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발 프리킥을 즐겨 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축구화를 사고 싶어합니다. 제대로 서비스하려면 오른발에 축구화를 신고 프리킥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체험형’ 매장입니다.” 37개국에 5200여 개 매장을 둔 세계 최대 스포츠 멀티숍 ‘인터스포츠’가 4일 서울 문정동에 1650m²(약 500평) 규모 매장을 열었다. 아시아에선 첫 매장이다. 5일 방한한 베르너 질(사진) 인터스포츠 부사장은 “앞으로 유통 키워드는 소비자가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펀(fun)’이 될 것”이라며 “올 4월 서울 가산동에 들어설 4000m²(약 1200평) 규모 매장을 체험형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야구공을 던지거나 골프공을 쳐 스피드 건으로 속도를 재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클라이밍(암벽 등반) 공간도 구상 중이다. 올 상반기에 이런 방식의 체험형 매장 세 곳이 문을 연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일본 시장도 조사해 봤지만 한국이 제일 나았습니다. 중국은 맨손 체조가, 일본은 차 마시고 망가(만화) 보는 ‘마인드 스포츠’가 발달했죠.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에너지가 넘쳐 움직이지 않고는 못 삽니다. 주말에는 뒷동산에 올라 약수라도 떠야 하죠. 한국의 스포츠용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거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한국에선 생소한 스포츠 멀티숍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인터스포츠는 나이키·아디다스 등 스포츠·레저·아웃도어 브랜드 100여 개를 모아 판다. 그는 “멀티숍은 미래형 유통 모델”이라며 “단일 브랜드숍은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망할 수 있지만 여러 개 브랜드를 모아놓고 팔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5조원.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올린 최대 매출 실적이다. 그는 “스포츠 선수 출신만 매장 직원으로 뽑는다”며 “손님의 체형·운동 방식에 걸맞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문정점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는 프로축구·마라톤 선수 출신들도 있다. 김기환 기자 |
“체험형 스포츠 용품 매장 직원도 선수 출신만 뽑죠”
서울에 아시아 첫 매장 ‘인터스포츠’ 부사장 베르너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