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열풍… 나이키 단축 마라톤 76분만에 신청 마감

‘1시간 만에 3만명 마감.’

소셜 커머스에 뜬 ‘대박’ 상품도, 프로야구 빅 매치 매진 기록도 아니다. 한 단축 마라톤 대회의 경이적인 신청 마감 기록이다.

 

나이키가 오는 10월23일(서울 광화문 광장-여의도 공원) 개최하는 ‘위 런 서울(WE RUN SEOUL) 10K’는 지난 19일 신청 개시 1시간16분 만에 선착순 참가자 3만명이 모두 채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참가자는 “친구 6명이 함께 뛰려고 했는데 3명이 미처 신청을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2008년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지난해 일주일 걸렸던 신청 마감이 올해는 놀랄 만큼 앞당겨졌다. 42.195㎞의 정식 마라톤이 아닌 10㎞ 단축 마라톤이긴 하지만 달리기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이키 관계자는 22일 “매 시즌 러닝화를 출시하는데 단축 마라톤 대회를 시작한 2008년부터는 모든 모델이 출시 일주일 만에 완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발판으로 비슷한 콘텐츠의 단축 마라톤 대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평소퇴근 후 또는 방과 후 달리던 습관으로 대회에 참가하고 대회에서 느낀 재미를 잊지 못해 달리기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6월 뉴발란스가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처음 개최한 ‘NB 레이스’에는 5,000명이 참가했고 아디다스가 주최하는 대회에도 매년 1만명 이상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미즈노도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 방문자 중 추첨으로 20명을 선발해 10월30일 열리는 오사카 무지개 마라톤 대회의 챌린지코스(8.8㎞)에 참가할 기회를 준다.

위 런 서울 대회 관계자는 “20대 신청자가 많고 특히 여성 신청자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여성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회가 젊은 층과 여성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러닝 축제’를 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6월 ‘NB 레이스’에서는 이적ㆍ십센치(10㎝) 등 가수들이 레이스 틈틈이 공연을 펼쳤고 ‘위 런 서울’도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참가와 콘서트 뒤풀이로 입소문이 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러닝화 외에 별다른 장비가 필요 없고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낮은 진입 장벽이 러닝 신드롬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스포츠 용품 업체들의 열띤 프로모션 경쟁도 한몫했다.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혼자 뛰는 것보다 대회에 출전해 경쟁하면 더욱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며 “러닝 열풍은 바람직한 현상인 만큼 연맹에서도 일반인들이 5~10㎞를 뛸 때 어느 정도의 기록에 도전하면 좋을지를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한다든가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그러나 “대회가 이벤트성으로만 치우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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