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아디다스가 부동의 1위 나이키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스포츠 의류라는 한계를 깨고 캐쥬얼 의류 수요까지 잡은 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아디다스의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늘었다”며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는 15% 늘었다”고 보도했다. 계열사 리복이 2억7200만유로(약 1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악조건에서 나온 성과다.
중국 내 스포츠 의류 산업 부동의 1위는 나이키였다. 그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아디다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1.2%. 나이키의 12.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추세도 나이키에 불리하다. 나이키는 지난해 11월 30일로 끝난 회계연도 매출에서 전년보다 12% 하락을 기록했다.
아디다스의 질주 비결은 브랜드의 한계를 깼기 때문이다. 운동화와 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넘어 청소년과 캐쥬얼 수요를 공략한 결과다. 아디다스는 최근 스웨덴 패션회사 H&M과 스페인 자라의 디자이너들을 영입했다. H&M과 자라는 유행에 빠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들. 그만큼 아디다스가 멋에 신경쓰고 있다는 증거라고 WSJ는 전했다.
한 중국 소비자는 WSJ에 “아디다스는 다른 브랜드보다 더 젊고, 새롭고, 세련됐다”며 “석 달에 한 번씩 1000위안(약 16만원) 정도를 아디다스 제품을 사는 데 쓴다”고 했다.
그동안 획일화했던 직영점들을 차별화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가령 중국 중부 우한시 시내의 경우 예전에는 매장 5곳에서 똑같은 제품을 팔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매장마다 특징을 부여했다. 한 곳은 청소년을 겨냥했고, 다른 곳은 농구용품 등 특정 수요에 맞추게 해다. 결과는 전년 대비 80% 매출 신장. 대성공이었다.
그 사이 나이키는 뭘 했나. 나이키 경영진들은 지난해 상하이에 초대형 본부를 건설하는 등 사업이 외형적 확장에 몰두하다가 재고를 처리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