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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호전 기업몸값↑ 이랜드, CBI인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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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최종 인수안을 제출했지만 매각자 측에서 상대편(울버린)보다 조금 더 높게 쓰면 인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죠. 미국 경기가 쉽게 좋아질 이유가 없는데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우리 측 판단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패인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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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미국 신발업체 CBI(Collective Brands Inc) 인수전에 참여했던 관계자 말이다.

이랜드는 주당 20달러 이상을 쓰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상대편인 미국 울버린월드와이드 컨소시엄은
주당 21.75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써내 CBI를 거머쥐었다.

이랜드와 울버린은 신발업을 하고 있어 실물 경기에 어떤 업체보다
민감한 회사들이다. 이런 두 회사가 미국 대형 신발업체를 놓고 인수ㆍ합병(M&A)전에서 맞붙었지만 미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판단이 달랐던
것이다.

양측이 최종 인수안을 제출한 날 CBI 주가는 19.28달러로 마감했다.

매각 계획이 나오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8월 초 9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주가는 47.2% 올랐다. 피를 말리는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주가는 더 올랐다. 지난달 25일 20달러대로 올라선 뒤로 주가는 더욱 뛰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자
이랜드 측은 `무리를 하지 말자`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미국 업체인 울버린 측 판단은 달랐다.

결국 CBI는 울버린과 재무적
투자자(FI)인 골든게이트캐피털, 블럼캐피털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약 20억달러(부채 인수 약 6억달러 포함)에 넘어갔다. 이로써 이랜드는
LA다저스에 이어 미국 업체 인수전 연패를 기록했다. 라리오ㆍ만다리나덕(이탈리아), 피터스콧(영국) 등 유럽 업체들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이번 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를 검토했던 관계자는 “CBI 주가가 급등한 것은 매각에 대한 기대감 외에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용 승계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은 유럽보다
M&A에 대한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미국 딜은 가격이 최우선 고려 요소”라며 “가격을 높이지 않은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부 CBI 주주들은 1일 인수자 발표가 나자마자 CBI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는 뜻을 밝혔다. 명목은 선관주의
의무(fiduciary duty) 위반이지만 결국 배임을 문제 삼겠다는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M&A에서 가격을 높게 써낸
업체를 인수자로 결정해도 배임에 대한 부담이 큰데, 이랜드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수를 하겠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이랜드가 미국 경기와 달리 미국 주요 스포츠레저 업체들 실적 호조를 읽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나이키는 지난 2월 말로 끝난
3분기 매출과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7% 늘어났다. 나이키와 VF(노스페이스 모회사) 주가는 1일 현재 지난해 말 대비 20.7%,
15.5% 올랐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이키, 노스페이스를 비롯한 미국 메이저 의류업체들 매출 성장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돌고 있다”며 “매출 추정치가 10% 이상 높아진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LA다저스ㆍCBI 등 미국 기업 인수에 연달아 실패했지만
M&A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에 따르면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요즘 같은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글로벌 기업들을 싸게 M&A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적절한 M&A 물건을 항상 예의주시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가 선호하는 기업들은 이탈리아 `코치넬리` 또는 이번 CBI처럼 제조ㆍ유통업을 함께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랜드는 작년 영업이익(5500억원)에 이어 킴스클럽마트 매각 대금 등을 보유하고 있어 실탄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상장법인인 이랜드 중국법인에 대한 프리 IPO(상장 전 자금유치) 방식으로 M&A 자금 2조~3조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범 기자 / 차윤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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