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에잇세컨즈, 탑텐, 미쏘>
하는 대형 매장의 확산, 백화점 권력의 위기, 가격 민감도 상승 등 긍정과 부정의 엇갈리는 견해 속에서 로컬 SPA가 글로벌 브랜드와 대등한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다.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로컬 SPA는 지역 브랜드라는 한계성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글로벌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로컬 SPA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면서 지역 브랜드의 글로벌화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런칭 이후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개미플러스유통(대표
김진면) ‘에잇세컨즈’는 해외시장 진출 여부에 유독 업계의 관심이 모아져 왔다. 디렉터의 디자인 감각 못지 않게 가격대비 품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와 업계 평가가 모두 긍정적이어서 유통 확장이나 해외 진출 시 품질 유지가 가능할지 여부 또한 큰 관심사이기도 했다.
초기
글로벌을 전제로 한 런칭이었음에도 내부적으로 물량과 품질을 이유로 상당부분 국내에서 진행해온 생산을 해외로 돌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진출 시기
조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도 중국시장 진출을 확정 짓고 내수시장 안착 속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랜드그룹(대표 박성수)은 SPA체제로 전환한 이후 해외시장 진출에 얼마만큼 속도를 낼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돼왔다. 이랜드그룹은
디자인에 취약한 반면 생산 소싱력에서는 탁월한 인프라를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시장의 유통 노하우가 더해지면 외형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3월 일본에 이어 4월 중국에 매장을 개설한 ‘미쏘’는 SPA를 전면에 내세우며 출범한 이랜드그룹의 첫
여성복 브랜드라는 점에서 유독 관심이 모아졌다. 더욱이 디자인에 대한 업계 평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SPA 격전지인 일본에 진출함으로써 업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캐주얼에 기반을 둔 첫 SPA라는 점에서 여성복 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은 신성통상(대표 염태순) ‘탑텐’은
지난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내 매장 오픈 계획을 밝혀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탑텐’은 접근성이 좋은
가격과 디자인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 한국형 ‘유니클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감성적 측면에서 ‘유니클로’와 확연히 차별돼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세 브랜드는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배경 덕분에 사업 확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 강력한 경쟁 우위 요소로 꼽히고 있다. SPA는 유통이나 상품 운영에 있어서 자금력이 성장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 세
브랜드들이 발표하는 사업 방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단, ‘에잇세컨즈’는 대기업의 속성상 생산 소싱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으며, 이랜드는 지나치리만큼 디자인에 대한 부분을 경시하는 듯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미쏘’의 한계치가
너무 극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탑텐’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상품 접근방식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단순함이 브랜드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으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며 “식상하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의 시각에 대해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SPA에 대해 완벽함 내지는 완벽에 가까운 가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현재 글로벌 SPA 역시 디자인과 품질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브랜드들이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가격이 이러한
부정적 요소들을 무마시키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납득할만한 수준을 유지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SPA 시장은 글로컬
브랜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타깃 별로 세분화된 브랜드를 제외하고 ‘자라’, ‘마시모듀티’ 등 총 8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인디텍스사는 스페인에서, ‘H&M’, ‘칩먼데이’ 등 6개 브랜드를 전개하는 H&M그룹은 스웨덴에서 출발한 전형적인 글로컬
기업이다. 특히 인디텍스는 유럽의 생산기지이기도 했던 국가 인프라가 중요한 성장 기반이 되는 등 로컬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성장한 대표 기업이다.
SPA는 디자인과 생산 소싱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는 지역적 기반이 요구되고 있어 한국은 아시아권 국가 중 SPA 브랜딩이 가능한
최적지로 꼽혀왔다.
따라서 중국을 거점으로 한 동남아시아지역에서의 유통 확장은 예상보다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
SPA의 운영 시스템의 빠른 구축과 함께 진출 지역마다 이 같은 규격화된 전략을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미쏘, 탑텐 홈페이지, 에잇세컨즈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