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 10억 명이 쓸 제품을 컴퓨터 과학으로 구현해 수익화한다는 게 구글 성장 전략의 세 가지 원칙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보기술(IT)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의 패트릭 피셰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의 성장 전략이 이 같은 기준하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 36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그는 부서 간의 장벽을 없앤 구글만의 독특한 문화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가 발행하는 경영 저널 ‘매킨지 쿼털리’는 럭비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그를 구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 사옥에서 만났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98호(2월 1일자)에 실린 인터뷰 기사의 핵심을 간추린다. 》
―구글의 성장전략의 원칙을 소개해 달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평소 ‘적어도 10억 명의 인구가 사용하게 될 제품을 만들어내지 않는 한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한다. 10억 명의 사용자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수익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또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핵심요소는 컴퓨터 과학이다. 검색을 포함해 구글이 현재 추진 중인 모든 이니셔티브들, 즉 안드로이드, 크롬, 구글 지갑 등은 모두 이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성장전략을 어떻게 실행하고 있나.
“구글은 모든 핵심 제품 및 엔지니어링 영역을 세 가지 지표하에 매 분기 점검하고 있다. 첫 번째는 90일간의 성과 및 향후 90일에 대한 계획이다. 성과 지표는 배포해야 할 코드의 양, 달성해야 할 사용자 수, 혹은 구전 효과 등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리뷰가 가능하지만 90일 주기 점검이 가장 적합하다. 두 번째는 향후 몇 년간 예측치를 기반으로 성과지표의 추세가 상승할지 아니면 하락할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마지막 지표는 급변하는 기업 환경하에서 전략적 포지셔닝을 점검하는 것이다. 만약 경쟁업체가 다른 회사를 인수한다면 그 시사점은 무엇인지, 혹은 우리가 이번 분기 중 새로운 영역에 진출할 계획이라면 사내 다른 부문에 미치게 될 여파는 무엇일지 등을 판단해 보는 것이다. 이 세 지표를 토대로 자원 배분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의 성장률이 예상치의 4분의 3에 그쳤다면 엔지니어 채용 시점을 90일간 연장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자원 배분 의사결정은 쉽게 번복되지 않는다. 구글에서 신속한 자원 배분이 가능한 비결은 무엇인가.
―평소 구글의 문화 수호에 남다른 책임감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최고경영진이 조성하는 분위기는 정말 중요하다. 우리 직원들은 누구나 나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며 나 역시 직접 답변한다. 직원들은 ‘안녕하세요, 더블린의 세일즈 오피스 소속 샘입니다. 궁금한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편하게 접근한다. 주제가 언제나 재무와 관련된 것도 아니다. 또 나는 출근 시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는데 자전거가 너무 낡아서 자물쇠도 필요 없을 정도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은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제임스 마니카 매킨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파트너
정리=송기혁 기자 khsong@donga.com

■ 패트릭 피셰트는
2008년부터 구글 수석부사장 및 CFO를 맡고 있다. 캐나다 퀘백대(UQAM)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정치학 및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매킨지 이사, 콜넷(Call-Net) CFO 및 부사장, 벨 캐니다 CFO 및 오퍼레이션 사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