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 의류·용품 전문 브랜드 언더아머가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 언더아머는 기능성 스포츠 의류와 용품 분야에서 각광받으며, 이 분야 기업가치평가(Enterprise Value)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에 이어 2위로 급부상한 업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언더아머 본사가 한국 지사를 세우고 내년 봄·여름 시즌 상품부터 직접 한국 내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그동안 언더아머의 한국 내 수입 및 유통은 효성 계열사인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이 맡아왔다.
국내에서 언더아머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사진)이 공식석상에 나왔을 때 입은 옷으로 유명해졌으며 특히 골프웨어 분야에서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직영점 2곳과 백화점, 아웃렛 등에 50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명성에 비하면 국내 판매 실적은 지지부진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언더아머가 한국 내 사업전개 방식을 직접 진출로 바꾼 것도 글로벌 성장세에 못 미치는 국내 실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언더아머는 직접 진출을 결정하면서 수입 방식도 바꾼다. 언더아머 일본 지사에서 제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에서 미국 본사로부터 직접 소싱해와 판매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이에 따라 제품 라인업도 다양해지고, 본사가 직접 개입하는 만큼 공급도 훨씬 더 원활해질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관리나 재무, 마케팅 등을 언더아머 본사 지휘하에 한국 지사가 하게 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훨씬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동안 언더아머를 들여왔던 갤럭시아코퍼레이션 인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영업 부문은 갤럭시아코퍼레이션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케빈 플랭크가 세운 스포츠 브랜드인 언더아머는 나이키나 아디다스보다 한참 후발 주자지만 2010년 이후 스포츠 업계에서 가장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다. 창업자이자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플랭크는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자신의 운동 경험을 살려 입었을 때 땀을 흘려도 몸에 붙지 않는 특수 원단을 개발해 내놓은 것이 언더아머다.
지난해 창업 19년 만에 매출 40억달러(약 4조4700억원)를 올리며 기능성 스포츠 용품 분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골프선수 조던 스피스와 세계적인 슈퍼모델 지젤 번천을 아내로 둔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스타 톰 브래디 등이 언더아머의 후원을 받으며 활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언더아머가 본사의 힘을 업고 직접 진출하면서 훨씬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광범위한 영업망을 갖출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도 나이키나 아디다스, 리복 등 전통 스포츠 브랜드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