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는 기업` 만들기 첫 단추

뜬구름 잡는 `혁신`만 외치는 기업들에 `우선 죽자`고 외치고 있는 경영의 대가 리사 바델을 단독 인터뷰했다. 경영학의 구루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혁신가들에게서 극찬을 받은 `회사 죽이기`의 저자이자 `미래생각`의 CEO다.

그에게서 과감하게 회사를 죽여서 더 강한 기업으로 살려내는 비법, 임직원들이 느끼는 불만과 회사의 문제점을 그대로 혁신에 적용할 수 있는 비법을 알아보자.

 

당신의 회사를 죽여라!

“이 세상에서 태어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죽고, 이 세상에서 죽은 자는 저 세상에 태어나며, 저 세상에 태어난 자는 저 세상에서 죽고, 저 세상에서 죽은 자는 다시 딴 세상에 태어나는 것.”

밀린다팡하가 정의하는 `윤회`다.(밀린다팡하는 `밀라다왕의 물음`이라는 뜻으로 기원전 2세기경 서북 인도를 지배한 그리스의 메난드로스 왕과 인도 고승 나가세나와의 대담서다.)

윤회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동일한 사람이 계속해서 죽었다가 살아나느냐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영속적인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 무아윤회를 주장하고 있다. 사람이 윤회에서 새롭게 태어날 때 그 모습은 항상 변한다. 육체에 있어서 연속성을 갖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마음만은 흩어지지 않고 연속한다고 한다. 정신과 육체의 양 측면에서, 연속하되 항상 변화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현생의 존재와 내생의 존재는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혀 다르지도 않는 윤회의 산물이다.

윤회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첫 단추는 `죽음`이다.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날 수 없음은 진리다. 윤회를 믿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그 존재를 깨닫기 위해서는 죽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윤회는 알 수 없으나 기업의 윤회만큼은 확신하는 한 뉴요커가 윤회의 첫 단추, `우선 죽자`를 외치고 있어 화제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20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죽음`을 외치며 활동하고 있는 `미래생각(FutureThink)`의 최고경영자 리사 바델(사진)을 매일경제 MBA팀이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리사 바델은 세스 고딘과 마셜 골드스미스 등 전세계적으로 경영학 구루로 인정받고 있는 베스트셀링 작가들과 혁신적인 경영인으로 손꼽히는 토니 셰이 자포스 CEO 등이 열광한 경영학 서적 `회사 죽이기(Kill The Company)`의 저자다. 그는 전세계를 다니며 `기업의 죽음`을 외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잠시 멈춘 그녀와 새벽녘에 전화통화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눠봤다.

리사 바델과의 대화는 명쾌했다.

“모두가 혁신(innovation)에 대해 떠들어 댄다. 혁신ㆍ혁신ㆍ혁신! 그런데 혁신이 대체 무엇인가. 나는 혁신을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현실 적용 가능한 의미의 혁신의 정의는 무엇인가. 나는 혁신을 주장하기 전에 가장 먼저 `죽음`을 이야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상태를 죽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혁신을 주창한 학자나 최고경영자들은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는 난감한 이야기를 두루뭉술한 문장과 어휘로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혁신의 구체적인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보통 혁신을 언급하면 `질문을 많이 하라` `의문점을 제기하라` `창조적인 생각을 하라` `도전적이 되어라` 등의 이야기를 해왔다.

이런 이야기는 기업이 소규모일 때는 실현 가능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넘어서 중견기업이 되면서부터 기업 문화를 규정하는 `벽`의 두께는 점점 두꺼워진다. 구성원은 물론이고 기업 자체도 벽을 넘어선 그 어떤 생각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이야기하는 `혁신`에 뒤처지면 안되니 대부분의 기업들은 혁신을 시도한다. 컨설턴트에게 의뢰를 하기도 하고 인재 개발 프로그램 차원에서 트레이닝도 한다.

