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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고객 만족 위한 최고 서비스?… ‘네 가지 격차’부터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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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파라슈라만 美 마이애미大 교수
“현장에서 무엇이 벌어지는지 당신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걸 습관으로 만들어라”
“고객이 경험하는 불만 포착 위해 기업은 최대한 넓게 안테나 펼쳐야”

이제 모든 기업은 서비스 기업이다. 기업에 서비스 요소가 얼마나 크고 작으냐만 있을 뿐이다.

기업들이 서비스에 매달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제조 상품과 서비스 간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스마트폰은 이제 앱스토어라는 서비스와 분리할 수 없다. 둘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의 사양이나 가격 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업의 남은 승부수는 고객 서비스다.

그런 점에서 파라슈라만(A. Parasuraman·63) 미국 마이애미대 석좌교수(경영학)는 전 세계 기업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품질 만족도와 서비스의 우수성을 측정하는 가장 기본 지표인 ‘서퀄(SERVQUAL)’을 고안했고, 미국 학술지 ‘더 퀼리티 리뷰(The Quality Review)’로부터 품질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1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선비즈닷컴(www.chosunbiz.com)과 솔브리지 국제경영대학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Weekly BIZ가 만났다.

일러스트= 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네 가지 격차를 깨라

‘기업은 늘 고객 서비스에 투자를 한다고 하는데, 정작 고객들은 왜 기업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할까?’

지난 25년간 고객 서비스를 연구해온 파라슈라만 교수의 화두(話頭)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왜 그런가?

“나와 내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 내부에서 생기는 네 가지 격차 때문이다. 시장 정보의 격차(market information gap), 서비스 표준 격차(service standard gap), 서비스 실행 격차(service performance gap), 내부 커뮤니케이션 격차(internal communication gap)다.”

그는 이 가운데 시장 정보의 격차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고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회사의 경영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차이가 생기는 경우다. 파라슈라만 교수는 자신이 묵었던 스페인 한 호텔의 ‘베개 메뉴’를 예로 들었다.

“6~7년 전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멜리아 카스티아’라는 4성급 호텔에 묵었다.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침대 위에 놓여 있는 기다란 메뉴 한장이었다. 처음에는 아침 식사 메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것은 베개 메뉴판이었다. 그것도 무려 10개나 되는 베개를 고를 수 있었다. 그 메뉴 상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는 고객님을 존중합니다. 편하게 묵으시도록 다양한 베개를 준비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아침에 모닝콜(기상 전화)을 요청했지만 전화 벨이 울리지 않았다. 주문한 아침 식사는 제시간보다 45분 늦게 도착했다. 그가 쟁반 덮개를 열자 거기에는 엉뚱한 음식이 있었다. “내가 호텔에 묵으면서 겪은 문제는 총 6가지였다. 불과 이틀 만에 말이다.”

그는 말을 이었다.

“그 호텔이 손님들에게 베개 선택권을 준 것은 좋은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호텔은 이렇게 자문했어야 한다. ‘이것이 고객에게 정말 중요한 것인가?’

얼마나 많은 고객이 10개의 다른 베개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겠나? 내 생각에 제로(0)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자원 활용 측면이다. 그 호텔이 10가지 베개를 보관, 운송하는 데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파라슈라만 교수는 베개 메뉴 같은 고객 서비스를 케이크 아이싱(케이크 위에 바르는 크림장식)에 비유했다.

“많은 기업들이 서비스를 개선한다며 실제로는 별 의미 없는 장식품(bells and whistles)을 늘리는 데 돈을 쓰고 있다. 베개 메뉴처럼. 하지만 아이싱이 멋지더라도 케이크 속 빵이 허술하다면 무슨 소용인가?”

그가 말하는 두 번째 격차는 서비스 표준 격차다. 고객 만족에 대한 회사 경영진의 생각과 실제 회사가 세워놓은 구체적인 업무 지침이 다른 경우다.

“내가 조사를 했던 미국의 유통업체인 시어스의 사례를 보자. 시어스는 수선·수리 분야에서 미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가진 회사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인터뷰한 시어스 임원들은 ‘시어스 고객들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속도’라고 말했다. 고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임원들에게 ‘서비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세운 구체적인 절차나 표준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들 입에서 ‘별로 없다’는 답이 나왔다. 그들은 고객들의 요구가 아주 많고 복잡하며, 때때로 하늘의 별을 따 달라는 식이라고 불평을 하기도 했다. 머리로는 고객의 기대를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마련해 놓지 않았던 것이다.”

―세 번째가 서비스 실행 격차인데, 업무 지침과 실제 직원들이 실행하지 않는 경우란 뜻인가?

“그렇다. 맥도날드가 대표적인 예다. 맥도날드는 훌륭한 회사지만 미국에서 지난 몇년간 고객 만족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로 보면 패스트푸드산업에서 거의 바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맥도날드는 표준화의 신화를 이룬 기업이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기준이 없었던 시절 기준을 만든 회사가 바로 맥도날드다. 요리하는 법, 청소하는 법, 직원들이 몇 시간마다 손을 씻어야 하는지까지 거의 모든 것에 관한 세세한 기준을 지침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왜 맥도날드가 고객 서비스에서 고전할까?

조사결과 고객들의 4대 불만은 버릇없는 직원, 느린 서비스, 더러운 매장, 주문과 다른 음식을 내는 것이었다. 맥도날드가 중시했던 업무 처리 원칙과 정확히 반대되는 결과였다. 이런 현상은 주로 제대로 된 직원이 없거나 직원들이 업무 지침을 지키도록 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이 없을 때 나타난다.”

