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변화의 두려움을 성공의 연료로 바꿔라…우즈는 우승 직후 스윙 확...

“변화의 두려움을 성공의 연료로 바꿔라…우즈는 우승 직후 스윙 확 뜯어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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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구루를 만나다 – (3) 토머스 들롱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

유능할수록 새로운 일 꺼려
허둥대고 나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지금 잘하는 일에 집착하는 것

한국기업 자부심 가질 만하지만…
CEO들 너무 바쁘고 걱정 달고 살아…스트레스로 틀린 판단 내릴 확률 높아

CEO의 ‘SOS’를 외면할 직원은 없다
도움 청한 손길에 관대한 게 사람 심리…변화의 방향·방법 ‘소통’하며 찾아야

토머스 들롱 교수는 “변화를 위해서는 백지 위에다 자신만의 아젠다를 적어보고 결론이 나면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특파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토머스 들롱 교수를 찾아간 건 변화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에서였다. 급속한 기술의 발달, 세계화의 진전….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기업인들과 직장인들에게 들려줄 변화에 관한 ‘정답’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최고 인기 강사인 그는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조직행동과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들롱 교수는 ‘정답’ 대신 “바로 그 두려움이 변화의 적이기도 하고 변화의 에너지이기도 하다”는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심리 상담’을 시작했다. 그는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우수인재일수록 변화를 꺼린다”고 말했다. “남들에게 약하고 무능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이 두려워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집착한다”는 것. 그는 “옳지 않은 일을 잘하는 것에서 벗어나 잘하지 못하더라도 옳은 일을 시작할 용기를 내야 두려움을 변화의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안전그물 없이 날기(Flying Without a Net)》라는 제목의 새 책을 출간한 들롱 교수를 보스턴 하버드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책 제목이 두려움을 자아낸다. 사람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놓칠까 두려워 변화를 꺼린다.

“현재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봐야 당신은 성장할 수 있다. 살아있다는 유일한 신호는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 타이틀, 돈을 지키려고 할수록 두려움은 커진다. 두려움이 커질수록 오히려 안전그물은 사라진다. 성장을 시도하는 사람에게만 그물을 가질 기회가 늘어난다. 안전그물은 가족의 지원일 수도 있고 상사의 신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내가 아는 돈 톰슨이라는 컨설턴트는 일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따고 컨설팅회사에 들어갔다. 매력적이고 똑똑한 그를 상사와 고객들은 좋아했다. 10년 동안 실수 없이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중요한 회의에서 제외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결국 2년 후배가 파트너로 승진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상사에게 따져물은 후에야 그는 뭐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실리콘밸리 고객들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맡지 않았다.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도 다른 사람에게 미뤘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열심히 하는 게 회사와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속마음에는 ‘내가 모르는 분야의 일을 시작했다가 혹시 무능하고 약한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타이거 우즈는 1997년 메이저 골프대회인 마스터스에서 12타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실로 엄청난 승리였다. 그런데 우승 직후 부치 하먼 코치는 ‘스윙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완전히 스윙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의 스윙으로는 간간이 우승을 할 수는 있어도 잭 니클라우스와 같은 위대한 골퍼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즈는 스윙을 바꾸는 과정에서 상당 기간 형편없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다(우즈는 지난 4일 열린 미국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PGA 통산 73승을 기록하며 대회를 주관한 잭 니클라우스의 우승수와 동률을 이뤘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그린 ‘성장 매트릭스(그림)’를 보라. 네 가지 선택이 있다. 성장하려면 당신은 무능하게 비쳐질 수도 있는 오른쪽 하단의 단계를 피할 수 없다. 처음에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옳은 일을 용기있게 시작해야 성장할 수 있다.”

▷나는 변화를 원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원치 않을 때가 있다. 나 혼자 전체를 변화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이건 어떤가. 당신이 일을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나? 조직을 개선하고 나아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돈 때문에 일을 하기 때문에 나 혼자선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다른 동료들도 당신과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 ”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추종자 전략으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제 스스로를 혁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이 혁신 없이 모방만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뭔가 옳은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삼성과 LG, 현대자동차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기업들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뜻인가.

“한국뿐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들에는 공통된 문제가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지도자들이 성공을 한 가지 잣대로만 평가하고 정의한다는 것이다. 레이스에서 이기는 것만이 성공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너무 바쁘다. 서로 비교하고, 다른 사람을 비난한다. 늘 걱정을 달고 산다. 사실 이 네 가지는 변화를 꺼리는 사람들이 보이는 특징이자 함정이다.”

▷그런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성과 향상이나 성공적인 변화에 도움이 되나.

“바쁘게 일해서 현재의 비즈니스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당신이 옳은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에 치여 최선의 선택을 내리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혁신을 위해선 속도를 줄이고 생각에 잠겨라. 깨끗한 종이를 꺼내 당신만의 아젠다를 적어 보라. 결론이 나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행동에 옮겨라. 그리고 다시 평가해보고 또 행동에 옮기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조직을 변화시키고 싶은 리더들에게 조언한다면.

“과거 CEO들을 상대로 한 워크숍에서 위의 타이거 우즈 사례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한 CEO가 손을 들고 말했다. ‘난 타이거 우즈 비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공평하다. 우즈가 망가지는 모습은 하먼 코치 한 명에게만 보이면 되지만 나의 무능한 모습은 4500명 직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더라. 나는 종종 CEO들에게 ‘마지막으로 남들에게 도움을 청한 적이 언제냐’고 묻는다. 대부분 오랫동안 도움을 청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약하고 자신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면 나는 다시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도움을 청할 때 어떤 느낌이 들었느냐’고 묻는다. 도움을 청한 사람을 비판하거나 평가하는 마음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먼저 드는 게 사람의 심리다. 변화는 어렵다. 고통과 상처를 수반한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조직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소통)은 지나쳐도 괜찮다.”

◆ 모건스탠리 출신 ‘리더십 대가’ 들롱 교수 “월가에 철학 있는 리더가 없다”

토머스 들롱 교수는 세계 1위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스쿨(HBS)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강사로 통한다. 경영학석사(MBA) 및 최고경영자(CEO) 과정 학생들을 상대로 리더십과 조직행동론, 인적자원 관리, 커리어 관리 등을 강의하고 있다. 경영학 지식뿐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그의 강의는 언제나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 그는 미국 2위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에서 인적 자원과 조직 변화 등을 관리하는 최고개발책임자(chief development officer)를 지냈다. 들롱 교수는 “모건스탠리의 존 맥 전 회장으로부터 사람마다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들롱 교수는 그러나 지금의 월스트리트에는 그런 철학을 가진 리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투자은행 직원들은 뉴욕에만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위대한 리더가 되려면 한국, 싱가포르 등 세계로 나가 글로벌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인 들롱 교수는 브리검영대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안전그물 없이 날기: 변화의 두려움을 성공의 연료로 전환시켜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보스턴=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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