예를 들면 스위스의 유명한 국제 제약회사가 있었다. 이 회사는 `혁신 트레이닝`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을 초청해 임원들 교육을 맡겼다. 혁신 트레이닝을 시작한 미국 기업은 곧 단 한마디도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제약회사의 임원들이 모두 50세 이상에 꼬장꼬장한 표정을 한 중장년층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혁신`이 무엇인지 알 필요성도 없었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다들 앉아서 각자의 블랙베리를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을 뿐이다. 혁신 강습과정을 마치 꼭 들어야 하기 때문에 앉아 있는 대학 학부의 교양과목마냥 앉아서 시간을 때우려는 임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리사 바델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앞뒤가 꽉 막힌 시니어 매니저들 이상의 사람들이 항상 문제다. 그들은 혁신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지금 이대로 현상유지만 하면 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변화를 갈망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에게 혁신에 대해 질문하면 뻔한 대답뿐이다. `창조적인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등의 모범답안만 이야기한다. 문제는 `창조적인 생각이 도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며 어떤 질문이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눈빛도 반짝일 수 있게 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자신에게 해당하는 불만 토로`다. 무엇이 가장 큰 불만인지, 어떻게 하면 해소될 수 있는지, 경쟁사에서는 어떤 혜택이 더 주어지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곧 봇물 터지듯 말은 쏟아진다. 변화는 필요없다던 게으른 시니어 매니저들에게조차도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은 신선하다.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해진다.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그 불만들이 채택되어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다면 사람들의 참여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젊고 열정으로 가득 찬 사람들에게 새롭게 변화된 회사를 만들기 위한 `회사 죽이기`란 엄청나게 매력적인 활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열정이 가득 한 사람들이 쏟아놓는 불만, 즉 `회사 죽이기`는 비전을 잃은 회사가 새롭게 재탄생하는 `윤회 기적`의 시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킬 더 컴퍼니` 저자이자 퓨처싱크 CEO 리사 바델 인터뷰
경쟁사 임원된 것처럼 기업 죽이는 전략 짜내라면 아이디어 마구 쏟아내…
혁신은 바로 그곳서 나온다
-`회사 죽이기(Kill the Company)`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나는 트레이닝(경영교육)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사람이다.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모두 우리에게 트레이닝 의뢰를 할 때 항상 `우리에게 혁신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라고 말한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대기업이면 대기업일수록 임원들만을 위한 트레이닝을 하기도 하는데, 기업들은 큰돈을 우리에게 주면서 `우선 임원들에게 혁신을 가르쳐 달라`라고 주문한다. 트레이너들은 그들 나름대로 혁신 툴을 만들어서 임원들을 가르치러 간다. 문제는 그렇게 했을 때 정말 우스운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혁신에서 `ㅎ`자만 발음해도 임원들은 비웃는 입술 모양을 하고는 뒷짐을 진 채 먼 산만 바라본다. 임원들이 원해서 시작한 트레이닝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회사에 불만이 무엇인가`를 묻는 순간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조금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 서로 불만을 토로하기에 바쁘다. 이를 `킬 더 컴퍼니`라 칭하자 그 반응은 더욱 타올랐다. 회사를 정말 죽이자는 의도가 아니다. 잘못된 점들은 부숴버리고 불필요한 상황들을 없애자는 의견인 것이다. 윤회 개념처럼 죽어야만 새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회사를 죽이고 나면 오히려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 무(無)에서 새로운 유(有)를 탄생시키는 것은 유에서 더욱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것 보다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회사 죽이기 트레이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어떤 기업에 초청을 받아 트레이닝을 시작할 때 나는 항상 `미래를 그려봅시다`로 시작한다. 우리 회사 이름이 미래생각(Future Think)인 것처럼 말이다. 현재 상태 회사로서 미래를 그려보고, 그 미래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묻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들은 회사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할 수 없이 진행하는 트레이닝이기 때문에 억지로 몇 마디 내뱉는 정도에 그친다. 그렇게 어정쩡한 침묵이 흐르고 있을 때 미래를 생각하기에 앞서 다른 것을 해보자고 말한다.

즉 `당신은 지금부터 현 기업의 강적인 경쟁사 임원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지금 이 기업을 망가뜨리기 위한 전략을 짜봅시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람들 눈빛은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내부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 기업을 망가뜨리기란 의외로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이디어로 가득 차고 흥분한 아이들처럼 신나서 떠들기 시작한다. 이것이 회사 죽이기 트레이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전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죽여야 할 사항들을 기업에서 받아들이고 죽이느냐는 각 기업에 달려 있다.

-트레이닝을 하면서 재미있는 사례가 있었는가.

