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재고 관리에 빨간불…재무건전성 급속히 악화

경기 얼어붙고 수요 예측도 실패
재고자산 구성비 및 회전률 추락
올 3분기까지 패션기업들은 의류 판매 부진으로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에 상장된 20개 패션업체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평균 재고자산 회전율과 재고자산 구성비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가 부진하면서 총 자산대비 재고자산은 많아지고 회전율은 떨어진 것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연간 매출액을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회전율이 높으면 자본수익률이 높아지고 매입채무가 감소되며, 상품의 재고손실을 막을 수 있어 기업 측에 유리하다.

재고자산 구성비는 반대개념이다. 이 비중이 높으면 제품이 팔리지 않아 그만큼 재고가 쌓인 것을 의미한다. 이들 기업 실적을 단순 평균하면 올 3분기 재고자산 구성비는 33.3%로 전년보다 3.4%포인트 늘었고 2018년과 비교해도 2.3%포인트 늘었다. 재고 회전율도 평균 1.8회로 지난 2년간 평균 2.6회를 하회하는 수치로 판매 둔화가 확연해졌다.      

올해는 과생산을 줄여 재고자산 구성비가 줄어든 업체도 있었지만 20개 중 15개 업체가 늘어 재고가 많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여파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복종 중 하나인 여성복 전문 업체(대현, 한섬, 인디에프, 신세계톰보이, 패션플랫폼)는 지표 악화가 뚜렷했다. 20개 상장패션기업 중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원만이 최근 3개년 간 3분기 지표에서 올해 오히려 나아지는 건전한 수치를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년대비 재고 구성비는 소폭 올랐으나 재고 자산 회전율이 지난해 2.64에서 올해 3.37회로 높아졌다. 자사몰 SI 빌리지 연동으로 국내외 보유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에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원 또한 전년대비 재고자산회전율이 3.2회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재고자산 구성비도 전년보다 6.1%포인트 줄었다. 신원측은 당해 연도 생산 제품 판매의 적중률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종전 무분별한 선 기획과 과잉 생산을 줄이고 적중률 향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생산에 대한 리오더나 스팟 등 외부변수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반응 생산 증가로 재고 건전성이 좋아졌다.

또 자사몰을 통한 온라인 판매를 늘리기 위한 판매, 영업정책을 늘려 많은 부분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온라인 태생 브랜드로 상장기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배럴과 올해 7월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마친 더네이쳐홀딩스는 3분기 재고자산평가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지표를 보였다.  

워터스포츠웨어 래시가드 사업으로 시장 입지를 마련한 배럴은 올해 상품 회전율과 재고자산 구성비가 올 들어 급격하게 악화됐다. 재고자산 구성비는 36.3%로 전년보다 16.1%포인트 증가했고 회전율은 4배 이상 둔화됐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54억으로 처음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 여파로 워터스포츠웨어에 대한 판매가 부진했고 수요 예측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친 더네이처홀딩스도 재고자산 평가에 대한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성장률은 꾸준하나 신규 런칭한 NFL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생산이 늘면서 재고자산이 늘고 회전율은 떨어졌다.  

업계는 판매 채널과 공급이 넘치는 가운데 재고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매출로 전환시키기 위한 기획과 브랜딩, 마케팅, 영업 전략을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되는지에 고민이 깊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품을 만들어 영업망 확보하고 출고하면 어느 정도 매출을 일으키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상품 본질은 기본이고 고객 접점을 찾기 위한 이미지, 영상 작업과 뉴미디어를 활용한 꾸준한 릴리즈 등 마케팅, 브랜딩에 쏟아부어야 하는 리소스가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패션 트렌드가 급속히 변하면서 재고 자산에 대한 가치도 덩달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속도와 가격이 현 구매 결정요소에 가장 큰 요인인 만큼 정확한 수요 예측과 시의적절한 판매로 빠른 재고 소진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출처 :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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