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탁월한 의사결정, 직관과 분석의 황금비를 찾아서

탁월한 의사결정, 직관과 분석의 황금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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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미래는 의사결정에 의해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항상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것은 분석과 직관의 황금 비율을 찾는 것이다. 환경이 셋팅되어 있는 경우에는 분석에 의한 결정이, 미지의 영역일 경우에는 직관에 의한 결정이 보다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 또한 의사결정을 할때 고정관념과 선입견으로 인해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보다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달성하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만에 빠지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현재의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혁신적으로 모색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미묘하지만 중요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감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조직 내의 건설적인 갈등 유발, 외부 네트워크의 활용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듣고 활용하려는 노력도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된다. 또한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대안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추진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이를 결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만약 결정이 틀렸다고 판단되면 이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나 탁월한 의사결정을 담보하는 One Best Way는 없다. 과거의 성공 경험을 잊고 미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탁월한 의사결정 역량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고 다양한 실행을 통해 육성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목 차 > 
  
Ⅰ. 의사결정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 
Ⅱ. 분석이냐, 직관이냐? 
Ⅲ.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한 고려 사항 
Ⅳ. 의사결정은 실행력으로 완성
 
  
  
 
Ⅰ. 의사결정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 
  
 
기업 경영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잘된 의사결정은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위치를 강화해 주지만, 잘못된 의사결정은 기업을 위기의 나락에 빠지게 한다. 한 순간의 의사결정이 때로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다.  
 
ABC-TV는 1955년 ‘미키 마우스 클럽’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로 계획하면서, 52주간의 광고 독점권을 50만 달러에 마텔(Mattel)에 제안하였다. 부부인 엘리엇과 루스 핸들러(Elliot & Ruth Handler)가 1945년 설립한 장난감 제조회사인 마텔은 당시 소형 기관단총 형태의 새로운 장난감(Burp Gun)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ABC가 제안한 50만 달러는 거의 마텔의 기업 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핸들러 부부는 재무 책임자에게 “만약 이 계획이 실패하면, 우리는 파산하게 됩니까”라고 물었고, “파산은 하지 않지만,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마텔은 과감하게 그 금액을 투자하여 TV 광고를 실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포춘지가 현대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친 20가지 의사결정 중 하나로 선정한 이 결정은 마텔에게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그 당시의 장난감 광고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중점을 둔 카탈로그 위주로 이루어졌고, 기업 매출의 80%가 크리스마스 6주전부터 크리스마스까지의 기간 동안에 발생하였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고객은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장난감을 구매하는 부모들이었다. 마텔은 매출이 연간 상시적으로 발생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고객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TV 광고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였다. 광고를 통해 제품에 익숙해져야 아이들이 부모에게 제품을 사달라고 말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출이 3년 만에 3배나 성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은 매 3초마다 하나씩 팔려나간다는 바비 인형을 1959년에 탄생시키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반면,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를 보자. DEC는 기존 중대형 컴퓨터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체할 수 있는 미니컴퓨터 시장을 창출하였고, 1980년대 중반에는 세계 2위의 컴퓨터 업체로 부상하였다. 그런데 기술 벤처로 출발한 DEC는 엔지니어가 제품 개발 과정의 결정을 주도하던 설립 초기의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대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엔지니어가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방식은 시장에서 ‘성능 좋은 중형 컴퓨터’를 요구하는 시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소비자 요구가 PC로 넘어가면서 달라진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엔지니어들은 성능이 뛰어난 중형 컴퓨터 기술이 있는데도, 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PC를 개발해야 한다는 상품 기획 부서의 요구에 자존심이 상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올센(Ken Olsen)은 가정에서 컴퓨터가 필요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문하면서 PC 사업으로의 진출 필요성을 부정하였다. 결국 DEC는 PC와 노트북 시장으로의 진입 기회를 놓쳤고 1998년에 컴팩(Compaq)에 합병되었다.  
 
베인 앤 컴퍼니의 컨설턴트인 폴 로저스(Paul Rogers)와 마르시아 블렝코(Marcia Blenko)는 “성과가 높은 조직들은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특징을 보인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경쟁자보다 효과적인 결정을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폴 너트(Paul Nutt)는 20여년에 걸쳐 400건의 비즈니스 의사결정 과정을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전체 중 약 50%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있다.  
  
