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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데스크] 한국판 나이키가 나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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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스포츠 용품계의 `지존`으로 불리는 나이키. 그러나 시작은 미약했다.

나이키 공동 창업자인 필 나이트는 오리건대학 육상부
선수였고, 빌 보워먼은 나이트의 코치였다. 비즈니스맨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 뜻에 따라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한 나이트는 창업론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육상과 사업을 연계한 비즈니스를 꿈꿨다고 한다.

졸업 후 나이트는 1964년 보워먼과 각각 500달러씩을
출자해 나이키의 전신인 `블루 리본 스포츠(BRS)`라는 회사를 차린다. 창업 초기 일본 러닝화를 수입해 조그만 승합차에 싣고 다니며 팔았지만
첫해 매출은 8000달러, 이익은 250달러에 불과했다.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한 나이트와 보워먼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무게를 줄인 러닝화를 직접
개발했고, 그리스 신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비롯된 나이키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재밌는 사실은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나이키 로고를 1971년 당시 캐럴린 데이비슨이라는 대학원생이 불과 35달러를 받고 만들었다는 점이다. 행상으로 출발한
나이키는 2011년 기준 240억달러(약 26조원)의 매출에 고용인원만 3만명인 글로벌 스포츠 용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이키의
성공에는 물론 혁신적인 디자인과 함께 `Just Do It`으로 대변되는 나이키만의 기발한 광고 마케팅 전략도 큰 몫을 했지만, 성장산업인
스포츠 용품을 비즈니스 테마로 잡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웰빙 바람을 타고 스포츠 용품 시장은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에도
꾸준히 성장했으며, 2017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2660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 용품은
유망산업이지만, 스포츠 용품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는 한없이 초라하기만 하다.

동ㆍ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F1 등 세계 5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유치했고,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종합 5위에 오른 스포츠 강국인 데도 말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 용품 시장 규모는 해마다 크게 늘어 5조6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수입제품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여자골프
실력은 세계 최강이지만 변변한 글로벌 브랜드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토종
스포츠 브랜드인 낫소가 만드는 축구공과 테니스공, 배구공은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다. 이 회사가 만든 테니스공은 1988년
서울올림픽 공인구로 사용됐고,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도 공식 사용구로 채택된 적이 있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컬러 골프볼
볼빅은 외국산 브랜드가 판치는 골프볼 시장에서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미국 프로농구(NBA)의 공식 사용구 스팔딩은 스타스포츠가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한 스타 농구공이다.

이처럼 품질은 뒤질 게 없지만 문제는 자본과 브랜드력이다. 매출 1000억원을
넘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 기업이 영세한 데다 브랜드력마저 떨어지기 때문에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공세에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술은 좋은데 마케팅 능력이 떨어져 고전하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닮은꼴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괜찮은 기술력을
가진 스포츠 용품업체들에 100가지가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지원 제도를 적용하면 어떨까. 펀딩과 함께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자금 지원, 외국시장 개척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국정 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이고, 창조경제의 큰 축은 중소기업이다. 창조적인 스포츠 용품 기업을 골라 잘만 키우면 우리도 나이키 같은 기업이 안 나오리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김연아와 박태환을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로 키워냈듯, 이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지원과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순기 스포츠레저부장 sunk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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