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에 의류업계의 표정이 갈리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브랜드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스포츠 의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겨울 시즌 매출신장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한파 속에서 각종 기능을 갖춘 아웃도어 의류는 불티나게 팔리는 반면, 두터운 패딩 등을 출시한 스포츠 브랜드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10월1일부터 12월25일까지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의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아웃도어는 35.9% 늘어난 반면 스포츠는 18.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브랜드가 스포츠브랜드에 비해 2배 가까운 판매증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아웃도어 상품군의 지난해 11월 매출 신장률은 56%로 스포츠브랜드(50%)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혹한기로 갈수록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의 격차는 커졌다. 지난해 12월 아웃도어 상품군이 41% 신장한 반면, 스포츠는 25% 증가해 전달의 신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사진제공_아디다스 아웃도어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12월 본격적인 영하권에 접어들면서 패딩 상품들 중 기능성이 많은 아웃도어가 더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포츠는 아무래도 의류보다는 운동화가 주력상품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덜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겨울철 들어 스포츠 브랜드가 아웃도어에 조금 밀리는 양상이지만 모든 의류 브랜드가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두 제품군 모두 신장한 점에 의의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겨울철 스포츠의류 업체는 울상이다. 중저가 스포츠브랜드 업체 관계자는 “혹한기로 갈수록 스포츠 의류보다는 아웃도어만 팔리고 있다”며 “아웃도어가 스포츠 의류를 잠식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스포츠브랜드 중 1위를 다투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아웃도어 의류에 밀리긴 마찬가지다. 매장을 찾은 고객의 선택을 받는 건 일반 점퍼 스타일이 아닌, 방수나 방풍기능을 더한 아웃도어룩이다.
나이키 매장의 한 직원은 “겨울 시즌에는 같은 점퍼가 있어도 아웃도어룩을 더 많이 찾는다”며 “디자인적으로도 아웃도어룩이 유행하다보니 보다 견고한 디자인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탓인지 나이키나 아디다스는 아웃도어라인을 따로 판매하고 있다. 나이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시장이 크지 않지만 ‘6.0 액션스포츠 웨어’라는 아웃도어라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디다스 역시 ‘아디다스 테렉스’라는 아웃도어라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