 
Ⅱ. 분석이냐, 직관이냐? 
  
 
의사결정과 관련하여 치열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분석과 직관 중 어느 것이 보다 탁월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분석은 의사결정의 기반 
 
메이저리그의 야구 팀들은 일반적으로 타율이 좋고 발이 빠르고 어깨가 좋은 선수들을 선호하였고, 이런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Oakland Athletics)의 단장인 빌리 빈(Billy Beane)은 수 많은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On-base Plus Slugging)가 오히려 우수 선수들을 찾는데 바람직한 지표라고 판단하였다. 그는 OPS를 활용하여 저평가된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돈을 적게 쓰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와 같이 분석은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즈니스에서도 분석은 중요하다. 유명한 컨설턴트인 데이븐포트(Thomas Davenport)는 경영자의 필수 덕목으로 분석을 뽑고 있다. 기업들은 넘쳐나는 데이터 속에 묻혀있지만 실제적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고 경영진은 분석적 접근법을 자신의 전략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부서 차원이 아닌 전사적 관점에서 내외부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브링크만(Jan Brinckmann) 등에 의하면 비즈니스 기획이 중소 벤처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설립된 지 8년 미만의 신생 기업보다는 8년 이상의 기업에서 기획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환경과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들어서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된 경우 분석이 더욱 큰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웰즈 파고(Wells Fargo)는 데이터의 정량적 검증과 사실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질적으로 발생하기 전 웰즈 파고는 자사의 대출 관련 데이터를 엄밀히 분석한 결과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서브 프라임 모기지 비율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실행하였다. CEO인 코바세비치(Richard Kovacevich)는 “우리는 다른 은행이나 투자 기관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타 기관들의 움직임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적절한 분석을 통해 웰즈 파고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피해갈 수 있었으며, 자사의 주요 경쟁사 중 하나인 와코비아(Wachovia) 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다.  
 
의사결정에 있어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분석을 너무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 분석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하다, 의사결정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과도한 정보는 오히려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탈레브(Nassim N. Taleb)가 말한 바와 같이 검은 백조(Black Swa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즉, 과거의 경험으로는 확신할 수도 없고 분석도 불가능한 정상적인 기대범위 밖에 있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직관은 의사결정의 의지를 촉발 
 
최고경영자들 중에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논리적인 분석보다 배짱, 육감 혹은 내면의 소리를 믿는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GE의 CEO였던 잭 웰치(Jack Welch)의 자서전의 부제가 ‘직감을 앞세우는(Straight from the gut)’임을 볼 때 웰치 또한 상당히 직관을 중요시 한 것으로 판단된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그의 저서 ‘블링크’에서 전체를 속속들이 다 파악하는 것보다 매우 얇은 경험의 조각들을 토대로 상황과 행동의 패턴을 찾아내는 직관적 능력이 매우 정확한 의사결정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정상급 테니스 코치 빅 브레이든은 남녀 선수를 막론하고, 현장에서 직접 보든 텔레비전으로 보든, 그 선수에 대해 얼마를 알던 관계 없이 더블폴트를 순간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더블폴트 17개 중 16개를 예견했다. 하지만 본인도 그러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어떤 증거들을 사용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인간의 의식은 모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는데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여과 처리하는 데 인간의 감성과 느낌에 바탕을 둔 직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직관은 인간의 의식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전쟁 중에 뇌의 감정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분을 상실한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이들은 지루한 분석, 끝없는 윤곽잡기, 선택 가능한 대안에 대한 결말 없는 비교 속에서 헤매다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관이 부족하면 제대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의사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분석과 직관의 황금비율을 찾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환경이 셋팅되어 있는 경우에는 분석에 의한 결정이, 미지의 영역일 경우에는 직관에 의한 결정이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분석 모델이 예측하지 못하는 위협을 직관을 사용해 느껴야 하고, 잘못된 직관을 바로잡고 보완하기 위해 적절한 분석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심리적 함정을 극복해야 
 
