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국(EPA), PFOA 성분 함유한 C8(탄소 8개) 타입 발수제 퇴출
C6 친환경 발수제, 합리적인 가격 및 향상된 성능에 소비자 건강 고려
[패션저널:윤성민 기자]한국 아웃도어 시장은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지난 5년간 매년 20~30%씩 성장하며 2010년에는 3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아웃도어 의류를 구매해 본 소비자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만한 발수가공에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기능성을 대표하는 발수가공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 자료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국(EPA)은 오는 2015년부터 발수가공을 한 섬유(원단), 의류에서 [PFOA]란 성분이 전혀 검출되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세계 주요 발수제 기업들은 PFOA가 만에 하나라도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친환경 불소발수제에 대한 영업을 시작했거나 영업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듀폰을 선두로 아사히글라스, 다이킨, 클라리언트 및 니카코리아 등이 C6(탄소 6개) 타입인 친환경 발수가공 시장을 놓고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우수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 뿐만 아니라 건강을 걱정할 필요도 없는 친환경 불소발수제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았다.(편집자주)
![]() |
|
미국의 환경규제 조치로 인해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발수가공에 대한 환경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글로벌 발수제 기업들은 합리적인 가격, 보다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친환경 발수제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2010/15 스튜어드십 프로그램(Stewardship Program, 2010/2015 PFOA 제품 전과정 책임주의 프로그램) 기준에 따라 오는 2015년부터는 발수가공 한 아웃도어 제품에서 [PFOA](Perfluorooctanoic acid)가 검출되서는 안 된다.
오는 2014년까지 1평방미터(㎡)내에서 PFOA가 1ppm 이하, 2015년부터는 완전한 0ppm 즉 [PFOA Free](프리)인 발수제가 아니면 발수가공에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기존 불소발수제는 C8 타입(탄소 8개)으로 PFOA로 분해, 몸에 흡수될 경우 반감기가 2, 30년쯤 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많은 반면 친환경 불소발수제는 C6 타입(탄소 6개)으로 PFOA로 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PFOA에 대한 환경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검증된 바 없지만 발수제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만에 하나라도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수많은 노력 끝에 환경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 한 C6 발수제 개발에 성공했다.
불과 2, 3년전 만 해도 C6 발수제는 PFOA로 분해 안 되는 환경친화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대와 발수, 발유성 등 성능 저하 때문에 아웃도어 브랜드들로부터 외면 받기도 했다.
![]() |
|
이런 상태에서 아사히글라스, 다이킨 등 일본 기업들이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 여파로 C8 발수제 일부 생산라인이 타격을 입었고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C8 발수제 원료인 형석에 대한 거래세를 희토류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10배나 인상함으로써 C6 와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C6 발수제 가격은 C8 품목에 비해 한때 2.5배나 높았는데 C8 단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6월 현재 2-30% 이내로 가격 갭이 10분의 1로 줄었다.
C6 발수제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다 발수(WR, Water Repellency), 발유(OR, Oil Repellency), 방오(SR, Soil Release)력 등 성능에서 C8과 견주어 96-99%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국내 발수제 시장은 물량 기준으로 3,000톤(30% 기준), 금액 기준 4-500억원 대로 추정되는데 이중 C6 발수제 비중은 10%에 불과하나 향후 1, 2년 이내에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듀폰 캡스톤, 에코텍스. 블루사인 인증 등 친환경 대명사
듀폰, 다이킨, 아사히글라스, 클라리언트 등 소위 [글로벌 빅4]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니카코리아가 친환경 아웃도어 발수가공 내수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기업 가운데 듀폰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화학기업 듀폰코리아(대표 임정택)는 금년 1월부터 환경에 대한 유해성을 최소화한 신 개념의 발수제인 [듀폰 캡스톤](DuPont Capstone)을 수요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듀폰 캡스톤은 C6(탄소 6개) 단사슬 화학구조에 바탕을 둔 듀폰 불소계 화합물의 새로운 라인으로서 파트너인 헌츠만(Huntsman)사의 상품명 [올레오포볼 CP](Oleophobol CP)인 발수제 제품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이 제품은 짧은 사슬 구조로 세탁 내구성과 우수한 발수, 발유 및 방오 성능은 유지하면서 세계 표준으로 친환경 발수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듀폰코리아 박신정 차장은 “C6(단사슬 화학 구조)라고 환경이나 성능이 모두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짧은 사슬 구조 즉 ‘C6’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캡스톤은 이미 미국 TSCA, 유럽 EINECS, REACH 등 기존 규제 목록에 등록돼 있고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2010/15 스튜어드십 프로그램 기준에 부합하며 에코텍스 스탠다드(Oeko-Tex Standard 100) 등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가장 엄격한 환경기준인 블루사인(bluesign) 인증도 받는 등 환경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한 발수제라는 게 듀폰사의 설명이다.
![]() |
|
아사히글라스 하반기, 다이킨 2013년, 클라리언트 미정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다이킨은 금년 하반기부터 2013년부터 PFOA로 분해되지 않는 친환경 불소발수제를 각각 생산, 공급할 방침이다. 아사히글라스는 기존 C8 발수제 생산라인을 C6 용으로 전환하지 않고 새로운 C6 전용 생산라인에서 이달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섰다.
아사히글라스 한국대리점인 대영무역 강성구 부사장은 “글로벌 빅4가 금년이나 내년 중 C6 친환경 발수제로 95% 이상 전환하기로 합의해 놓고 일부 기업이 눈치를 보고 있다”며 “개발 초창기 C6 타입은 검업 발생에 칼라변색, 심지어 발수력도 잘 안 나왔지만 지금은 정말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다이킨 한국대리점인 동인텍스켐 임종윤 상무는 “역대 최고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TG 581’ 발수제 대비 C6 성능이 96%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등산복 바지 한 벌에 드는 일반(C8) 발수제 비용이 100원 내외라고 할 때 친환경 발수제(C6)로 처리해도 원가는 2, 30원 오를 뿐이다”라고 언급했다.
클라리언트의 경우 향후 친환경 발수제에 관한 시장 상황을 보면서 본격적인 생산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에 생산라인이나 바이어들이 있는 발수제 기업과 달리 클라리언트가 위치한 유럽에서는 PFOA 관련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1위 니카코리아, 친환경 발수가공 전력 투구
국내 최대 발수제 생산업체인 니카코리아(대표 김경재)는 C6를 베이스로 한 하드, 소프트 타입의 친환경 발수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니카코리아 측은 이미 C6 타입 알코올에 이어 C6 발수제 완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내년까지 총 5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발수제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김경재 사장은 “C8 짜리 발수제 개발이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30년쯤 늦어 고생했던 경험을 교훈삼아 C6 발수제 만큼은 초창기부터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며 “지난해 40%에 달하는 내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앞으로 친환경 발수가공제 시장에서 이런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글로벌 발수제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웃도어 제조업체들도 미국의 이같은 조치가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아웃도어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기능성 원단의 유해물질 검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관련 칼럼:섬유연구소 아웃도어 제품 기능성 가공 원단 재 점검해야)(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