▶작년 여름 맥그로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겠다. 출판업계 최강자 맥그로힐은 전략팀 150여 명을 모아놓고 트레이닝해 주기를 원했다. 트레이닝팀과 나는 회사 죽이기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다른 기업들처럼 전략팀 150여 명은 죽이고 싶은 또는 꼭 죽여야 하는 회사 내 나쁜 점들을 쏟아내기에 흥분했다. 여러 사람 의견을 조합하던 중 반복해서 나타나는 한 가지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바로 MOR(Monthly Operating Report)라고 불리는 월간운영보고서다. 150명 중 150명이 MOR를 죽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작성하는 데 드는 시간은 많고 실제로 누가 읽지도 않을뿐더러 항상 한쪽 머리끝에서 스트레스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최고경영자가 트레이닝 마지막에 `죽여야 할 사항들이 너무도 많지만 그중 여러분이 손꼽았던 MOR를 6개월간 정지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6개월 뒤 다시 필요하다고 느끼면 재시도를 해보겠지만 전혀 필요 없는 부분이라면 과감히 죽이겠어요`라고 발표했고 150명이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 단순히 한 가지 보고를 없애는 일이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지금 맥그로힐에는 MOR가 없다. 왜? 죽어 마땅한 절차였기 때문이다. 사람들 시간을 빼앗을 뿐 아니라 스트레스로 작용해 다른 효율성도 떨어뜨린다.

-당신도 CEO다. 자신은 회사 죽이기를 실천하고 있는가.

▶미래와 혁신은 우리 회사 모토다. 우리 회사는 연중행사로 회사 죽이기를 실행한다. 매년 퓨처싱크 미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죽여야 할 것들을 만들어 오진 않았는지 고민해본다. 그리고 죽여 마땅한 것이 발견되면 가차없이 죽인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죽여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내가 그동안 쌓아왔던 회사를 죽이는 재미는 남다르다. 과감히 가감없이 불필요한 부분들을 죽여나갈 때 나는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느낀다. 이것은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매년 우리 회사 죽이기를 할 때면 직원들은 나에게 우리 회사 절차 중 어떤 게 멍청한 것인지, 자신들이 경쟁자였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서 우리 회사를 죽일 것인지 이야기하기 바쁘다. 몇몇 직원은 희열을 느낀다고 할 정도니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서는 만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볼 때면 회사 죽이기가 얼마나 더 큰 영향력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은 마치 경영학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SWOT 분석을 하고 있다.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소들을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략 짜기를 한다. 경영학 원론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아닌데 이런 걸 하고 있노라면 바보같이 느껴진다고 답하는 직원들도 꽤 많다.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다.

-사실상 회사 죽이기 트레이닝을 한다 해도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맞는 이야기다. 회사 죽이기 트레이닝을 실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제대로 실천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혁신을 하겠다고 혁신을 주창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말고 회사를 죽이는 데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명령이나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역삼각형 모델이 아니라 중간에서 위아래로 퍼지는 미들아웃(middle-out)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때 기업 문화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중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너무 높은 직위도 아니고 말단직위도 아닌 중간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실 가장 강력한 인재들이다. 모든 기업의 문화와 분위기 조성은 이들 손에 달려 있다. 변화를 이끌어 낼 때도 C-레벨 임원들이 `바꿔!`라고 말했기 때문에 변화하는 것보다는 중간급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부담감도 적고 거부감도 적다. 실제로 와튼스쿨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중간맨들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22% 이상이지만 CEO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채 5%가 안 된다고 한다. 회사 죽이기 트레이닝을 끝으로 어떤 부분들을 죽여나가야 하는지, 모두 죽이고 새롭게 태어날 일만 남은 회사는 어떻게 태어나야 하는지 등 변화 움직임을 중간급 직원들에서 시작해 위로 아래로 옆으로 퍼지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너무 큰 변화만 주도하지 말고 작은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야 한다. 작은 변화의 물결을 만나다 보면 사람들은 큰 변화의 물결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회사 죽이기가 동양 문화권에서는 힘들어 보이는데.

▶퓨처싱크는 전 세계 20개국이 넘는 곳에서 활동한다. 싱가포르에도 센터를 갖고 있으며 쿠웨이트처럼 이슬람이 강한 문화권에 있는 기업들과도 일하고 있다. 물론 문화는 중요하다. 각국 문화는 분명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같은 문화권 안에서도 기업 문화에 따라 사람들 행동은 180도 다르다. 기업 문화든 국가 문화든 모든 기업은 결국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미팅을 주선하고 이메일에 답하고 쓸데없는 잡무 처리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정말 무엇인가 효율적이고 결과를 낼 만한 것들에 시간을 집중해서 쏟아부을 것인가` 등 수없이 많은 문제가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에 창조 코치 마크 맥기네스(Mark McGuinness)가 한 말이 있는데 바로 `전문적이라는 환상 아래 희생된 진짜 효율성`이다. 미팅 스케줄을 짜고 블랙베리로 이메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겉보기에는 프로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것은 고작 잡무일 뿐이다. 이것은 어느 문화권이건 상관없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자세도 간단하게 동일시하면 된다.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것을 없애는 데 더 이상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한국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한국에서는 정말 창조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 인식도 그렇고 기업 문화도 그렇고. 이젠 더 이상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옛날 동양 문화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금은 개개인들 힘이 세져야 하는 시기다. 누구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누구나 변화의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한국인 개인들이 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은 애플이 이제 어떤 새로운 물건을 내놓을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제 애플이 아닌 `내가 무엇을 만들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회사를 죽이고 다시 소생시키고 윤회하라. 거기서 영감을 얻고 항상 새로운 기업으로 남길 바란다.