의사결정시 경영자들은 종종 심리적 함정에 빠져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함정의 유형으로는 우선 ‘고정관념의 함정’을 들 수 있다. 첫인상,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나 추측, 혹은 처음 본 자료 등이 그 후의 새로운 생각을 제한하는 경향이다. 로빈 워렌(Robin Warren)과 베리 마셜(Barry Marshall)은 위궤양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자, 환자들로부터 직접 조직을 채취해서 현미경으로 살펴보았다. 이때 이상한 박테리아를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그 박테리아가 혹시 궤양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가정을 세우고 치료를 했고, 결국 궤양이 완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워렌과 마셜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헬리코박터균이 궤양을 일으킨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받은 것은 박수갈채가 아니라 야유였다고 한다. 당시 전문의들은 궤양은 매운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를 받고 술을 마시면 생긴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강한 위산에서는 어떤 박테리아도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워렌과 마셜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2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과거의 의사결정이 이미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 선택을 정당화하려는 ‘매몰 비용의 함정?도 조심해야 한다. 곡물로 만든 시리얼 제품 등으로 유명한 퀘이커 오츠(Quaker Oats)는 1994년 청량음료 회사인 스네이플(Snapple)을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CEO였던 스미스버그(William Smithburg)는 이 인수를 통해서 스네이플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브랜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광고와 유통 전략을 변경하는 실수를 함으로써 스네이플의 매출은 날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스미스버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고, 브랜드를 포기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임원은 누구든지 해고하였다. 하지만 결국 퀘이커는 1997년에 3억 달러만을 받고 스네이플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선입견에 근거한 ‘증거 찾기의 함정’도 나타날 수 있다. 즉, 처음에 생각했던 견해나 느낌을 뒷받침해 줄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에 반하는 정보를 무시하려는 것이다. 1980년대 말 덴버(Denver)시는 새로운 공항의 필요성을 느꼈다. 당시 페나(Federico Pena) 시장은 기존 스테이플톤(Stapleton) 공항을 확장/개수하는 대신 신공항 건설을 더 원했다. 따라서 신공항 건설에 따른 장점을 열거하는 분석에는 많은 비용을 지출하였지만 기존 공항의 개수 필요성에 대한 분석에는 거의 비용을 쓰지 않았다. 따라서 신공항 건설만이 최선의 옵션인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덴버 신공항은 1995년에 개항되었지만, 건설 비용이 처음 예측했던 17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치솟고, 공항 이용 고객도 처음 예측한대로 증가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구성의 함정‘도 있다. 카너먼(Daniel Kahneman)과 트버스키(Amos Tversky)가 시행한 실험을 보자. 이들은 미국이 600명의 사망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희귀한 질병에 대비하고 있다는 상황을 가정하였다. 그리고 첫 번째 집단에게는 ‘A방법을 선택하면 200명이 목숨을 건진다. B방법을 선택하면 600명 모두 생존할 확률은 1/3이고, 한 명도 생존하지 못할 확률이 2/3이다. 어느 대안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동일한 상황을 가정한 뒤 두 번째 집단에게는 ‘C방법을 선택하면 400명이 숨질 것이다. D방법을 선택하면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1/3이고, 600명 모두 사망할 확률이 2/3이다. 어느 대안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문장들을 서로 비교해 읽어보면 A와 C, B와D는 사실상 동일하다. 하지만 첫 번째 그룹은 대부분 A를 그리고 두 번째 그룹은 대부분 D를 선택하였다. 동일한 문제라도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심리적 함정들은 하나씩 독립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모든 함정이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 서로간의 역할이 증폭되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심리적 함정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러한 함정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Ⅲ.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한 고려 사항 
  
 
기업들이 보다 탁월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포인트를 살펴보자. 
 
