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포츠용품기업인 나이키가 달러 강세에 발목을 잡혔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깜짝실적을 내놨지만 해외 매출과 신규 수주액 측면에서 달러 강세의 역풍을 맞았다.
미국 오리건 주 비버턴에 본사를 둔 나이키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2월 말로 끝난 2015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7억9100만달러, 주당 89센트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27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주당순이익(EPS) 예상치인 84센트를 웃돈 결과다.
나이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75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76억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나이키 중국 사업부의 실적은 그간의 부진을 딛고 회복되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선수용 신발과 의류를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는 트렌드가 이어져 북미 등 시장이 성숙한 곳에서 판매량을 늘렸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나이키의 해외 매출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일례로 나이키의 전 분기 유럽 시장 매출액 증가율은 10%였는데 달러화 강세·유로화 약세라는 환율 변동 효과를 반영하지 않으면 21% 수준이 된다.
이달부터 오는 7월까지 나이키의 선수용 신발과 의류 신규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이는 지난 회계연도 3분기 신규 수주액 증가율(7%)와 전기 증가율(7%)을 모두 밑돈 것이다. 이달부터 오는7월까지 환율 변동 효과를 제외한 수주액 증가율은 11%로 나타났다.
돈 블레어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음 회계연도에 달러 강세가 매출, 영업이익, 순익에 모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밝혔다. 나이키의 매출액 증가율은 다음 회계연도에 한 자릿수 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PS 증가율은 가장 호조를 보일 경우 낮은 한 자릿수 대가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매출액과 EPS 증가율 예상치를 각각 7.5%, 13%로 내놨었다.
마크 파커 나이키 최고경영자(CEO) 역시 같은 자리에서 “환율 역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며 “이는 현재 사업운영을 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직면한 것이며 나이키는 (환율 변동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