간8분37초 ‘깜짝 3위’

“8월 한국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휴가를 내고라도 출전하겠습니다.”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마라톤에서 사이타마(埼玉) 현 소속 공무원이 ‘사고’를 쳤다. 현립 야간제 고등학교 회계담당인 가와우치 유키(川內優輝·23·사진) 씨가 42.195km 풀코스를 2시간8분37초에 끊어 전체 3위, 일본인 1위를 기록한 것. 그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권도 따냈다.

가와우치 씨는 전문적인 마라톤 훈련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평소 조깅이 훈련의 전부였다고 한다. 근무시간을 피해 매일 오전 집 근처에서 2시간씩 조깅을 하거나 주말에 동료들과 공원에서 뛰면서 체력을 다졌다.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달리기로 출근한 것도 훈련 중 하나였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달리기를 꾸준히 해왔지만 고교 시절 부상이 잦아 내세울 만한 마라톤 성적표가 없다. 대학시절 대학생 연합팀 소속으로 마라톤에 출전한 적도 있어 졸업을 앞두고는 실업 육상팀의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혹독한 훈련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고향인 사이타마 현 공무원으로 취직했다.

이번 대회 우승 직후 그는 “돈을 받고 달리는 게 아니라 대회 출전료도 스스로 내야 하는 시민 러너(runner)이기 때문에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시민 러너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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