1. 가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정립 
 
보다 탁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원하는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목표와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가 명확해지면 결정해야 할 전략 영역이 분명해지고 보다 중요성이 높은 부문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전체 구성원들이 손발을 맞추어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목표 설정의 표준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것이 바로 ‘SMART’이다. 즉, 목표는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실행 가능하고(Actionable), 관련성 있고(Relevant), 시의적절 해야(Timely) 한다는 것이다. ‘6월 30일까지 제품 X의 시장점유율을 현재 2%에서 3%로 높인다’, ‘150만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5월 31일까지 6기통 엔진에 쓰일 전자식 연료 주입 시스템을 개발한다’ 등이 이러한 SMART 목표의 전형적인 예이다. 이러한 SMART 목표는 목표 설정에 수반되는 모호성과 부적절성을 제거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SMART 목표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음을 기본적인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안정된 상태에 적합하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SMART 목표만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블루오션으로 전략으로 유명한 김위찬 교수는 단순히 수치적 목표에 집착하는 경우 본질적 이슈를 외면하고 경쟁자 모방(Me-too) 방식의 따라하기(Catch-up) 전략이나 일관성 없는 전술만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치적 목표뿐만 아니라 본질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향을 담고 있는 큰 그림을 찾아내어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은 불확실성 상황하에서도 구성원들이 꿈과 열정을 가지고 집중하여 노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핵심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P&G는 1837년 동서지간인 프록터(W. Procter)와 갬블(J. Gamble)에 의해 설립된 회사이다. 전세계 80여 개국에 진출하여 13만 5천여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2009년 매출액은 약 790억불에 달하고 있다.  
 
