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사진)이 미국 시장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랜드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눈독을 들인 분야는 신발사업이었다. 이탈리아 구두 브랜드 ‘라리오’에 이어 국내 구두 브랜드 ‘엘칸토’를 인수했고, 작년엔 슈즈 멀티숍 ‘폴더’를 선보인 것도 이런 전략의 하나였다. 지난해 5월엔 미국 신발업체 ‘CBI(Collective Brands Inc)’ 인수에 나섰다가 고배를 들기도 했다.
이랜드가 신발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존 의류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2조원대 매출을 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패션의 라인업을 완성하기 위해 이번에 신발 브랜드를 꼽은 것이다.
이랜드가 인수하는 K·SWISS는 테니스화 등 운동화를 주력으로 하는 스포츠 브랜드다. 국내에선 화승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계약을 5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K·SWISS 인수 배경에는 기존에 이랜드가 들여와 판매하던 미국 뉴발란스와 함께 스포츠 분야의 강자로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내 운동화 시장은 ABC마트 등 슈즈 멀티숍의 인기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폴더를 론칭할 때 ‘2013년 500억원, 2015년 3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제시한 것도 신발사업에 자신감이 있어서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슈즈 멀티숍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포착해 1년 이상 시장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며 “이미 연간 3000억~4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뉴발란스와 함께 2015년까지 신발사업 매출을 1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는 또 구두 브랜드 미소페를 갖고 있는 비경통상의 인수·합병 실사를 진행하는 등 계속해서 신발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랜드는 신발을 비롯한 패션사업을 기반으로 한강유람선(우방랜드), 외식사업(애슐리), 유통(NC백화점) 및 현재 추진 중인 테마파크까지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