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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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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월드컵 4강 신화, 소치 동계올림픽의 감동, LPGA투어 세계 랭킹 1위 등 우리나라 스포츠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한 성과를 내며 스포츠 강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스포츠 브랜드만 놓고 보면 국내 브랜드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국에는 왜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같은 글로벌 스포츠기업이 없을까?’라는 의문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스포츠산업계에서도 이 같은 고민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펼쳐졌다. 지난 20일 코엑스에서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육성 과제와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포럼이 진행됐다. 이 포럼에서 열띤 토론을 벌인 국내 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을 담아 정리했다.

[스포츠Q 신석주 기자] 스포츠산업이 마케팅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요즘은 ‘가짜라도 브랜드가 좋은 시대’라고 불릴 만큼 브랜드의 가치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에는 대표할 만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없는 것이 현실. 최근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장이 펼쳐져 화제가 됐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는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 제77회 2014 한국스포츠산업 포럼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전 세계적인 브랜드는 왜 한국에 없을까?’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포럼에서는 정성식 휠라코리아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황인선 KT&G 미래기획팀 팀장, 박성배 미국 곤자가 대학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M&A처럼 현실적인 해결책부터 브랜드 문화 창출을 논하는 고차원적인 부분까지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로 가는 초석은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 황인선 KT&G 미래기획팀장은 ‘스포츠 브랜드와 문화혁신’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국내 기업들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한국스포츠산업협회]

◆ M&A를 통해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자

휠라, 타이틀리스트 등은 유럽에서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한국이 경영권을 가진 그룹이다. 이들은 M&A를 통해 전 세계에서 알려진 브랜드를 인수해 한 단계 더 성장시킨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위한 7가지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정성식 휠라 코리아 수석 부사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해 경영하는 방식이 업계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정 부사장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한국은 후발주자이고 국내시장도 협소하다. 그리고 문화적 전략 관점이 미흡하고 스토리텔링도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한국에서도 프로스펙스, 르까프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해외 무대까지 성장하지 못한 데는 투자규모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정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프로스펙스는 국내에서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모든 것을 다 소화하려 했다. 비용이 많이 발생할뿐더러 성장 속도가 더뎌 성공하기 쉽지 않아 규모를 확대하다 보면 경제적인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이어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좋은 씨앗을 땅에 심었지만 뿌리가 내리기도 전에 뽑혀 버린 안타까운 케이스다”라고 묘사했다.

정 부사장은 “유럽에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지만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브랜드들이 아직 남아 있다. 그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잘 선별해 적절한 비용을 투자해 경영한다면 국내의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라


세계적인 상품이 비단 스포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의류, 담배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해외 상표가 먼저 떠오른다. 이는 왜 그럴까? 황인선 KT&G 미래기획팀 팀장은 시야를 산업적인 측면이 아닌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상품 가치에 대해 황인선 팀장은 “글로벌 브랜드는 문화를 선도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가치 브랜드에 너무 소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많은 물건을 파는 기업이 전 세계적인 상품일까?”라고 반문하면서 “그 기준이라면 중국의 대다수 기업은 이미 글로벌 브랜드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글로벌 브랜드라 분류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역사와 전통, 문화적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황 팀장은 또 “스포츠는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포츠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감성을 움직이는 차원에서 마케팅이 성장해야 한다. 어떤 브랜드가 스포츠에 긴밀하고 밀접하게 다가가서 소비자의 마음을 흔드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가장 중요한 가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브랜드는 다양한 문화에 있는 사람들이 같은 가치로 문화와 이념, 가치를 공유하는 것으로 예전에 활용했던 가치를 지금 다시 끄집어내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 나이키는 26일 ‘에어맥스 데이’ 기념 한정판 모델인 ‘에어맥스1 에어맥스 데이’를 출시한다. 이는 지난 27년간 쌓아 온 나이키만의 문화적 유산을 기념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글로벌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사진은 에어맥스의 기념 한정판 모델인 에어맥스1 에어맥스 데이. [사진=뉴시스]

대표적인 예로 나이키의 ‘저스트두잇(Just do it)’과 아디다스의 임파서블 이즈 낫띵(impossible is nothing)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 세계적인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다.

황 팀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편익을 제공하는 기술 마케팅에 치중했다. 그래서 첫 번째(First)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하면서 “해외 유명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큰 마케팅이 필요하다. 이는 브랜드와 이념이 결합해 문화를 공략하는 ‘유일함(ONLY ONE)’을 꿈꾸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다”라고 콕 집어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연예인을 활용한 후광을 입으려는 마케팅 성향이 강한데, 이는 오히려 브랜드의 이미지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얻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중근 아디다스 코리아 부서장은 “과거 코카콜라는 절대 연예인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제품으로 경쟁해 코카콜라의 이미지만을 부각한 것이다. 여기에는 하나의 브랜드인 제품을 능가하는 요소를 절대 섞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중근 부서장은 여기에는 ‘혁신’이 바탕이 돼야 하며 혁신은 오랜 시간을 두고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제품과 현재를 비교해봤을 때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키는 처음 에어조던 농구화를 출시했을 때 많은 이들에게 신기함을 제시했다”고 설명하며 “이후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정책에 힘쓰면서 제품의 혁신으로 차별화를 시도했고 매출 증가를 이뤄냈고 현재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 제77회 한국스포츠산업포럼은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 및 스포츠강소기업을 지원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사진제공=한국스포츠산업협회]

◆ ‘젊은 공감, 세계적인 마인드’ 기업 마인드를 바꿔라


세계적인 브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전 세계 중심의 기업 경영도 필수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기업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성식 부사장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매니지먼트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언어는 물론 기본, 문화 및 비즈니스를 포함한 세계적인 감각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산업 분야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재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또한 기업 마인드도 젊은 감각을 포용할 수 있도록 더욱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박중근 부서장은 “국내 스포츠 회사에 다닌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가장 차이점은 바로 의사결정 과정이다. 현장과 소비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계 회사는 신입사원 의견조차도 경청하고 좋은 의견은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그 나라의 실무 담당자들이 각 나라의 의견을 가장 잘 안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이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면 실무자들에게 자부심도 생기고 일할 맛이 날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젊고 신선한 생각들이 조직에 넘쳐난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들이 제품에 반영돼 보다 나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재후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지 못하느냐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포럼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지향하던 바가 해외 브랜드들의 그것과 달랐다는 점을 알게 됐다. 가술보다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세계적 상표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던가. 후발주자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고민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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