P&G의 현 CEO인 밥 맥도날드(Bob McDonald)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목표에 영감을 받은 성장(Purpose Inspired Growth)’이라고 말하고 있다. P&G의 목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고객과 공감을 느끼고,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Touching lives, improving life.)’이다. 맥도날드는 “단순히 돈을 벌라고 하는 목표는 구성원들에게 결코 영감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고객의 삶에 공감하고 이를 향상시킨다는 목표는 우리 구성원들이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고무시킨다. 또한 이러한 목표는 위기 극복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는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P&G는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보다 많은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자신들의 업무에서 혁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2. 열정을 가지고 배우려고 노력(Stay Foolish, Stay Hungry)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2005년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늘 배고파하고, 늘 어리석어라(Stay Hungry, Stay Foolish). 전 항상 이 격언을 저 자신에게 되새기곤 합니다. 여러분들은 졸업을 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전 이 격언을 여러분들이 되새기길 바랍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자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항상 열정을 가지고 배우려고 노력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많은 탁월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보면 경영자가 회사의 단점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 방안을 모색하여 실행한 경우가 많다. 샘 월튼(Sam Walton)은 다른 유통업체들과 같이 대도시를 공략할 역량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타개할 방안을 모색하다 중소 도시에서도 엄청난 시장이 있음을 직시하고 진출함으로써 오늘의 월마트(Walmart)를 일구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의 전 CEO인 캘러허(Herb Kelleher) 역시 거대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 업체와는 전혀 다른 저가격, 고효율 시스템을 고안함으로써 성공했다.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부단히 고민함으로써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잭디시 세스(Jagdish N. Sheth)는 성공한 기업의 자기 파괴 습관의 중요한 요소로 자만을 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뛰어난 성과 창출을 통해 산업의 선두주자로 올라섰을 때, 경쟁자의 강력한 도전이나 고객의 혹독한 비판을 성공적으로 극복했을 때 자만이 생기기 쉽다. 자만에 빠진 기업은 고객, 직원, 투자자 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찬성을 강요하고 자신의 시각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을 선호하고 비판적인 사람들을 제거하려 한다. 또한 ‘내가 만든 것이 아니면 좋은 것이 될 수 없다’라는 NIH(Not Invented Here) 증후군도 나타난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성공을 가져다 준 모든 요소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기존에 성공을 가져다 준 특정 프랙티스를 맹목적으로 중시하고 환경 변화에 따른 적절한 변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기업은 이러한 쇠퇴의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학습하려 노력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도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보잉(Boeing)은 1916년에 설립되어, 1958년 가장 성공적인 제트 여객기인 707 개발을 필두로 727과 737을 연달아 개발하면서 세계 항공기 산업의 리더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특히 1997년에 맥도널 더글러스(McDonnell Douglas)를 16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보잉은 군용 항공기 제조 부문에서도 최대 업체로 등극하였다. 그런데 2003년이 되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 보잉이 연간 280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비해 에어버스(Airbus)가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 제조사라고 주장하면서 300대 이상의 생산 계획에 차질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2004년에도 에어버스는 366대 항공기 수주를 발표하면서 보잉의 272대 수주를 따돌렸고, 2005년에도 총 상업용 비행기 수주 물량에서 다시 보잉을 뛰어넘었다. 특히 에어버스는 747에 대응하여 2층 구조의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을 제작함으로써 항공기 개발에서도 오히려 보잉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보잉은 오랫동안 에어버스를 위협적인 경쟁자라기보다는 정부의 보조로 지탱하는 업체로 치부했다. 그런데 한방을 제대로 먹은 것이다. 포춘지는 에어버스의 이러한 도약을 ‘새로운 항공기 개발 시의 원가 절감, 넓은 동체, 여러 모델에 적용되는 호환성 있는 조종실 디자인, 전자 조종 방식 등 보잉이 따라 할 수 없는 엄청난 혁신에 기인한다’라고 분석했다. 보잉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으로 자만에 빠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동안 에어버스가 어느새 괄목상대로 변한 것이다. 자만에 빠져있던 보잉은 2005년 7월 GE를 거쳐 3M의 CEO였던, 맥너니(James McNerney)를 CEO로 영입하고 고객지향 혁신 기업으로 다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3. 중요 변화를 감지하는 통찰력 키우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였던 1991년 영국 해군소령 라일리는 구축함 글로스터호에서 레이더 탐지기를 감시하고 있었다. 근무를 시작한지 5시간이 지난 새벽 5시 1분경, 쿠웨이트 해안 근처에서 깜박이는 레이더 신호가 그의 눈에 잡혔다. 미국 구축함 미주리호로 서서히 접근하고 있었던 그 신호가 만약 미사일이라면 그는 즉각 조처를 취해야만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신호가 아군 전투기인 A-6 전투기의 신호와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라일리는 공격 명령을 내렸다. 지대공 미사일 2대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 비행 물체를 격추시켰다. 추격된 비행 물체가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동안에 라일리는 다시 레이더 영상 테이프를 점검하면서 신호가 이라크 미사일이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조사 결과 다행히 그 비행 물체가 이라크의 미사일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나중에 라일리는 문제의 신호를 위험했다고 판단했던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고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후 보다 심층적인 연구 분석 결과 라일리가 2개의 비행 물체의 미묘한 차이를 무의식 중에 인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훈련과 실전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비행 물체의 움직임이 기존과 다르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감각적으로 알아차리도록 해주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있어서 미묘하고도 중요한 환경 변화를 감각적으로 알아채는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통찰력이 있는 구성원들은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경쟁자 보다 한발 앞서 시장 기회를 포착하고 차별화된 새로운 가치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찰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통찰력과 관련하여 가장 큰 오해 중의 하나가 통찰력이 번뜩이는 영감 또는 무의식에 의해 나타나는 신비적 요소가 있다고 것이다. 예를 들어, ‘뉴튼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유인력을 발견하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통찰력은 지속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이 보다 중요하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만유인력도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받은 영감이 아니라, 수년 간의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밑거름이 되어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찰력을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지식이다. 주위의 상황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게 되면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보다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축적된 지식을 활용한 다양한 의사결정 경험을 가져야 한다. 실제 지식이 활용되어 내재화되지 못한다면 통찰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항공 산업에 있어 조종사의 실수로 인해 일어나는 비행기 사고의 확률이 1990년대에 들어와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1980년대 중반부터 이루어진 현실적인 비행 시뮬레이터의 도입이었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하여 조종사들은 기존의 칠판 강의나 지상에서의 모의 훈련이 아닌 실제와 동일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연습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종사들은 지식을 내재화할 수 있었고, 실제 비행 도중에 재앙과 맞닥뜨렸을 때 뭘 해야 할지를 통찰력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통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축적, 처음에는 뭔가 터무니없거나 관련성이 낮다고 생각했던 사안에 대한 심도있는 질문과 고민, 실행의 성공과 실패를 통한 학습 등이 교육과 업무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준비 없이 갑자기 탁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4. 다양한 의견이 숨쉬게 하기   
 
경영자들은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논쟁과 갈등은 종종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거나, 결정이 되더라도 실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안에 대한 다양하고 충분한 의견 교환 및 비평을 하지 않을 경우 중요한 사항을 간과하게 되고, 대안의 분석 및 이의제기를 억제하고 합의를 쉽게 이루려고 하는 집단사고(Groupthink)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감정이 아닌 업무에 중점을 두고 발생하는 건전한 갈등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너무 쉽게 이루어진 동의는 오히려 바람직한 의사결정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    
 
