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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보험, 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주요 부동산 투자자산으로 오피스빌딩 대신 물류센터가 뜨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오피스빌딩의 기대수익률이 5%대로 하락하고 공실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대안투자로 상대적으로 고수익이 가능한 물류센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우량 임차인을 보유한 물류센터는 매물이 많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의 인수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28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에 위치한 세계적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의 물류센터가 외국계 운용사인 A자산운용에 매각된다. 벤처캐피탈업체 화인파트너스가 보유한 이 물류센터는 2009년부터 아디다스가 임대, 국내 제품유통을 위한 거점으로 이용해왔다.
화인파트너스는 최근 M증권사를 통해 물류창고 매각을 추진했고 10곳 넘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인수경쟁을 벌인 끝에 A자산운용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격은 650억원가량으로, 아디다스가 앞으로 10년간 마스터리스(Master Lease·책임임차)를 하는 조건이다.
지난 5월에는 홈플러스가 경기 안성의 공산품 물류센터를 하나다올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이 물류센터 매각에도 다수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였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하나다올자산운용이 최종 인수했다. 매각가격은 1400억원으로 홈플러스가 매각 후 15년간 재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초에는 KTB자산운용이 경기 안성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선식품 물류센터인 홈플러스의 ‘신선물류서비스센터’를 937억원에 인수했다.
이 역시 홈플러스가 10년간 재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매각됐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하나다올자산운용이 CJ그룹의 충남 옥천과 청원, 경북 경산에 위치한 물류센터 3곳을 610억원가량에 일괄 인수했다. 같은해 8월에는 화도디씨CR리츠가 SIG개발의 경기 남양주 화도물류센터를 855억원에 사들였다.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물류센터가 부동산 투자자산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주요 투자처였던 오피스빌딩이 과잉공급 현상으로 기대수익률은 떨어진 반면 공실 우려는 높아져서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0.7%포인트 오른 6.9%로 3분기 연속 상승했다. 경기부진으로 오피스빌딩 수요는 감소한 데 반해 잇따른 오피스빌딩 신축으로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서울 주요지역 오피스빌딩의 기대수익률은 6~7%대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저금리에 따른 인수경쟁으로 5%대까지 낮아졌다”며 “더욱이 경기부진에 다른 수요감소와 과잉공급 우려가 커져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핵심 오피스빌딩이 아니면 기관들이 투자를 꺼린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물류센터는 기대수익률이 7% 후반대로 오피스빌딩보다 1%포인트 이상 높고 자산관리도 수월해 부동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디다스의 경기 평택 물류센터의 경우 기대수익률이 연 7.5% 이상”이라며 “국내 물류센터는 대기업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투자물건이 적은 데다 우량 임차인을 찾기도 힘들어 이를 충족하는 매물이 나오면 인수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