■ `회사 죽이기` 시작해 볼까요 ?

회사 죽이기를 시작하면 사람들이 신바람을 낸다. 수십 수백 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불만이 어디 한두 가지겠는가. 그렇다고 조직 내의 모든 절차와 규율을 없앨 수는 없다. 이럴 때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작 전에 강조해야 할 사항은 `내가 하기 귀찮아서, 번거로워서` 없애는 규율이 아니라 `내가 경쟁자라면 이것을 공격하겠다`에 해당하는 규율을 없애야 한다는 것. `내가 경쟁자라면`이라는 전제는 짧지만 강력하다. 리사 바델은 이런 방식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 영향력 측정 순서

1.`포스트잇`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2.경쟁자가 회사에 위험요소로 사용할 수 있는 사항들을 적게 한다.

3. 화이트보드에 수평선을 하나 그려 넣고 한쪽 끝에 `영향력이 적은 위험요소` 그리고 다른 한 쪽 끝에 `영향력이 큰 위험요소`라고 적어 넣는다.

4.수평으로 드리워진 선 위에 자신이 판단하는 영향력의 정도에 따라 포스트잇을 갖다 붙인다. 그러면 한눈에 어떤 위험 요소들이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다.

◆ 변화 가능성 측정

1.포스트잇을 나눠준다.

2.회사에서 죽어야 할 규율들이나 없어져야 할 불만사항들을 적는다.

3. 화이트보드에 수평선을 그리고 한 쪽 끝에 `쉽게 변화 가능` 그리고 다른 한 쪽 끝에 `변화하기 어려움`이라고 적어 넣는다.

4. 사람들이 자신들의 불만사항이 과연 회사 입장에서 또는 조직 문화에서 빠른 변화가 실현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측정해 포스트잇을 붙여 넣는다. 어떤 변화들이 최소한의 시간 안에 가능한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이렇듯 두 가지 수평선을 채워 넣으면 벽면은 색색의 포스트잇으로 가득 하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만사항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다. 남의 의견도 덩달아 보면서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리사 바델은 두 가지 사지선다형 모델을 만든다.

◆ 내부 관찰용 사지선다형

X-축에는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적어 넣고 한쪽 끝에 `매우 낮음`, 다른 한쪽에 `매우 높음`을 써넣는다.

Y-축에는 `일어날 가능성`을 적어 넣고 한쪽 끝에는 `매우 낮음`, 다른 한쪽에 `매우 높음`을 써넣는다. 그리고 여러 불만사항들을 X-축과 Y-축을 두고 4가지 다른 면에 포스트잇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영향력과 변화 가능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눈을 준다.

◆ 외부 관찰용 사지선다형

X-축에는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적어 넣고 위와 같이 쓴다.

Y-축에는 `경쟁사가 시행할 가능성`을 적어 넣고 한쪽 끝에 `시행하기 쉽다`, 다른 한쪽에 `시행하기 어렵다`를 적어 넣는다. 위와 같은 여러 불만사항들을 포스트잇으로 표시하고 외부 경쟁사가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지를 예측해 본다.

중구난방식의 `무작정 죽이기`보다는 그래프와 포스트잇을 통해 한눈에 여러 의견들을 관찰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으로 퓨처싱크의 회사 죽이기는 마무리된다.

■ She is…

퓨처싱크 최고경영자이자 런던 다이렉트마케팅학회 임원, 여성의회 임원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카고 레오 부르넷(Leo Burnett)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미래지향적 아이디어를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노하우가 생긴 리사 바델은 직접 창업을 해 큰 성공을 거뒀다. 폭스뉴스, 비즈니스위크, 뉴욕타임스, 와이어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 다양한 국제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그녀는 `킬 더 컴퍼니(Kill The Company)`와 `석세스 심플리파이드(Success Simplified)` 저자다.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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