잭 웰치는 “나는 건설적인 갈등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업상의 현안에 대한 최선의 결정을 도출해내는 개방적이고도 진솔한 토론을 좋아한다. 만일 한 가지 아이디어가 철저히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토론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것은 시장에서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의사결정 시의 논쟁과 갈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아이젠하트(Eisenhardt) 등은 실증 분석을 통해 최고 경영팀(Top Management Team) 내에서의 갈등이 효과적인 전략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다양성이 확보된 팀 구성, 빈번한 상호작용, 상호 역할 분리,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 확보 등을 통해 최고 경영팀 내에서 갈등을 유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GM의 CEO였던 알프레드 슬로언(Alfred Sloan)의 재임 시절, 임원 중 한 사람이 주요 캠페인에 대한 제안을 하였다. 이 제안은 매우 준비가 잘 되어 회의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곧바로 지지했다. 이때 슬로언은 “여러분은 이 결정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고 봐도 좋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참석자 전원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는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다음 회의까지 연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어떤 일에 대해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 최종 결론을 미루고 그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다음 회의 시 그 제안의 주요 내용은 사라지거나 철저히 수정되었다.  
 
최근 기업들은 다양한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 그 영역을 외부로까지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P&G의 C&D(Connect & Develop)이다. 사실 P&G는 오랜 기간 동안 글로벌 리서치 시설 구축, 최고 인재들의 확보 등을 통해 내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루어왔다. 그러나 2000년에 도달하자, 내부 중심 혁신 모델로 더 이상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기술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를 모두 내부에서 연구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P&G의 R&D 생산성은 낮아졌으며, 혁신 성공률은 35% 수준에서 정체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0년 6월 CEO에 취임한 래플리(A. G. Lafley)는 C&D라는 새로운 혁신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는 회사 혁신 아이디어의 50%를 회사 외부로부터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적과의 동침도 적극 추진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생활용품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클로록스(Clorox)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것이다. P&G는 조인트 벤처에 자사의 기술을 제공하여 쉽게 진공 포장이 가능한 랩인 Press’n Seal, 쉽게 찢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쓰레기 봉투인 ForceFlex 등을 개발하였다. C&D 활성화를 위해 경영진들은 혁신 프로그램 리뷰시 당신의 혁신 파트너는 누구이냐는 질문을 통해 외부 아이디어의 활용을 점검하고 독려하였다. 또한 외부 참여의 활성화를 위해 참여자 니즈에 따른 유연한 대응, 관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윈윈(Win-Win)이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D를 통해 P&G는 수익성과 연구개발의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고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의사결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데 있어 한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이 분명하고 명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지, 누가 최종 결정을 하는지, 그리고 누가 실행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책임 중심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논의만하고 의사결정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애매모호함은 의사결정의 적인 것이다.   
 
5. 핵심을 파악하고, 실행 가능한 것을 우선 결정하기 
 
고급 식료품점에서 수입 잼 무료 시식코너를 마련했다. 어떤 날에는 6가지 잼을 진열하고, 다른 날에는 24가지 잼을 진열했다. 6가지 잼이 진열될 때보다 24가지 잼이 진열될 때 더 많은 고객들이 와서 시식을 했지만, 막상 구매할 때가 되면 고객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6가지 잼이 진열되어 있을 때 고객들이 잼을 구입할 확률이 10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정보의 분석을 통한 다양한 대안의 제시는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보가 많아지고 대안이 늘어나면 아무리 분석의 내용이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의사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너무 많은 정보를 고려하다 보면 종종 의사결정자들이 모호성에 빠지게 되고, 무엇인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그냥 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는 의사결정을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대안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 빈곤 아동들을 돕는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답고 있었던 제리 스터닌(Jerry Sternin)은 1990년에 베트남 아동들의 영양실조 퇴치라는 임무를 가지고 베트남에 도착했다. 상황은 스터닌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베트남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랭했고, 그에게 주어진 자원도 미미했으며, 게다가 그는 베트남에 대한 지식도 거의 없었던 것이다.  
 
