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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매장이 명동점 영업을 종료했다. |
[스포츠서울닷컴 | 오세희 기자] 시그니처 모자로 유명한 MLB 매장이 황금상권으로 불리는 명동 중심에서 철수했다. MLB 전체 매장 중 1위를 차지하고, 명동 내에서도 상위권을 달리던 매장이라 문을 닫은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MLB 라이센스 사업권을 갖고 있는 F&F의 매출 하락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 명동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던 MLB 매장이 영업을 종료했다. MLB 매장에는 현재 ‘MLB 영업 종료 안내’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는 상황. MLB는 구매한 제품의 교환과 환불 등은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해 달라고 붙여 놨다. 현재 MLB 매장에서는 쌈지를 비롯해 여타 브랜드들이 단기 세일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MLB 명동점은 F&F의 효자 가두점이었다. 직영점으로 운영해오던 명동점은, 89.1㎡(27평)으로 지난 5월 주요 캐주얼 브랜드 매장 순위를 살펴봤을 때 1억9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행텐, 베이직하우스 등에 이어 전체 가두점 중 7위를 차지한 것. 모자로 유명한 MLB는 명동 상권에서도 가장 잘나가는 매장이었다.
이 때문에 MLB 명동점 철수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떨어진 F&F의 매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MLB, 베네통 코리아로 유명한 F&F는 지난 1분기 매출 516억5952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560억2425만원보다 50억원 가량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56억7121만원에서 22억6440만원을 기록하며 5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상황도 비슷하다. 매출은 2010년 2099억7206만원보다 100억원가량 오른 2181억6778만원을 기록했지만, 2011년 F&F의 영업이익은 225억6678만원으로 2010년 340억38만원에 비해 100억원 이상 하락했다. 당기 순이익 역시 196억9176만원으로 2010년 282억9534만원과 비교했을 때 90억원가량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F&F는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있다. 의류 부문 전체 매출 56.45%를 차지하고 있는 MLB를 키우고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던 엘르 스포츠의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2일에는 여성의류브랜드 BANILA B의 생산을 중단했다. F&F는 BANILA B브랜드의 매출부진 등 성장성약화에 따라 2012년 F/W 시즌부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브랜드 론칭과 도입도 F&F에는 재정 부담이다. F&F는 지난 5일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자체 아웃도어 브랜드인 ‘더 도어’ 매장에서 ‘디스커버리’ 라인을 판매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시슬리맨을 론칭할 계획을 갖고 있어 이를 위한 실탄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F&F 관계자는 “지난 6월30일자로 계약이 만료된 상황이라 명동점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계약 이후 월세 금액이 너무 올라 매출 대비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며 “명동 중심에 매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 추후 매장 입점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사안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