파라슈라만 교수가 꼽는 마지막 격차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격차다. 기업의 각 부서의 말이 서로 다른 경우다. 마케팅 담당 직원 고객과 만나 ‘우리가 최고다’ 같은 멋지고 창의적인 캠페인을 하는데 열을 올려놓고, 서비스를 실제 제공하는 담당 직원들은 마케팅부 직원들이 고객에게 뭐라고 했는지 전혀 모르는 경우다. 그는 “미국 통신사 AT&T의 광고는 ‘전 세계를 커버합니다’지만 이번에 한국에 왔더니 내 블랙베리(스마트폰)는 작동하지 않았는데, 바로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이 고객 서비스를 진짜 향상시키고, 그를 통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우선 앞서 말한 네 가지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경영자들은 다시 한 번 고객의 기대가 무엇이며 ‘우리 회사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첫 질문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지난 8일 한국을 찾은 파라슈라만 미국 마이매이대 석좌교수가 소비자들이 기업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고객의 표현보다 경험에 안테나를 세워라

―인터넷의 발달로 고객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눈에 비교한다. 경쟁업체와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기업은 더 많은 장밋빛 약속을 내놓도록 몰리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발생하는 현상이 한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를 따라하는 일(Monkey see, monkey do)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른 채 다른 회사가 하니까 나도 따라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업은 경쟁사를 따라하기에 앞서 이 서비스를 소비자가 진짜 원할지 따져봐야 한다. 물론 경쟁자를 잊으라는 말은 아니다. 늘 그들을 주시해야 한다. 하지만 고객에서 진짜 필요한 서비스를 하려면 때로는 감히 경쟁자들과는 다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회사가 커질수록 경영진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그렇다. 현대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바로 상향 소통의 부재(lack of upward communication)이다. 고객의 반응과 정보가 위로 전달되지 않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임원들은 서비스의 ‘최전선’에서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이 말은 아주 단순한 것 같지만 실제로 아주 중요하다.

월마트(Walmart)가 좋은 예다. 월마트 본사는 미국 아칸소주의 벤톤빌이라는 작은 도시에 있다. 매주 월요일이면 근처 공항에서 월마트 전용 비행기 5~6대가 이륙해 전 세계로 날아간다. 비행기에는 5~6명의 월마트 임원들이 타고 있다. 이들은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 있는 점포를 방문해서 고객들과 이야기하고, 현장 직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다. 물론 그 점포 책임자에게 사전에 말하지 않을뿐더러 직원들과 이야기할 때도 그들이 월마트 임원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렇게 화, 수요일을 현장에서 보낸 뒤 임원들을 태운 비행기는 수요일 저녁 다시 벤톤빌로 날아든다. 목요일에는 모든 임원이 본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금요일에는 함께 모여 출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임원, 관리자들과 함께 논의한다. ‘왜 경쟁사인 타깃(Target)에는 있는 상품이 우리는 없는가’처럼 아주 구체적인 문제를 논의한다. 이런 방식으로 10~12가지 문제점을 찾고, 토요일 아침 임원들은 위성전화 회의로 전 세계 월마트 책임자들과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논의한다. 일요일을 가족과 보낸 임원들은 다시 월요일 전세기를 탄다. 이런 방식으로 월마트 임원들은 전체 시간의 70%를 현장에서 보낸다.

매출 4000억달러(약 430조원)가 넘는 월마트가 고객의 반응을 직접 듣기 위해 마치 동네 수퍼마켓처럼 조사를 한다는 것은 다른 기업에 주는 시사점이 있다. 즉 임원들은 직접 무엇이 현장에서 벌어지는지를 당신 눈으로 직접 확인하라는 것이며, 그걸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신 회사가 너무 크고, 당신이 너무 바빠서 불가능하다고? 월마트도 하고 있지 않나.”

―고객은 왕(王)인가?

“아니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생각은 틀렸다. 모든 고객이 옳은 것은 아니다.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기업에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처럼 문제적 소비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경우 기업은 아주 예의바르게 ‘우리는 당신의 요구를 충족시킬 서비스가 없으니, 경쟁사로 가시라’고 말해야 한다. 문제적 고객은 기업이 다른 소비자에게 쏟을 관심까지 잠식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소비자가 상호 존중하는 관계라는 전제 아래서 기업은 소비자에게 충성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배짱이 필요하다.”

―당장 고객 만족을 고민하는 기업에 조언한다면?

“고객의 표현(expression)이 아니라 고객의 경험(experiencing)에 신경을 곤두세우라는 것이다. 기업은 고객이 경험하는 불만을 포착하기 위해 최대한 넓게 안테나를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고객이 쉽게 불만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불만에 대해 적절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고객들이 나쁜 서비스를 경험하고도 조용한 이유는 ‘이렇게 힘들여 불만을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고객이 불편을 경험하기 전에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미국 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예약을 하더라도 의사가 제시간에 오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그래서 10시 약속에 맞춰 하던 일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헐레벌떡 병원에 가서 1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의사가 바쁜 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의사의 스케줄이 밀리기 시작할 때 미리 예약 고객에서 전화를 해서 ‘1시간가량 늦어지고 있다’는 식으로 알려준다는 어떨까? 서비스가 늦어지더라도 고객의 불만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선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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