현지에 와서 조사해보니 영양실조는 형편없는 위생시설, 깨끗한 물의 공급 부족, 현지인들의 영양실조에 대한 무지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스터닌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스터닌은 좀 더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해 현지 어머니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극빈층 중에도 부모들이 하루 적은 양으로 4번의 식사를 제공하고, 논에서 잡은 새우와 게 그리고 고구마 잎을 밥에 섞어 먹인 경우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그는 자녀가 영양실조에 걸린 50개 가정을 10가구씩 나누어 매일 함께 식사 준비를 하면서 그들의 힘으로 영양실조를 퇴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위해 노력하였다. 스터닌이 베트남에 도착한 지 6개월 후, 아이들 가운데 65%의 영양 상태가 개선되었다. 무엇이 문제의 진정한 배후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항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그는 영양실조를 퇴치하는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6.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경영자들은 일반적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내린 의사결정이 항상 옳다고 확신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 변화를 위한 의사결정을 제때 내리지 못하면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등의 베스트 셀러를 저술한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유능한 경영인은 결정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결코 미루지 않는다. 실패한 결정 10개중 8개는 판단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제때 결정을 못 내렸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패하는 기업들의 특성 중 하나가 과도한 조심, 즉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정확함보다는 추진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결단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할지라도 실패는 일어날 수 있다. 주위 환경이 변하기도 하고, 전략을 잘못 수립하거나, 전략을 실행할 만한 능력이나 자원이 없거나,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경쟁자가 대응하거나 뜻하지 않은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잘못된 의사결정을 그럴 듯하게 넘어가려고 애쓴다거나, 남에게 비난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키고 구성원들에게 불신만 증가시킬 뿐이다. 결정이 틀린 경우 ‘내가 틀렸다’라고 말하고 실패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계획이 수정된 이유를 설명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조직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만회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즉시 고치고자 하는 용기가 없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펩시콜라가 ‘펩시 챌린지’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기 시작하자 위기감을 느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보다 많은 고객들이 펩시를 선택하였고, 펩시는 이 결과를 TV 광고에 활용하였던 것이다. 코카콜라의 자체적인 실험에서도 57%가 펩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펩시는 1979년 처음으로 미국 슈퍼마켓 판매에서 코카콜라를 앞서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이에 코카콜라는 다양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걸쳐 기존 콜라보다 더 묽고 달게 만든 뉴코크를 출시하였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결과는 대실패로 끝났다. 펩시에 시장을 뺏긴 것을 모두 제품 탓으로 인식하고 콜라에서 제일 중요한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내용을 간과했다던지, 시장조사에서 나타난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등의 실패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패에 대한 코카콜라의 대응이었다. 당시 코카콜라의 CEO였던 고이주에타(Roberto Goizueta)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본인 스스로 전적으로 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신속히 취했다. 이를 통해 코카콜라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Ⅳ. 의사결정은 실행력으로 완성 
  
 
기업의 미래는 운명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언제나 탁월한 의사결정을 담보하는 One Best Way는 없다. 한때 기업의 성공을 있게 한 의사결정 방식이라 하더라도 상황이 변하면 오히려 잘못된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전 것은 잊어버리고 미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기준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보다 분별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고, 특정 방안에 대한 맹신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데이(George S. Day)는 혁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시장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제품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 우리 회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 제품이 위험을 충분히 감수할 정도로 수익성이 있는가, 제품 출시가 전략적으로 타당한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의사결정은 결정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열매를 맺어야 탁월해 질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차란(Ram Charan) 등은 포춘에 기고한 글에서 “실패한 CEO들의 대부분은 그들이 똑똑하지 않거나, 비전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실패하는 CEO들의 약 70% 정도는 매우 단순하고도 치명적인 단 하나의 약점, 즉 실행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에서 보듯이 아무리 뛰어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렸다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따라서 경영자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이를 실행하고 달성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 붙이고 직접 문제와 씨름하며,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주어진 정보와 처한 상황에 맞춰 최선의 결정을 하고 실행을 하면서 고쳐가는 것도 효과적인 의사결정 방법이 될 수 있다.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과로 이어질 수 없고, 보다 향상된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없다. 탁월한 의사결정 역량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고 다양한 실행을 통해 육성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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