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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화’ 이랜드·오리온’, 성공DNA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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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중국 상하이의 핵심 상권인 푸둥지역에 위치한 빠바이반백화점. 이 백화점의 패션관련층에는 한국인의 눈에 익숙한 브랜드들이 빠지지 않고 자리잡고 있다. 중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랜드의 패션브랜드들이다. 상하이 백화점들 중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빠바이반백화점에 있는 이랜드의 패션브랜드는 15개다. 그것도 백화점 구석이 아닌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해 있다. 중국에서 이랜드의 위상이 엿보인다.

중국의 한 대형마트에 들어서면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제과제품인 ‘초코파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인 오리온의 제품인지 한눈에 알기 어렵다. 제품명이 중국어로 돼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정'(情) 대신 ‘인'(仁)이 쓰여 있다. 중국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의 성공신화를 만든 비결이다.

인구 13억명이 넘는 중국이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이야기는 오래된 이야기다. 많은 기업들이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중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만만하지 않았다. 중국으로 나갔던 기업 중 성공한 기업들은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 선두를 달리던 대기업들도 손익분기점에 오르기조차 쉽지 않았고, 일부 기업들은 중국진출이 독이 돼 회사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랜드와 오리온은 달랐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후 승승장구하면서 현지 기업들보다 더 잘 나가고 있는 것이다.

1994년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한 이랜드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1997년 매출이 25억원, 매장수 28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2012년에는 매출 2조원, 매장수 6000개의 성과를 거뒀다. 15년만에 매출기준으로 400배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오리온 역시 지난해 중국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한지 20년만의 성과다. 국내 식품업체 중에서는 처음이기도 하다.

이 두 회사의 성공 비결은 ‘시장조사를 통한 선점’,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은 장기 투자’ 그리고 ‘철저한 현지화’ 등이다. 이들은 뻔한 이야기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는 너도나도 열심히 하지만 들어가야 할 때 과감하게 들어가는 결단성을 갖기가 어렵다. 또 초기에 매출이 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기도 쉽지 않다. 아울러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시장으로만, 즉 물건을 팔아야하는 대상으로만 봤기 때문에 실패했다.

최종양 이랜드그룹 중국사업부 법인장은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덤볐다면 예상치 못한 고전으로 지금의 성공을 이루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국은 지역마다 색깔이 확연한 만큼 어느 곳보다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요구 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실제로 그가 부임전 중국관련 서적 100권을 독파하고, 부임 후에는 기차로 6개월간 중국전역을 순회한 일화는 지금도 중국에 새로 부임하는 경영진에 이랜드그룹의 문화로 계승되고 있다.

또 이랜드 중국법인은 100% 직영체제다. 게다가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 입점 원칙을 중국진출 이후 내내 고수해오고 있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초기에도 꾸준한 투자를 지속하며 2~3년 단위의 리뉴얼을 감행했고, 성급한 매장의 확산도 자제하며 장기적인 비전과 확대를 꾀했다. 이는 브랜드 가치와 백화점 유통망 확보라는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때문이었고, 그 기대는 정확했다.

오리온그룹 중국 매출 추이© News1

오리온 역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했다. 특히 까다로운 중국 시장에서 판매대금 회수가 어렵거나 반품이 증가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외상(어음) 거래를 통한 단기적인 매출 확대에 연연하지 않고 거래처와의 끈질긴 협상 끝에 현금 결제를 정착시켰다.

이는 현지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로, 오리온 제품이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판매 회전율이 매우 높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다른 중국 진출 업체들이 여러 제품들을 동시에 선보였던 것과 달리, 오리온은 하나의 제품이 성공하면 다른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다 확실한 길을 걷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현지화’ 역시 가장 큰 성공비결로 꼽았다. 오리온 역시 초코파이 브랜드를 ‘하오리여우(好麗友, 좋은 친구) 파이’로 변경하고, 제품 컨셉트도 ‘정'(情)에서 ‘인'(仁)으로 바꿔 중국인들조차 오리온을 중국 회사로 알 정도로 현지화에 충실했다. 현지 주재원들 역시 단기 체류가 아닌 평균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최고 수준의 중국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랜드 역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파악하고 분석해 우리나라와 동일한 디자인 대신 현지 적응화 전략을 택했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중국 문화의 특성을 활용, 매장의 로고 색상을 빨간색으로 선택했고, 중국 고객들의 친밀도를 감안해 ‘이리엔'(衣戀)이라는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명칭으로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모든 직원들이 현지인들과 똑같이 먹고 자고 생활했다. 심지어는 자녀들도 모두 인민학교에 보냈다. 이러자 처음에는 믿지 않던 중국인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이랜드측은 설명했다. 또 중국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 중국에서 가장 사회환원을 많이 하는 기업을 표방하면서 펼친 납세와 사회공헌활동 역시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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