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김우철] 프로야구의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2013시즌부터 마케팅 경쟁을 벌인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함께 뛰어든 국내 프로리그는 야구가 유일하다.
넥센 구단은 “나이키와 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발표했다. 넥센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나이키에 (후원 계약을) 제안했고 나이키가 받아들여 성사됐다”고 귀띔했다. 나이키는 2014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선수단이 착용하는 의류, 스파이크, 가방 등 다양한 용품을 제공한다. 넥센 선수들은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뛰게
된다.
나이키는 그동안 국내 프로구단 후원에 인색했다. 야구와 축구, 농구 등 국가대표팀과 추신수(신시내티), 이승엽(삼성), 축구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굵직굵직한 스타 선수를 통한 마케팅에 주력했다. 프로구단 중엔 농구의 SK만
지원해왔다.
나이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야구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구단 쪽으로 영역을 넓히고자 했다. 타이밍이 맞았고 신생팀이어서
나이키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계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700만 관중을 돌파해 킬러
콘텐츠로 입지를 굳혔다. 또 젊은 선수가 많은 넥센은 약 60만 명의 관중을 동원해 서울 팬들을 목동구장으로 불러모으기 시작했다. 이런 야구와
넥센의 인기 상승이 깐깐한 나이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나이키의 넥센 후원으로 라이벌 아디다스와 경쟁도 볼만해졌다.
2009년부터 롯데에 용품을 후원하고 있는 아디다스는 지난해 2013시즌까지 2년 연장 계약했다. 따라서 올 시즌 넥센과 롯데의 맞대결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대리전으로도 관심을 모으게 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한국에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축구 대표팀 공식
스폰서를 놓고 맞붙어 나이키가 이겼고, 프로농구에선 나이키가 SK와 오리온스, 아디다스가 삼성과 인삼공사를 후원하며 마케팅에 힘썼다. 2년 전 아디다스가 농구에서 발을 빼고, 나이키도
오리온스 후원 계약을 중단해 열기가 사그라들었으나 프로야구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나이키의 관계자는 “그동안 너무 대표팀에만
치중하다 보니 프로팀은 후원하지 않느냐는 말이 많았다. 팬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물꼬를 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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