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Book Review |성공한 개인 기업들의 경영비밀

Book Review |성공한 개인 기업들의 경영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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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성장하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고, 탁월한 비전을 가지고 훌륭한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음을 이들 회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 저자는 현대경제의 불안과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면,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통찰력’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


차량용 후진 경보음 발생기 및 황색 경고등 제조회사인 ECCO의 직원 미셸 하워드는 31세의 젊은 나이지만 ECCO에서 9년 째 일하고 있다. 미셸은 고객 서비스 부서에서 일하며 열정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사랑한다.

“전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바쁘게 일합니다. 제 일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인데, 그걸 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리는) 해당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ECCO의 각 부서의 다른 직원들도 미셸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로 항상 업무에 창의성을 발휘하려고 애를 쓴다.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즐겁게 일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이 회사가 종업원지주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그 한 이유이다. 이 회사는 지분의 약 58%를 직원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매우 간단하다. 회사의 비전을 이해하고 자신들이 회사의 소유주라고 느끼고, 회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ECCO처럼 작지만 알찬 기업, 소위 상장이라는 레버리지도 하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 안정적인 성장과 더불어 직원 만족도, 애사심, 업무 프로세스 개선, 참여도, 비전 공유, 친밀감 등 모든 분야에서 대기업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사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스몰 자이언츠 (Small Giants)》는 최근 미국의 신흥 비즈니스 세력으로 떠오른 14개 비상장 개인기업들의 경영 비밀을 재미있게 풀어헤친 책이다.

유력한 경제전문지 〈인크(Inc.)〉의 편집위원인 저자 보 벌링엄은 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이들이 가진 고유의 경영 방식을 관찰하고, 면밀한 인터뷰와 취재를 통해 각각의 회사가 지닌 ‘마법의 힘’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말한 ECCO를 포함하여 전통 미국식 소형 맥주 양조장회사인 ‘앵커 브루잉’, 미국 최고의 기록 보관 서비스회사 ‘시티스토리지’, 유기농 에너지 바 및 영양식품 제조회사 ‘클리프바’, 직원 보상 프로그램 및 상패회사 ‘O. C. 태너’, 랩톱 컴퓨터의 힌지(경첩)와 같은 동작조절 제품 디자인 및 제조회사 ‘레엘 프리시전 매뉴팩처링’ 등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작은 거인들이다.

업종과 규모가 제각각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무한성장이라는 압박을 과감히 뿌리쳤다. 그 대신 독자적인 탁월한 경영방침과 원칙을 구축해 나갔다.

즉, ‘규모(성장)’ 대신 ‘탁월함(비전)’을 경영의 제1목표이자 원리로 두고 있다는 점이 이들 기업을 한데 묶는 강력한 카테고리다. 이들이 무한성장이라는 목표를 포기하고 대신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 ‘훌륭한 일터를 만드는 것’,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 등을 더 중요한 목표로 삼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외부 자본을 영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혹은 합병이나 인수를 두려워했기 때문에 이러한 목표를 정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높은 품질과 성과로 인해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들에 군침을 흘렸고 많은 유혹의 손길을 뻗어왔다.

증자나 사업 지역 다변화 등 다양한 성장의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순간마다 사업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잊지 않았다.

그것은 구성원이 힘을 합쳐 ‘지혜롭고 멋진 비전을 구현하는 것’! 사업을 더 크게 키우고 확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목표들을 추구하는 데 노력한 것이다.

물론 이들 또한 무한성장과 적절한 규모의 내실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확고한 의지로 고유의 방식을 실천해 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상장과 비상장의 갈림길에서도 끝까지 비상장 개인회사로 남기로 결정한 것. 이것은 기존 상장회사들이 주주 이익을 위해 많은 소중한 다른 가치들을 버리는 것을 목도해 왔기 때문이다.

일례를 보자. 14개 기업 중 하나인 ‘앵커 브루잉’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양조법과 발효 방식을 이용하여 고품질의 맥주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에게 어느 날 MGM 카지노에 맥주를 독점 공급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엄청난 양의 맥주를 납품해 사업을 성장시킬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CEO 메이태그는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요청을 거절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양조장들처럼 외부의 양조장에게 아웃소싱을 줘 늘어난 양을 맞출 수 있었지만 맥주의 품질과 신뢰도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메이태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역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식당이라고 해서 꼭 확장하거나 프랜차이즈가 될 필요는 없다…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괜찮은 수익을 올리고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도 충분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선택한 길은 성공으로 돌아왔다.

작은 거인들 중 하나인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탤러티 그룹’의 CEO인 대런 메이어는 “저는 남들이 ‘예’라고 말한 것들을 선택하기보다는 ‘아니요’라고 말할 만한 옳은 일들을 선택해서 훨씬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결국 잃지 않은 돈과 희생시키지 않은 품질로써 제가 얻은 것을 계산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라고 말한다.

“어떤 회사를 꾸려나갈 것인가?” 이 질문은 오늘날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이들이 한번 정도 고민을 해야 하는 주제이다. 성장은 돈을 부르지만, 돈은 기업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개개인의 행복과 만족까지 부르지는 못한다. 미친 듯이 성장하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고, 탁월한 비전을 가지고 훌륭한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음을 이들 회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반면 성장 중독에 빠지면 그동안 소중하게 지켜왔던 가치들은 퇴색하고 기업은 비인격적인 존재로 변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었던 기업 고유의 ‘영혼과 마법’은 사라지고 거대한 괴물만 남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 비일비재하다.

21세기형 마케팅의 선구자 세스 고딘은 “작은 것이 곧 큰 것이다”라고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업계의 절대강자가 되기 위해 전력질주하며 성장을 위한 성장만을 추구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덩치가 커지는 것이 분명히 나쁜 것만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덩치만 커지는 것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작지만 위대한 것’에 대해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덩치 키우기가 기업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도 아니다.

기업의 존재 의미를 지속적이고 다양한 세상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본다면 이들 14개의 작은 거인들이 시사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다.

저자는 나날이 깊어만 가는 현대경제의 불안과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면,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통찰력’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욕망으로 점철된 무한성장을 멈추고, 이들 기업이 제시하는 성장에 대한 명쾌한 해법에 귀를 기울여보자.

모두가 인정하는 훌륭한 기업이란 어떻게 일궈나가야 하는가를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정부에 의한 대기업 위주의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 영혼 없는 경영철학과 형편없는 대우로 젊은이들에게 상처나 주는 상당수 중소기업의 현실을 볼 때, 우리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이 ‘덩치를 키우는 성장’에만 있어야 하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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