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시장이 난관에 봉착했다. 꾸준한 성장을 구가하던 스포츠 시장이 대책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매출 하락폭도 심각한 수준이다. 상당수의 브랜드들이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쯤되면 해법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은 슈즈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기인한다. 작년부터 러닝화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이에 대한 대체 아이템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스포츠 메이커들의 슈즈 전개 현황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향후 슈즈 시장에 대해 전망해본다.
클래식 무드, 러닝화 수요 하락
몇 년 전까지 스포츠 시장은 러닝화, 워킹화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러닝화 수요가 급감하면서 매출이 크게 위축됐다. 더욱 큰 문제는 이를 대체할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브랜드에서 작년부터 스웨이드와 헤리티지 등 차별화 아이이템을 출시, 반전을 꾀했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금도 많은 스포츠 메이커들이 러닝화를 이을 수 있는 키 아이템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아이템이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들은 다양한 아이템을 출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히트 아이템을 만들지 못한 채 아이템 수만 증가시켜 효율마저 떨어뜨리는 악순화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가히 슈즈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무방해 보일 정도다.
이 같은 슈즈 시장의 변화는 패션 트렌드 흐름과 무관치 않다. 최근 클래식이 패션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슈즈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슈즈 시장에서도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캐주얼하면서도 깔끔한 스타일의 의류가 선호되면서 신발도 자연스럽게 클래식화나 에스빠뜨류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스포츠 시장에서는 이 새로운 트렌드를 받쳐줄 분명한 아이템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위기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하고 러닝화 수요마저 하락하며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스포츠 슈즈, 퍼포먼스와 라이프스타일이 주도
스포츠 메이커들은 이 같은 시장의 위기를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법은 제각각이다. 일부는 퍼포먼스 라인을 더욱 강화해 스포츠 오리지널리티를 확고히하고 있으며 일부는 클래식이나 라이프스타일 등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여전히 러닝화를 포함한 퍼포먼스 라인의 비중이 높다. 전반적인 슈즈 트렌드가 변화한다고 해도 스포츠 오리지널리티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최근 캐주얼 슈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에스빠뜨류나 보트슈즈와 같이 스포츠 영역을 벗어난 아이템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라인을 다각화한다고 해도 전통적인 스포츠 클래식이나 헤리티지, 아웃도어 트렌드를 반영한 라인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스포츠 메이커들의 올해 슈즈 전개 현황을 보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별로 보면 ‘뉴발란스’는 퍼포먼스 42%, 클래식 38%, 기타 20%의 비중으로 슈즈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퍼포먼스 라인과 헤리티지의 클래식 라인이 전체 상품의 80%를 차지하는데 이 두 라인은 대부분 러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머지는 계절 상품과 아동화 라인이 차지하고 있다.
‘데상트’는 퍼포먼스 55%, 라이프스타일 35%, 클래식 10%로 상품이 구성된다. 퍼포먼스는 러닝과 트레일러닝에 국한되며 클래식은 부츠와 스니커즈류, 클래식은 사이클 카테고리의 로우컷을 메인 아이템으로 한다. ‘르까프’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러닝화와 워킹화 등 퍼포먼스가 45%, 학생화와 컴포트 슈즈 등 라이프스타일이 20%, 기타 샌들과 키즈 라인이 35%로 구성되며 ‘카파’도 퍼포먼스 75%, 라이프스타일 15%, 클래식 10%며 ‘이엑스알’은 퍼포먼스 37%, 라이프스타일 14%, 클래식 1%, 기타 48%의 비중으로 전개된다. 특히 ‘이엑스알’은 키즈 비중이 워낙 높아 기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